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윤성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기쁨도 슬픔도 아예
아랑곳 드러내지 않을 자처럼
오직 제 자리를 군병처럼 지켜서서도
운명을 순명(殉命)으로 받드는
정의의 사도처럼
날마다 차오르는 욕망의 허기 달래며
오랜 묵도로 홀로 떨며
삼동을 지세는 수도자처럼
미움과 번뇌의 침상 뺑소니쳐 나온 자의
홀로 우뚝한 성채(城砦)처럼
이 가을엔 나도 저 철새들처럼
새로이 깃들 내 둥지 찾아
저 먼 구도자의 길 떠나야겠지
그리하여 이 가을엔
황량하고 쓸쓸한 생의 설한풍 몰아오기 전
저 별처럼 나도
영겁을 향한 어느 아스라한
별자리 한자리 기어코 차지할 열망으로
뜨거이 달아올라야겠지
그대가 나인 듯, 내가 그대인 듯
그대도 나도
우리 모두 함께 영겁을 비출
불멸의 별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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