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숙려 /(사)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새파랗게 젊은 엄마
민들레처럼 환히 웃고 서 있는 뒤로
편안한 아버지
꿈인 듯 그리운 얼굴 스쳤다지는
황금빛 노을 저무는 갯가
일흔다섯의 내가 거짓말처럼 젊었다
“우리오매 같이 나도 백발이 다 되구나”
한참을 생각다가 아쉬워 말했을 내 엄마
“에구 딸 머리도 희고 있구먼요”
이게 딸이라는 게 할 대답이었을까
당연한 게 어디 있을라구
자꾸 눈물이 난다
미안해요 엄니 정말 미안해요
철없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내 딸도 내 말에 이런 대답을 갖고 있을까
묻지 말아야지
얼마나 섭섭하셨을까 내 엄마
한 치 앞을 모르는 인간이기에
이기적인 인간이기에
시행착오를 물먹듯 하며 살구나
어찌 살다 가야 잘살았다 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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