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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 밴쿠버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몇 가지 방법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6-07-14 16:59

사진작가 줄리아 리씨의 밀알 사진 프로젝트
“아름답다"고 했을 때, 화자가 느낀 아름다움 그대로를 지면에 옮길 수는 없다. 객관적 정의가 불가능하기에 신문 기사에서 “아름답다”는 함부로 올릴 말이 아니다. 그러나  “아름답다”라는 말로 기사를 시작하는 까닭은 사진작가 줄리아 리(이미현)씨가 밴쿠버에서 지금부터 하려는 일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작가는 올해 UBC밴쿠버 캠퍼스에서 열린 달리기 대회, 밀알런에 사진 자원봉사자로 나갔다가 지체장애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계속 나오는 눈물을 멈출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고 느꼈다. 이 작가에게 한인 장애인 지원단체인 밀알과 아이들은 생소한 단체나 대상도 아니었다. 지난해부터 자원봉사 대상으로 익숙했지만, 아이들이 달리는 모습과 난타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며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과 함께 아름다움을 봤다고.

“정상과 다른 아이들을 봤기 때문에 눈물이 난 건 결코 아니고요. 그렇게 활동하는 아이들이 너무너무 행복해 보이고, 그걸 촬영 중인 저도 너무 행복한 거예요"

감상에 머물지 않고 밴쿠버밀알선교단의 단장, 이상현 목사에게 제안했다.

“다음 달 한국가서 초대전이 있는 데, 가끔씩 전에도 제 작품이 하나둘씩 판매가 조금은 됐거든요. 이번에도 판매될지 모르지만, 저를 위해 쓰고 싶지 않고 아이들에게 쓰고 싶다고 했어요"

이 작가의 계획은 지체나 정신적으로 부자유스러운 아이들에게 비교적 다루기 쉬운 카메라를 자비로 사주고, 일정 기간에 걸쳐 가르치고 함께 사진을 찍으러 나가서  아이들이 촬영한 사진을 추려 전시회를 하자는 것이다.

이런 계획은 이 작가의 한국행 성과가 없었다면 사장될, 일종의 호기였다. 이 작가는 5년 전부터 사진을 시작한 후, 2013년에 사진작가라는 자각을 하게 된 새내기다. 국외로 출사여행 나온 몇몇 한국 사진작가들을 안내하고 함께 사진을 담다가 그 인연에서 추천을 받은 작품이 코엑스에 걸리게 됐지만 이 작가 말대로 소위 “돈 되는 전시”는 해본 적이 없다. 한국에서 이 작가의 인지도는 무명이다.

막상 코엑스에 걸린 이 작가의 작품을 보고 평론가들은 “다른 그 무엇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그들이 찾아낸 아름다움은 이 작가의 작품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이들에게 사진기를 제공하기에 충분한 자금인 4000달러가 작품 판매로 마련됐다. 이제 약속을 지킬 차례다.

“제가 카메라를 마련하고 가르쳐 주는 일, 그리고 사진을 선별하고 전시회를 추진하는 것은 할 수 있겠지만요. 아이들 안전을 위해 동행해 줄 자원 봉사자가 필요해요. 오래 함께할 수 있고, 사진을 알면 좋지만, 필수는 아니고요"

이 작가는 자원봉사자 찾기에 막막함을 느끼던 중 인터뷰 문을 두들겼다고. 밀알에 소속된 ‘아이들’은 자폐 등의 장애가 있어 자원봉사자가 곁에서 도와줘야 한다. 예컨대 그렌빌아일랜드 등지로 사진촬영을 가면, 길을 잃지 않게 안내를 도와줄 사람도 있어야 한다. “자원봉사를 하실 분은 밀알 단장님께 연락 주시면 돼요"

한편 이 작가가 사진을 통해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보고 싶은 독자들은 이번 7월 18일부터 코반아트갤러리에서 열리는 그녀의 개인전에서 볼 수 있다. 취재 중에 작품 설명을 몇 차례 유도했지만, 그녀의 작품을 문자로 해설하기보다는 직접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주류의 흐름을 따라가기보다는 자기의 색과 빛과 꼴을 사진으로 표현하고자 한다고.
권민수 기자/ms@vanchosun.com
 
줄리아 리 사진전시회
Covan 02 Art Gallery (102-148 Alexander St. Vancouver) 7월 18일~31일· 리셉션 18일(월) 오후 5~8시

밀알 사진 자원봉사자
밴쿠버 밀알 선교단 (604)339-4417 이메일: vanmilal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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