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근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요즈음 많은 사람들은 카톡이나 유사한 콘텐츠를 거의 사용한다. 정말 편리하고 대단한 컨텐츠이다. 효율성이야 말로 표현하기도 어렵다. 너무나 많은 정보와 편리성으로 때론 식상하기도 하다. 물론 본인이 소식을 받을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고 상대가 모르게 수신 거부를 하거나 계정 폐쇄할 수도 있으니 거부해도 상대에게 미안해 할 필요도 없다.
이메일이나 SNS에 캐나다 국세청(CRA) 이라며 환급 해 준다는 등 스팸이 오고 또 국제 우편 발송 업체인 페덱스 등에서도 ‘고가의 우편물이 도착했으니 개인정보를 보내 달라는’ 식의 누구나 궁금해 할 내용을 문자로 보낸다. 클릭하는 순간 개인 휴대폰이나 컴퓨터의 정보가 해킹 당한다고 하니 모르는 곳에서 오는 메시지나 이메일은 절대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 휴대폰이나 컴퓨터는 참으로 정신 바짝 차리고 접근해야 할 문명의 이기이다.
사람이 한 세상 살다 보면 정신 줄을 놓지 않고 살아야 하는데 가끔 놓을 때가 온다. 늙어 기억력이 가물가물해지고, 판단력도 흐려질 때가 오리라. 어떤 이는 단 한번으로 어떤 이는 몇 번이나 겪다가 세상을 하직한다. 모든 사람이 다 겪어야 하는 일이다. 정신 줄 놓는, 아니 정신 줄 놓을 날이 세상 하직하는 날이다.
하직 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겪는 슬픔이 매우 클 것이다. 이승에서의 정신 줄 내려 놓고 세상 하직하는 사람이야 관여할 바 못 되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이 그 뒤처리를 해야 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그들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서는 생전에 본인이 사후 처리라는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을 준비해 두면 어떨까? 예컨대 본인이 미리 준비하여 가족이 당황하지 않게 하려면 미리 유언장도 만들어 두고, 저승 가서 살 집까지 마련해 놓는다면 마음의 평화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내와 상의 후 반 평도 되지 않은 다음 생生의 집, 즉 사후의 편안한 휴식을 위한 묘지를 마련하였다.
묘지 현장을 답사하며 많은 생각이 오고 갔다. 살아온 지난날의 회한, 아쉬움과 허망함 등 그렇다고 지금 이 세상 정신 줄 놓을 만큼 한시적 삶을 사는 것도 아닌데--- 삶 에서의 확실한 사실은 우리 모두 유한한 인생을 살며, 언젠가는 마지막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제각각 세상에 오던 날은 순서가 있지만 세상을 떠나는 날은 순서가 없다. 젊다고 늦게 가고, 늙었다고 빨리 가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라지만 신생아실에서 세상 빛도 보지 못하고 죽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백 세를 넘기면서 자식 손자까지 앞세우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 보면 장수가 행복 만은 아닐 성싶다. 그러니 오늘을 마지막 같이 행복하게 지내야 할 것이다.
오늘, 즉 현재의 영어 표현은 프레젠트(Present)이다. 이는 다른 뜻으로 선물(Gift)이지 않은가. 그리고 밀려오는 가짜 정보, 숱한 스팸 등에 정신 바짝 차리고 선물 같은 오늘이 후회가 없도록 기원하고, 기회가 되면 매사에 감사하고, 또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고, 봉사하는 삶이 되기를 기도해 본다. 늙어가니 이제 철이 드는 듯하다.
내세의 집에 급하게 이사 가지 않고 천천히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인생을 마음껏 즐기다 가면 좋겠다는 욕심도 부려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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