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 미술가 김수자 회고전, 내년 1월 26일까지 밴쿠버 아트갤러리서
'김수자'라는 이름 석자보다 '보따리 작가'로 더 유명한 설치 미술 작가. 그의 별명은 1990년대 초반에 시작한 '보따리(Bottari)' 연작 때문에 붙여졌다. '보따리' 연작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색채와 퍼포먼스는 관객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고, 그의 작품에 녹아들어 있는 삶의 애환은 세계적인 미술 작가로 그의 이름을 알리는데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1957년 대구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와 동 대학원, 그리고 1984년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수학한 그는 1990년 대부터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뉴욕, 파리, 베니스 등에서 활동하면서 입지를 다졌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국왕의 은혼식을 기념해 처음 창설된 이래 세계 최고 권위를 이어가고 있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관 단독 작가로 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설치 미술가 김수자 작가가 10일 오전 밴쿠버 아트 갤러리에서 미디어 초청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회고전을 소개하고 있다. 최성호 기자 >
그런 김수자 작가가 내년까지 ‘보따리 트럭’과 '바늘여인', '연꽃', '뭄바이' 등 대표작을 한자리에 모은 첫 회고전을 밴쿠버 아트 갤러리(Vancouver Art Gallery)에서 연다. 지난 10일 오전 기자와 만난 작가는 회고전을 밴쿠버에서 여는 이유에 대해 "1998년 다이애나 어게이티스(Augaitis) 밴쿠버 아트 갤러리 수석 큐레이터와 인연을 맺은 적이 있는데 그가 회고전을 밴쿠버에서 여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해왔고, 이에 이번 회고전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이번 회고전이 "지난 30년 동안 일상의 애환을 작품에 담아 보려고 많은 시도를 해왔다"며 "이번 회고전은 지난 작업들을 보따리에 싸는 것이 아닌 풀어 놓은 자리"라고 소개했다. 이번 회고전의 주제가 '언폴딩(Unfolding:펼침)'인 이유다. 본지는 밴쿠버 아트갤러리의 도움으로 김 작가의 주요 작품을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Encounter-looking into Sewing(1998~2002) 이불보들이 현란한 색의 조화가 이뤄지는 가운데 슬픔이 묻어나오는 작품. 사진: Lee Jong Soo
Bottari(2000) 한국의 이불보와 천으로 만든 보따리. 김수자 작가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자 연작의 시작이 되는 작품. 사진: Kimsooja Studio
A Niddle Woman(1999~2001) 수만 인파가 지나는 도쿄, 상하이, 뉴델리 등 도심에서 작가의 모습을 촬영한 비디오 작품으로 8개 채널에서 동시에 상영된다. 사진: Kimsooja Studio
Bottari Truck(1997) 보따리를 싣고 가는 트럭의 화물칸에 석고상처럼 움직임이 없는 작가의 뒷 모습을 11일 동안 촬영한 작품. 밴쿠버 미술관에 설치된 보따리 트럭은 김 작가가 캐나다 전시를 위해 새로 제작했다고. 사진: Vancouver Art Gallery
Mumbai: A Laundry Field(2007~2008) 4채널 비디오 설치 작품으로 인도 뭄바이의 빨래터, 새벽 거리 풍경, 슬럼가, 기차의 출퇴근 풍경등을 담아 동시에 보여준다. 사진은 전시관 내부 모습. 사진: The Vancouver Art Gallery
Sewing into walking -Kyungju (1994) 작가가 이불보를 걷어들이는 모습이 담긴 단 채널 비디오 작품. 사진: Kimsooja Studio
The Sun -Unfolded (2008) 태양을 보따리라고 생각해 형상화한 작품. 태양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은 연작이다. 사진: Kimsooja Studio
김수자 회고전 '언폴딩'
장소: 밴쿠버 아트 갤러리(Vancouver Art Gallery)
750 Hornby St., Vancouver
기간: 2013년 10월 10일~2014년 1월 26일
사전 예약권: 성인 10달러 / 학생 및 노인: 8달러 / 5~12세 어린이: 3달러
(2인 부모 2인 자녀 가족권: 25달러) * 현장 입장권 구매시 추가 요금 적용
문의: 604-662-4719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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