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감산 여파로 국제유가가 재차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경유 판매가격도 10주째 오름세다.

15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90.77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0.61달러(0.68%) 상승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날 종가 대비 0.23달러(0.25%) 오른 배럴당 93.93달러로 마감해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러시아는 30만 배럴 수출 감축을 연말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240만 배럴, 내년 220만 배럴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유 공급은 줄어드는데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격이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월가에서는 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돼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해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상품·파생상품 리서치 책임자인 프란시스코 블랜치는 보고서에서 “OPEC 플러스(+)가 연말까지 공급 감축을 유지할 경우, 내년 이전에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의 에너지전략 글로벌 책임자인 크리스티안 말렉도 “유가가 단기적으로 배럴당 80~100달러선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국내 주유소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은 10주째 오르고 있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9월 둘째 주(10~14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9.6원 오른 1759.6원을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이번 주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10.1원 오른 1841.9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고급휘발유의 경우 15일 기준 1997.74원으로 2000원 턱밑까지 올랐다. 경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14.7원 상승한 1655.3원이었다.

당분간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제유가 등락은 통상 2주가량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이번 주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국내 제품 가격 상승 폭도 가팔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