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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C-대학, ‘사회적 존재가치에 대한 자기탐색’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5-01 00:00

처음 집에서 나와 짐 가방을 메고 기숙사에 들어가던 때가 며칠 전 같은데, 그게 벌써 4년 전이고, 지금은 대학의 마지막 수업을 앞두고 있다. 너무 훌쩍 가버린 그 시간이 아쉬운 한편, 수많은 해프닝들이 끊임없이 그려진다. 지난 4년의 대학생활을 우리는 어떻게 보냈을까. 다시 대학 신입생이 된다면, 어떤 아쉬움을 다시 채워볼까.

처음 대학을 들어서던 그때에 막연하게 ‘멋진 대학생활’ 이기를 꿈꾸고 ‘열심히 공부하기’를 다짐했다. 그러나 돌아보면 대학생활 동안 나는 예상치 못했던 장애물에 맞닥뜨리기도 했고, 상상치 못했던 변화의 길로 들어서 당황하기도 했다. 어쩌면 이런 ‘당황스러움’은 대학이라는 곳의 매력에 빠져보려는 나의 얄팍한 기대에 대한 실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친구들과 스터디룸에서 밤늦도록 과제를 하기도 했고, 금요일 저녁이면 맥주 한잔에 수다 보따리를 풀어놓는 ‘멋진’ 시간들도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도 잊을 수 없을 이야기임은 당연할 것이다. 그렇지만 돌아보니 내가 정말로 대학생활에서 얻은 것은, 내가 정말 기대해야 했던 것은, ‘나’에 대한 고찰과 나를 좀더 큰 사회와 연관지어 그 ‘사회 속의 나’로 볼 수 있는 눈이다.

박동규 서울대 명예교수는 어느 강연에서 “세상에서 무엇을 전공한다는 것은 사회적 존재가치에 대한 자기 탐색” 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대학에 와서 공부하는 것은 전공지식뿐 만 아니라 그 전공분야를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 공부를 도와 줄 수 있는 발판과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나에게는 대학생활이었다.

지식을 습득하고 더 깊이 있는 연구와 이해를 위한 다양한 길을 보여주신 여러 교수님들, 자기 계발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는 주위 친구들과 선후배들, 그리고 다른 분야 전문가들이 다같이 모여있는 대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우리는 자극을 받기도 하고 용기를 얻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간접경험을 쌓는 것은 앞으로의 삶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한다. 그렇기에, 대학을 다니는 동안 소극적인 자세로 도서관에서 공부만 하는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찾아 다녀야 한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효과적인 방법은 전문가나 학자들의 강연이나 세미나에 참석하고, 할 수 있다면 이야기를 나눠 보는 방법이다. 강연의 목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들은 쉽고 핵심적인 부분을 짚어 주기 때문에 별다른 사전지식 없이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전공분야가 아닌 여러 분야에 대해 조금씩 깊이 있게 알아갈 수 있고, 내가 알던 세상을 넓혀 갈 수 있다. 항상 생각은 하면서도 정작 강연에 참여하고 직접 그 효과를 느낀 것은 3학년 말이나 되어서였기에, 일찍부터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UBC를 다니는 동안, 여러 분야 전문가나 학자들을 초청하여 여는 강연에 참석한 적이 몇 번 있다. 분야는 달라도 마지막 결론에서는 항상 ‘배움’과 ‘나눔’ (learning and sharing)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배움으로써 이 시대 사회의 흐름, 문제, 구성을 이해하고, 또 그 과정을 통해 내가 나의 관심분야를 살려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앨 고어와 함께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던 캐네디언 Sheila Watt-Cloutier 는 지금 우리가 학생으로서 그런 사회문제에 기여하는 방법중의 가장 중요한 하나가 바로 ‘배움’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이를 자각하고, ‘나’를 그 사회의 일원으로 보는 일은, 미래를 살아갈 사람으로서의 책임인지도 모른다.

사회를 보는 눈을 키워가는 것과 함께, ‘나’에 대한 고찰은 빼놓을 수 없는 성숙의 과정이다. 이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 구성 속에 나는 어디에, 어떻게 들어 맞을 수 있을까. 내가 가지고 있는 신념이나 목표를, 나의 역량과 관심사를 통해 어떻게 표출할 수 있을까. 대학이라는 곳은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실행해보고 다듬어가는 발판을 만든다. 그래서, 정작 학교 밖의 더 큰 사회에 나가야 할 때, 내가 설 자리가 어디인지 모르고 갈팡질팡 하지 않도록, 조금은 확실하게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해보고 앞으로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물론 새로운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용기가 수그러들기도 하지만, 배움과 나눔, 그리고 실패까지도 학생이 가질 수 있는 특권임을 알고 계속해서 도전하자. 그것이 대학생활을 110%로 만끽하는 것임을 이제는 알겠다. 또, 졸업은 새로운 시작이므로 졸업생들 역시 다시 한번 도약을 꿈꾸어 보자.

김혜인 인턴기자 (UBC 4년) hyein2@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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