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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을 느껴 본 나무일수록 뿌리가 깊다"-민병훈 사장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3-04-07 00:00

푸드포유(Food4U) 민병훈 사장

"갈증을 느껴 본 나무일수록 뿌리가 깊다"

독립이민 2년 만에 어엿한 식품제조업체 사장으로
美 FDA의 인증획득으로 제품 신뢰도 높여

밴쿠버 지역 두부제조업체 중 유일한 한인회사 'Food For You Products Ltd'의 민병훈 사장(사진. 43)은 한국 현대자동차에서 10여년간 생산관리와 전산기획 등을 담당하며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 출신이다.

불혹의 나이에 그가 보다 넓고 큰 세상을 경험하겠다며 전산전공으로 독립이민을 온 것은 지난 2001년 10월. 현지 답사를 겸해 밴쿠버를 방문하고 두부공장을 인수하기까지 두부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어도 그다지 큰 기술이 필요한 사업도 아니고 생활 필수품이니 해 볼만하다고 여겼다. 돌이켜 보면 무모한 면도 없지 않았지만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흥분되는 일이어서 어렵고 힘들겠다는 생각보다는 해야겠다는 열의만 가슴에 가득했다.

가족들이 캐나다에 도착하기 전에 안정된 모습을 갖추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면서 몇날몇일을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전수(?)받은 방법대로 두부제조공정에 들어갔지만 실제는 엄청나게 달랐다. 공정과정 하나하나마다 문제가 생겼으며 상품으로 내 놓을 수 있는 것보다 버리는 제품이 더 많았다. 해보지 않던 육체노동으로 목 디스크가 생길 정도로 몸은 고달팠고 하루에도 열 두번씩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이거 하러 여기까지 왔는가?'하는 자책으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그는 아내와 두 딸아이를 생각하며 제조공정과 시스템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다시 분석해 나갔다. 제조 특성상 두부는 손끝에 밴 솜씨와 간수의 질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접확인하면서 마침내 맛이 고소하고 깔끔한 두부의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자 그는 오전에는 두부를 제조하고 오후에는 직접 배달하며 판로개척의 강행군에 나섰다. 이미 고유 명사화된 '초당두부'의 이미지를 고객 인지도와 바로 연결시키기 위해 브랜드 명은 그대로 살리면서 회사이름을 '푸드포유'로 바꾸었다. 로고의 디자인은 그가 직접 만들어 무공해 신선식품만을 만드는 깨끗한 기업이미지를 강조했다. 유통기한이 정해진 식품사업에서 성공의 제 1요소는 품질이고 맛과 신선도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믿었다.

거래처 확보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마음을 열고 접근했다. 수맥을 찾아 뿌리를 뻗어가려는 나무처럼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드디어 제품과 자신을 믿고 돕겠다는 분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월 매출액이 일정수준을 넘어서자 비로소 길이 보였고 밴쿠버의 맑은 공기를 호흡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두부라는 식품을 만드는 제조업체이기 때문에 당국의 위생검사, 소방검사 등 각종 검사도 처음엔 아주 성가신 일이었다. 전문용어는 무슨 말인지 알아 듣기도 힘들었지만 배운다는 자세로 임했다. 그들이 지시하는 대로 모든 것을 원리 원칙대로 진행해 나갔다. 차츰 담당 공무원들도 감시자나 방해자가 아니라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조언자 역할로 바뀌었다.

현재 두부 뿐만 아니라 김과 호도과자도 제조판매하고 있는 'Food For You Products Ltd'의 민사장은 현재 매출규모는 출범당시 보다 7배 이상 늘었지만 중국 커뮤니티와 미국시장 진출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인증을 받아 생산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높였고 유전자 조작과는 무관한 100% 캐나다 국내산 콩으로 두부를 만들어 식품인증까지 받은 만큼 미국시장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또 하나의 큰 시장인 중국계 커뮤니티의 경우 시장 공략이 만만치 않다는 점은 넘어야 할 산인데 중국계 직원 고용을 통해 마케팅을 적극 강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민사장은 회사 직원들 사이에서 '잡상인'으로 통한다. 그가 자동차 정비에서 컴퓨터까지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해결하는 만물박사이자 척척박사이기 때문이다. "물난리, 불난리, 전기난리 등 소동이라는 소동은 다 겪어 봤다"는 그는 "두부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사포닌 (saponin) 성분이 피부미용에 좋아 전직원의 피부가 애기피부처럼 곱다"며 웃었다. 취재수첩을 접을 무렵 기자에게 던진 한마디 "직원들을 위한 복지혜택 및 급여향상, 수익의 사회환원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말에는 준비된 사업가의 자신감이 한껏 묻어 났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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