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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외국男, 한국 여성에게 다가가서는…

권승준 기자 virtu@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6-12 17:49

지난 1일 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출신 제프 번디(Bundy·24)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유흥가 한복판에서 맥주병을 들고 만취한 모습으로 비틀거리고 있었다. 일행인 미국인 2명의 상태도 비슷했다. 번디는 "미국에서는 이렇게 길거리에서 병을 들고 술 마시면 곧바로 체포되는데 한국은 다들 길거리에서 마시니까 자유가 느껴져서 좋다"며 "한국에 와서 친구들끼리 술 마시는 일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본지가 26개국에서 온 외국인 10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58명이 한국에서 술 마시는 횟수가 늘었다고 답했다.

(사진 왼쪽)갈지자 걸음… 1일 오전 3시쯤, 한 외국인이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을 걷고 있다. (사진 오른쪽)고향서도 이랬을까… 지난 1일 새벽 서울 마포구 홍대 앞 유흥가에서 만취한 외국인이 길바닥에 쓰러져 자고 있다. 그는 주변의 소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곯아떨어져 있었다. /김지호 객원기자 yaho@chosun.com

 

 

본지 취재팀은 주말을 앞둔 지난달 25일과 지난 1일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 밤거리에서 이처럼 한국 술 문화에 흠뻑 젖은 외국인들의 모습을 둘러봤다.

◇"'한국 위스키' 소주 한 병 1달러"

26일 새벽 1시쯤 이태원의 한 편의점 앞 테이블에서 소주와 맥주를 놓고 술을 마시던 아일랜드인 샘 켈리(Kelly·27)는 "한국 친구가 '한국의 위스키'라는 소주를 사주면서 한 병 가격이 1달러 정도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술값이 싸서) 아일랜드 친구들을 한국에 데려오면 모두 알코올 중독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왼쪽)도로 난입… 2일 오전 4시쯤, 서울 이태원에서 술 취한 외국인들이 빈 택시가 없자 지나는 택시 앞을 막아섰다. (사진 오른쪽)엘리베이터에서 곯아떨어져… 엘리베이터도 한국에선 술꾼들의 좋은 잠자리다. 한 남성이 주변 시선을 개의치 않는 듯 엘리베이터 안에서 잠을 자고 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블랙아웃코리아 캡처
 
한국보다 술에 대한 규제가 엄격한 미국·캐나다·영국 등에서 온 외국인들도 "한국은 술의 천국"이라고 입을 모았다. 영국인 존 케이시(Casey·30)는 "영국에서는 밤 10시만 넘어가도 정말 술 구하기 어렵다"며 "한국에서는 동네 편의점에서도 24시간 술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인 브래드(40)씨는 "밤늦게 집에 가다가 술집 불빛이 환한 걸 보면 '한잔하고 들어가야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고 말했다.

◇언제나 술 구할 수 있는 한국에서 주폭되는 외국인들

이렇게 싼값으로 언제든지 술을 구할 수 있는 한국의 음주 환경은 외국인들까지 손쉽게 주폭으로 만든다. 본지가 이태원을 찾은 이틀간 이태원 곳곳에서는 외국인들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거나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 행패를 부리고 이성에게 접근해 성추행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


 

26일 새벽 1시쯤 지하철 4호선 이태원역 앞 4차선 도로에 갑자기 미국인 남성 4명이 뛰어들었다. 이들은 술에 취해 혀가 꼬부라진 소리로 연방 "FXXX you" 등의 욕을 내뱉었다. 이들을 보고 급정거한 택시가 경적을 울리자 이들은 "미안함니다. Sorry!"라고 외치며 택시 보닛을 마구 두들겼다. 비슷한 시각 술에 취한 외국인 2명은 지구대에서 500m가량 떨어진 인근 길거리에서 방방 뛰면서 소란을 피웠다. 이들은 거리에 앉아서 노래하면서 구걸하는 김모(40)씨에게 다가가더니 갑자기 기타를 빼앗았다. 이들은 "돌려달라"는 김씨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춤을 추면서 소리를 질렀다.

◇한국 사람처럼 새벽 4시까지 술 마시는 외국인들

취재팀이 이틀간 이태원 길거리에서 목격한 술 취한 외국인들은 모두 70여명. 그 중 인사불성이 돼서 길거리에 쓰러져 있거나 몸을 가누지 못하는 사람만 20여명이었다. 이날 밤 길거리에서 보이는 술에 취한 외국인들은 머리카락·피부색이나 쓰는 말만 제외하면 한국인과 전혀 다를 바 없었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술을 구할 수 있고, 정신을 잃도록 술을 마시는 한국인의 술 문화에 어느새 젖어든 모습이었다.

26일 새벽 4시까지 편의점 앞에서 계속 술을 마시던 아일랜드인 샘은 기자에게 혀 꼬부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한국은 내가 본 세상 어떤 나라보다도 술을 많이 마시는 것 같다. 아일랜드도 술을 많이 마시지만, 한국보단 덜하다. 다음 주에도 이렇게 마실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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