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깊은 허공 같아서
그윽한 풍경 모두 담는다
창창한 하늘 아래 가멸한 물상들
새
꽃
나비
촐랑대는 시냇물 되기도 하고
폭풍우에
찢겨 펄럭이는 깃발이기도 하다가
눈 쌓인 들판에
총총한
나그네 새의 발자국마다 괸 그리움도 보지만
온갖 사물들이
제 목소리와 모습들로
오고 또 가지만
한 점 티끌도 남을 수 없어
언제나 청정하고 고요하도다
오직
우주에 충만한 그대
그대의 모습
온전히 담고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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