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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부터 팔순 노인까지 한 목소리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3-12 16:08

“탈북자 강제 북송을 반대합니다”

12일 오전 11시, 밴쿠버의 날씨는 한겨울과 다름 없었다. 체감기온은 영하 가까이 떨어졌고, 강풍주의보까지 내려진 상태였다. 하지만 이런 궂은 날씨도 중국정부의 탈북자 북송을 반대하는 한인들의 열기는 막지 못했다.

당일 밴쿠버 웨스트브로드웨이 선상에 위치한 중국 총영사관 비자신청장소 앞에는 한인 약 300명이 몰려 ‘탈북자 인권 지킴이’를 자처했다. 시위 준비기간이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관심이다.

초등학생부터 팔순이 넘는 노인들까지 이날만큼은 ‘북송중지’ ‘세이브 마이 프랜드’(Save my friends) 등의 구호를 함께 외치며 한목소리를 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그 동안 한인 행사에 꼬박꼬박 눈도장을 찍던 캐나다 정치인의 모습을 이날 시위 현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정치인 중에서는 연아 마틴 상원의원이 유일한 참석자였다. 연아 마틴 상원의원은 탈북자의 인권이 유린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오유순 한인회장과 장성순 재향군인회 회장을 포함한 한인사회 단체장들은 “강제 송환된 탈북자들은 공개처형되거나 심한 고문에 시달린다”면서 “중국정부가 탈북자 북송을 중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시위 참석자들은 행인들에게 탈북자들의 현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전단지를 배포하며, 캐나다 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시위에 앞서 한인회는 스티븐 하퍼(Harper) 캐나다 총리, 반기문 UN 사무총장, 리우 페이(Fei) 주 밴쿠버 중국 총영사 앞으로 탈북자 문제를 인도적 차원에서 해결해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발송했다.

지역 언론도 한인들의 시위 행렬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Shaw TV, Omni TV, CKWN news 등이 이날 현장을 찾았으며, 기타 주력 매체들도 시위 후 한인회에 인터뷰를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시위가 평일 오전에 열린 까닭에 젊은층의 참여는 비교적 저조했다. 하지만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탈북자 강제 북송 문제는 이미 ‘뜨거운 감자’다. 애보츠포드에서 온 대학생 김보람씨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친구들과 탈북자 문제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면서 “다음 시위에는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와 함께 시위 현장을 찾은 류자연씨는 “중국정부가 탈북자가 어떤 고초를 겪을지 충분히 알면서도 송환을 강행하는 것은 지나치게 비인도적인 처사”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20대인 김기원씨는 “현장에서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생각에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인사회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시위를 전개할 계획이다. 단 한 차례의 시위만으로는 캐나다 사회가 이 문제를 제대로 인지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제 2차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시위는 다음주 월요일(19일) 오전 11시 같은 장소(중국 총영사관 비자신청장소 앞 1338 West Broadway)에서 열린다.

글=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 사진=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 중국 탈북자 북송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2일 밴쿠버 중국 총영사관 비자신청소 앞에서 탈북자 강제북송을 반대 시위가 열렸다.
 

▲ 오유순 밴쿠버 한인회장이 12일 중국 총영사관 비자신청소 앞에서 열린 중국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시위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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