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면 다리가 떨려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1-29 00:00

차세대 유망주-임민지 ‘키와니스(Kiwanis)’주최 뮤직페스티벌 1위 입상

◇‘사이언스’과목을 가장 좋아하고, 체육이 가장 싫다는 임민지양. 이곳에서 태어났지만 완벽하게 한국말을 구사하는 민지는 동화책과 만화책을 읽으며 한국어를 배웠다고. 바이올린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지만 너무 힘들어 가끔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지만, 꼭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다며 웃는 모습이 귀엽고 천진난만하다.

■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한 힘있는 연주

“흠잡을 데 없는 기교와 아름다운 음조, 그리고 뛰어난 음악성으로 음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임민지.”
10년 후 전 세계의 관중들과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각국 음악 저널에서 이런 내용을 보게 되지 않을까.

임민지양의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키와니스(Kiwanis)’ 뮤직페스티벌 직후였다. 퍼시픽 아카데미(Pacific Acactemy) 5학년에 재학중인 어린 한국인 여학생이 전통있는 뮤직페스티벌에서 장학금과 함께 1등의 영예를 안았고, 출전한 대회마다 심사위원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든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양갈래 ‘삐삐’ 머리를 찰랑거리며 동글동글한 얼굴에 장난스러움이 가득 한 임민지는, 4살 때부터 바이올린과 친구가 돼 현재 세계적인 음악가로 성장한 장영주와 많이 닮았다.

“잘 하려는 것보다 그냥 좋은 사람과 연주하는 게 좋다. 그런 날은 단추가 확 터지는 거다.”라고 말하는 사라 장의 성숙함에서는 아직 거리감이 있고 어린 티가 나지만, 이 걸출한 꼬마 바이올리니스트 임민지에게서도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을 장난감처럼 좋아하며 살고 있는 것이 그렇다.

■ 4년 만에 ‘RCM’ 레벨 9단계 통과

장래희망이 의사였던 임민지양이 바이올린을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1학년이던 7살 무렵. 세계적인 첼리스트 장한나처럼 처음엔 첼로를 하려고 생각했다. 바이올린으로 바뀐 건 교회에서 바이올린 찬송가 연주를 듣고 난 다음 그 소리에 반한 어머니 임소라씨가 딸에게 첼로대신 바이올린을 쥐어준 것.

다행히 바이올린에 재능이 있던 민지는 숨겨진 재능과 노력으로 바이올린을 시작한 지 불과 4년 만인 지난 1월 ‘RCM(Royal Conservatory of Music)’ 레벨 9단계를 통과했다.

RCM은 실기 중심으로 가르치는 토론토에 있는 북미지역의 대표적인 음악학교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Glenn Gould)와 오페라 가수 테레시 스트라타스(Teresea Stratas) 등 유명한 음악가들을 많이 배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세계적으로도 실력을 공인받고 있는 이 학교의 레벨테스트에서 9단계를 통과하기란, 전공을 하는 학생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알려져 있다. 특히 만11세의 어린이가 이 단계를 취득한 예는 학교에서도 그리 많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 학교에서도 스타로 대접

지난 해 학교 내 뮤지컬 공연에서 ‘지붕위의 바이올린’ 주인공이었던 민지는 학교 재단 행사에도 빠짐없이 초청되는 스타다.

‘델타 심포니오케스트라’ 최연소 단원으로 3석 연주자로 또 어떤 대회와 무대에서도 침착하고 힘있는 연주로 어른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그러나 입술을 오므려 음료수에 꽂힌 스트로를 소리내며 마시는 모습은 영낙 없는 10살 소녀다. 그러다가는 또 “무대에 올라가면 막 떨린다”며 “연습할 때보다 무대에서 연주하면 기분이 좋아서 어른들이 좋은 점수를 주는 것 같다”는 제법 어른스러운 평가를 내린다. 

■ 민지의 모든 것은‘바이올린’으로 통한다

 “수업을 하다가 무심코 누군가 소질 있다는 칭찬이 나오면, ‘선생님! 제가 걔보다 이런 건 더 낫지 않아요?’ 하면서 어떻게든 자기 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을 해요. 지금처럼 저 마음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타고난 소질과 그 열정으로 반드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될 거라는 확신이 들어요.”

임민지양을 가르치고 있는 ‘소피아 앙상블’ 황숙원씨는 민지양은 “어떤 학생이 자기보다 잘하는 연주가 있으면 눈에서 불꽃이 일어난다”며, 어린 아이의 열정이 어른에 못지 않아 두려울 정도라고 했다. 이런 음악적인 욕심이 불과 11살의 어린 나이에 밴쿠버 델타 심포니오케스트라에서 최연소 단원으로 3석의 연주자가 될 수 있었던 실력을 키웠고, 미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은 꿈을 향해 조금씩 다가설 수 있게 만드는 힘이다.

“민지에게 ‘바이올린 좀 쉬어야겠다’ 한마디면 만사형통이에요. 수학 점수가 나쁘면 수학을 공부하라는 말보다 ‘너 바이올린 연습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더니 점수가 내려갔네. 바이올린 잠시 좀 쉬어야겠다’ 한마디면 끝나죠.”

바이올리니스트 차세대 ‘사라 장’을 꿈꾸는 꼬마 민지에게 있어서 바이올린은 현재 삶의 전부다.

■ 조숙한 연주… 차세대 주자

바이올린을 시작한 지 올해 4년, 수상경력 키와니스 뮤직페스티벌에서 1등 한것을 비롯해 총 4회. 이제 시작이다. 그러나 문을 닫고 민지양의 연주를 들으면 성인으로 착각할 만큼 힘있고, 나이에 비해 상당히 조숙한 연주를 들려준다. 대회마다 심사위원들은 ‘도대체 저 어린 연주자의 내면에 어떤 음악가의 혼이 들어 앉아 있는 걸까’라고 반문하며, 율리아 피셔, 사라 장, 벤게로프, 미도리 다음 차세대를 이끌 바이올린 연주자로 거론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학생수 줄었어도 전체 학급수는 늘어나
BC주 학교의 학급당 평균 학생수가 2년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학급당 학생수(Class size)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BC주 전역 95% 이상 학급의 정원이 30명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BC주에서 학생수가 30명이 넘는 학급의 수는...
People in Edu / 셜리 유씨 加 최초로 소수민족 미디어 연구 발표
캐나다에서는 처음으로 진행된 소수민족 미디어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한인 미디어가 인구대비...
2급 살인죄 적용... 25년 가석방 신청 불허
BC고등법원은 피고인 픽튼에게 2급살인죄를 적용, 종신형...
이웃을 돕는 사람들(1) ‘희망의 집’ 김용운 목사
밴쿠버에서 두 번째로 가난한 동네인 마운트 플레젠트(Mount Pleasant) 지역에는 한인 목회자 김용운 목사가 운영하고 있는 ‘희망의 집’이 있다. 우리말 이름은 희망의 집이지만 주변 이웃들에게
인공 치아이식 시술은 지난 10년 간
이민자봉사단체 노스쇼어 복합문화회 한국인 정착서비스 담당 박진규 씨
81학번의 주부. 한국이었다면 오래 전부터 지속적으로 근무해 오던 직장이 아닌 신규취업이라면 전문직에서 조차 나이에 걸려 한직으로 밀려나는 조건이다. 나이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 밴쿠버에서는 또 영어가 문제. 결국 40대 주부의 재취업은 먼 이야기일 수 밖에...
‘추한 한국인’ 근절 캠페인(5)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 ‘추한 한국인(Ugly Korean)’은 큰 문젯거리다. 소수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한국과 한국인의 이미지에 피해를 주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밴쿠버 조선일보와 밴쿠버 총영사관은 추한 한국인 근절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기로 했다....
‘호두까기 인형’에서 ‘미녀와 야수’까지 풍성한 연말 공연 가이드
연말 시즌, 곳곳에서 벌어지는 공연 소식 앞에서 관객들의 마음은 분주하다. 취향 따라, 주머니 사정 따라, 그리고 누구와 같이 가느냐에 따라 골라볼 수 있는 공연들을 소개한다. 뮤지컬·연극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디즈니...
‘반기독교적 세계관’ 종교계 논란 속 개봉
니콜 키드먼이 ‘황금나침반(The Golden Compass)’ 출연 제안을 받은 것은 벌써 5년 전이었다.‘해리포터’시리즈와 함께 1990년대 후반 세계 어린이책 시장을 양분했던 필립 풀먼의 3부작 베스트셀러‘그의 어두운 물질’(His Dark Materials)을 영화로 만들테니,...
정책대안연구소, BC주 노동법 문제 사례 발표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법 위반 신고체계 개선 등...
2008년도 경제성장률 2.9% 예상
BC주의 내년도 경제가 높은 달러화 환율, 노동인력 부족, 미국의 경기침체 등으로 금년보다는 성장세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캐롤 테일러 BC주 재무장관은 10일 “BC주 경제는 내년에도 캐나다 전체 평균을 웃도는 건실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그러나...
여행상품 당첨 안내하며 발신자 부담 전화 유도
중국 전화사기 조직이 활동 무대를 캐나다로 넓히고 있다.통화료가 거의 들지 않는 인터넷 전화를 이용해 중국에서 한국으로 사기전화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로 사기를 시도한 사례가 있어 연방경찰(RCMP)이 주의를 촉구했다. 7일 사기범들은 영어로...
캐나다보건정보연구소(CIHI)가 캐나다 전국의 주요 종합병원과  지역보건국의 사망률 수치를 비교 분석한 보고서를 지난달 발표했다. 토론토 스타는 사설 ‘Disclosure is healthy’에서 국민들은 자신이 낸 세금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병원의 운영상태에 대해...
그랜빌 퍼블릭마켓 (Granville Island Public Market)
그랜빌 퍼블릭 마켓 (Granville Island Public Market)은 창고와 공장지대를 도시로 개조해 지금은 밴쿠버 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명소로 꼽히는 그랜빌 아일랜드에 있는 재래시장이다. 갓 잡은 싱싱한 생선, 냉동 생선, 야채 외 장난감 전문점(Kids Market)과 낚시 도구...
입국자 명단 표시 스크린 설치
밴쿠버 국제공항(YVR)의 입국 서비스 개선안에 따르면 입국하는 사람들의 입국 수속절차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온 승객들이 가장 빠르게 입국수속을 마치는 경우는, 보통 입국 심사대에서 입국 심사를 받고 캐나다 국경관리청(CBSA)이 관리하는 짐 찾는...
연말 맞아 단속 강화… 음주운전은 ‘살인미수’ 적발시 24시간 운전금지·차량견인…추가 90일 운전정지
연방경찰과 밴쿠버 시경은 12월 1일부터 음주운전 단속 캠페인을 강화했다. 오후 9시부터 메트로 밴쿠버 각 도로에는 연방경찰 경관 125명이 배치돼 ‘오퍼레이션 레드 노즈(Operation Red Nose)’란 명칭으로 대대적인 단속활동을 시작한다. ‘오페레이션 레드 노즈’는...
민간단체 운영하는 'Operation Red Nose'
‘오퍼레이션 레드 노즈’ 마스코트인 루디(Rudy)와 이번 캠페인을 후원하고 있는 CTV 앵커 타마라 타가트씨. 사진 BC범죄예방협회 제공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 캠페인인 ‘오퍼레이션 레드 노즈’와 달리, 취객에게 무료 대리운전을 제공해주고 기부금을...
신용조합·오유순·박지성씨 기부
북한 기아어린이를 돕고 있는 ‘퍼스트 스텝스’가 BC 기부자를 찾는다는 보도 이후 1주일 만에 3만달러...
‘호두까기 인형’에서 ‘미녀와 야수’까지 풍성한 연말 공연 가이드
연말 시즌, 곳곳에서 벌어지는 공연 소식 앞에서 관객들의 마음은 분주하다. 취향 따라, 주머니 사정 따라, 그리고 누구와 같이 가느냐에 따라 골라볼 수 있는 공연들을 소개한다. 뮤지컬·연극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디즈니...
버나비 RCMP
버나비 연방경찰(RCMP)은 경찰보조원(Auxiliary constable)으로 자원봉사활동을 할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4일 발표했다. 경찰보조원은 버나비 시내를 순찰하는 치안업무를 수행하거나 공공안전, 범죄예방과 관련된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서 활동하게 된다. 버나비...
 1401  1402  1403  1404  1405  1406  1407  1408  1409  1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