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모도의 베미라미 조각공원
벗어버린 조각들이 둘이 마주보거나
서로 꼬옥 끌어안고 있거나
함께 엎드려 있기도 하다
모래밭으로 내려선다
바닷가 바위 위 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작품명 버들선생’
멀리서 보면 버드나무처럼 보이는데
가까이 다가서 보니 구세 먹은 둥근 쇠기둥에
줄기가 모두 쇠사슬로 늘어져 있다
바람의 세기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도
소리도 다르게 들리니
신비롭기도 하고 괴기스럽기도 하다
바닷물이 꾸역꾸역 밀려와
버들선생 발목에서 찰랑거린다
태양이 서서히 바다로 내려 앉으니
버드나무는 타오르는 물속에서 흔들거린다
작가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바다는 모도를 섬으로 고립시킬 생각이 없었고
모도 또한 바다의 품에 안기고 싶지 않았다'
바다와 모도는 둘이면서 하나
우리는 모두 그렇게 살아왔다
어둠이 모도를 삼키기 시작하자
버드나무가 물속에서 시나브로 사라져가고
사람들은 바닷가에 노을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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