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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 362년 된 왕관 썼다··· 英국왕 공식 즉위

런던=안영 특파원 파리=정철환 특파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5-06 10:14

영국에 ‘찰스 3세 시대’가 공식 개막했다.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는 6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중심가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대관식을 치르고, 영국과 14개 영(英)연방 왕국의 군주로 등극했음을 공식 선포했다.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 부부는 이날 오후 1시경 대관식을 마치고 왕실 가족들과 함께 사원을 나섰다. 이어서 왕실의 큰 행사마다 사용됐던 황금 마차(Gold State Coach)를 타고, 대관식장까지 왔던 2.3km의 길을 다시 거슬러 가며 퍼레이드를 펼쳤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수만명의 런던 시민이 나와 궁으로 돌아가는 왕과 왕비를 반겼다.

1시 40분쯤 버킹엄궁으로 복귀한 찰스 3세 부처는 행사에 참여했던 왕실 근위대와 영국 육해공군 병사 4000여명을 사열했다. 이어서 오후 2시 30분경 버킹엄궁 발코니에 나와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궁 앞에 운집한 군중들에게 인사를 했다.

국왕 부처가 왕세자 가족 등 왕실 가족들과 나란히 발코니에 섰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왕과 왕비가 발코니 중간에 서고, 윌리엄 왕세자와 가족은 발코니 왼쪽에 따로 섰다. 또 왕실과 결별 후 자서전 발간 등으로 갈등을 빚은 해리 왕자는 불참했다. 당초 60대의 군용기가 동원될 예정이었던 영국 공군의 축하 비행 행사는 비로 인해 16대 수준으로 간단히 치러졌다.

이날 찰스 3세의 대관 의식은 오전 11시를 전후해 시작됐다. 10시 52분쯤 영국 국교회 최고위 성직자이자 대관식을 집전할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사원에 입장하자, 약 5분 뒤 찰스 3세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리에 착석해있던 2000여명의 국내외 귀빈은 일제히 일어나 찰스 3세를 맞이했다. 찰스 3세는 사원 한 가운데의 제단 바로 앞으로 이동했고, 영국 국교회를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를 비롯한 정치 지도자들이 그를 따랐다.

이윽고 본격적인 대관 의식이 시작됐다. 먼저 국왕의 아버지 필립 공을 기리는 그리스 정교회 성가가 연주됐다. 11시 12분 대관식의 첫 단계인 ‘인정(Recognition)’ 의식이 거행됐다. 찰스 3세는 700년간 이어져 온 ‘대관식 의자(The Coronation Chair)’ 옆에 섰다. 캔터베리 대주교는 그가 “의심할 여지 없는 왕(undoubted King)”임을 선포했고, 가터 기사단과 시슬 기사단, 영국군의 조지 십자 훈장 수여자 대표자 등이 그 뒤를 따랐다. 대관식 참석자들은 “신이여 왕을 보호하소서!”로 응답했다.

11시 15분 대관식의 두 번째 단계, ‘맹세(Oath)’ 의식이 시작됐다. 캔터베리 대주교가 먼저 “영국 교회는 모든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찰스 3세를 향해 “재위 기간 동안 법과 영국 국교회를 수호할 것임을 확인해 달라”고 말했다. 찰스 3세는 “그 약속을 행하고 지키겠다”고 서약했다. 그리고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긍휼과 자비의 하나님, 섬김을 받으려 하지 않고 섬기라고 아들을 보내신 하나님, 당신의 진리를 깨닫게 하소서.”라고 말했다.

이후 11시 45분쯤 대주교는 국왕의 머리·가슴·손에 성유(聖油)을 발랐다. 이는 ‘가장 신성한 순간’으로 여겨져 장막으로 가려졌다. BBC는 “영국 교회의 수장이기도 한 국왕의 지위를 강조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이윽고 정오 무렵, 캔터베리 대주교가 찰스 3세의 머리 위에 왕관을 얹었다. 이를 통해 찰스 3세가 국왕으로 공식 즉위했다. “신이시여, 왕을 지켜주소서(God save the King)”라는 말과 함께 수도원 종소리와 트럼펫 소리가 사원 내부에 울려퍼졌다. 동시에 영국 전역에서 예포(禮砲)가 발사됐다.

찰스 3세가 쓴 왕관은 1661년 만들어진 것으로, 루비·사파이어·토파즈 등으로 장식된 2.2kg의 황금 관이다. 찰스 3세는 제임스 2세, 윌리엄 3세 등 여섯 왕에 이어 이 왕관을 착용하는 일곱 번째 왕이 됐다. 찰스 3세에 이어 커밀라 왕비도 대관 의식을 치렀다. 1911년 메리 왕비가 대관식 때 썼던 왕관을 재사용했다.

왕관을 쓴 찰스 3세 부부가 사원을 나서며 대관식은 마무리됐다. 이번 대관식에서는 현대 영국 사회를 반영해 ‘다양성’과 ‘친환경’ 가치가 강조됐다. 영어와 함께 웨일스어, 스코틀랜드 게일어, 아일랜드어로 찬송가가 울려 퍼졌으며, 여성 사제가 처음으로 성경을 낭독했다. 흑인 여성 상원 의원, 카리브해 출신 여성 남작이 대관식에 등장하기도 했다. 또 왕비의 예복 일부와 장갑, 의자 등은 새로 제작하지 않고 역시 선대 왕비들의 것을 다시 썼다. 성유(聖油)는 동물친화적 재료로, 초청장은 재생용지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2시간 여의 대관식을 마친 찰스 3세 부부는 황금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향했다. 2.3㎞의 마무리 행렬에는 250마리의 말과 영연방 군인 4000명이 함께했다. 길목을 지키던 군중들은 영국 국기를 흔들며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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