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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네살의 도전, “노력하니 신기하게 되던데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9-12-18 00:00

세이브 온 푸즈, 베이커리서 근무하는 김기혜씨

가족과 함께 4년 6개월 전에 밴쿠버에 이민 온 김기혜씨는 전문 제빵사는 아니었다. “아이들에게 빵을 구워줬던 정도”라고 했다. “영어도 잘하는 편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김씨는 노스 밴쿠버 세이브 온 푸즈(Save-on-Foods) 베이커리에 자신의 자리를 두고 있다.

지난해 쉰 네살 때 “교육원을다니며 영어 공부를 하다가 말하기와 듣기도 익힐 겸 베이커리에 관심이 있는 김에 집 근처 세이브 온 푸즈에 지원한 결과”다. 온라인 이력서를 쓰면서 영어단어의 사전상 정의와 실생활의 용도가 다름을 실감하기도 했지만, 인터뷰를 “잘 맞는 사람과 만난 덕분에” 통과하고 취업을 했다.


지난해는 학교 다니며 일주일에 스물두 시간, 올해는 서른 시간, 새벽 5시에 출근하거나 오후에 출근해 일을 하고 있다. 이제는 일이 손에 익어 단순히 자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지난 달에는 베이커리 직원 14명의 투표로 열심히 일한 직원을 뽑는 ‘베이커리 아이돌’에도 선발됐다.


인정받기까지 모든 것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이민 1세들의 발목을 잡는 영어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고, 그와 관련된 마음고생도 있었다. 한 직원은 집요하게 그녀를 못살게 굴기도 했다.


“차도 집도 좋은 곳에 산다며 한 직원의 질투를 샀어요. 그 사람은 손님을 가장해서 제가 영어를 못해서 고객응대를 못하고 도망갔다며 매니저에게 모함 투서를 했죠. 매니저가 불러서 면담할 때는 기분이 나빠서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그래도 다음에 일할 다른 한국인 인상 망쳐 놓을까 봐 당당히 말했지요. ‘나는 열심히 즐겁게 일하고 있지 도망간 적 없다’”


결국 허위투서를 하던 직원은 김씨를 모함하려고 케이크를 훔치다가 감시카메라에 그 장면이 잡히는 바람에 해고됐다. 투서로 모함한 것도 드러났다. 김씨는 자신의 경험이 “일반적인 사례는 아니고, 대부분 사람은 좋은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일 삼아 해본 적 없는 제빵도 익숙해지기까지 쉬운 것이 아니었다.
“밥이 주식인 저에게는 빵 만들기는 생각만큼 만만한 일은 아니었어요. 밀가루를 뿌려야 할 곳에 올리브유를 뿌리거나 칼집 내야 하는 것을 잊어버리기도 했지요. 오븐에 베이글을 너무 오래 뒀다가 버려야 했던 일도 있습니다”


회사는 김씨의 실수에 대해 관대했다. 다시 이렇게 구우라는 교육을 했지 꾸중을 하지 않았다. 덕분에 김씨는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캐나다 사회의 ‘관용’에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김씨가 관용만 바라고 편하게 일하겠다고 작정한 것은 아니다. 자기 몫을 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


“빵 이름이 너무 많아서 남은 것 버릴 때 조금씩 맛보면서 이름을 외우고 고객에게 설명할수 있게 연습했어요. 또 매장 내 업무관련 책을 틈틈이 보고 케이크에 이름쓰기도 혼자 연습해봤지요. 이름을 써서 주고는 유심히 고객들 얼굴을 살폈어요. 만족하면 금방 얼굴에 표가 나거든요. 모든 고객의 얼굴에 만족감이 들 때까지 계속 하겠다는 각오로 했어요. ”


회사의 관용과 한국인 특유의 성실성과 노력이 만나서 김씨는 이제 자신감이 붙었다.
“아직도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케이크에 대해서 좀 더 배우고 싶구요.
이제 쉰다섯 살, 김씨는 자신이 하는 일이 고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열심히 하는 이가 최선 다하는 이를 못 당하고, 최선 다하는 이는 즐기는 이를 못 당한다고 들었어요. 저는 영어도 배우고, 케이크도 배우며 즐기는 마음으로 일해요. 오전 5~6시에 음악을 들으면서 일할 때는 얼마나 즐거운데요”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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