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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겨울의 사이 저쯤

임현숙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7-12-01 10:18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시

가을이 그리는 수채화를 보노라면

고즈넉한 풍경 한 점이 애틋합니다

 

가을이 무르익은 어스름 녘
가로등 그윽이 눈을 뜨고
소슬한 바람 한 자락 갈잎 지는 곳
나처럼 외로운 벤치 하나

 

쓸쓸함이 황홀한 그 자리에 앉으면
풍경 저편에 사는 추억이 천리마처럼 달려옵니다

 

풀빛 유년과
가난이 조롱하던 학창시절
바람에 흔들리고 싶던 청춘
능금빛 사랑과 가을 잎새까지
처연한 슬픔마저도
풀잎처럼 꽃처럼 향기롭습니다


돌아갈 수 없는 날들과 재회하는
가을과 겨울의 사이 저쯤
가고 또 가고 싶은
세월의 간이역입니다.



한인 사회의 중요한 소식을 캐나다 서부 독자에게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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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증맞은 연 분홍빛 벚꽃망울이 거리 곳곳에서 봄 노래를 불러주던 올 초봄 난 밴쿠버 시온 선교합창단원이 되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 곳엔 칠십을 바라보는 따님과 함께 오시는 기억력과 체력이 정말 믿기지 않는 구십세 단원도 계셨고, 뒷태가 삼십 대라 해도 믿어질 만큼 어여쁘신 팔십 구세의 단원도 계신다. 나뭇가지 위에 돋아나던 연둣빛 새순이 어느덧 제법 녹음이 짙어 갈 무렵, 내게 합창단은 소풍의 꽃이라 말하는 보물찾기 놀이를...
섬별 줄리아헤븐 김
겨울꽃 2017.12.08 (금)
긴 겨울이 시작 되었습니다 시인은 서쪽 하늘을 범하는 검은 구름을 보고 만 있습니다 비가 그치고 잔 빛이 앞뜰을 무대처럼 밝히는 날 선홍빛 꽃을 심겠습니다 꿈 속에서 보던 그 꽃을 마당에 심겠습니다 겨울은 비를 내리고 어두움을 내리고 꽃도 숨길 것입니다 아무도 보지 못한 그 꽃을 시인의 마음 속에 심은 그 꽃을 겨울은 봄을 기다리는 방랑자가 되어 가슴에 안고 계절의 길목을 서성이다가 가끔 시인의 앞뜰을 다시 찾을 것입니다 그리고...
김석봉
새벽 기도 1 2017.12.07 (목)
서시 뽀오얀 버들개지 속눈썹 살포시 여는 은밀한 시간 차가운 이슬로 정갈히 몸 씻고 새롭게 태어나는 순결한 이 시간을 당신께 바칩니다.   기지개 켜는 나뭇잎 새들의 달콤한 새벽 꿈 다독이며 바위틈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맑은 샘물 노래 소리 이 우주의 내밀한 속삭임을 고이 길어 당신께 바칩니다.   셀 수 없는 하늘의 별과 바람, 강물의 달 그림자 무루 모두어 둥근 한 마음 빨갛게 향불 사르고 나의 전 존재를 들어 온전히 당신께 모두...
임완숙
12월을 기다리며 2017.12.01 (금)
11월로 접어드니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계속 내린다. 회색의 하늘과 떨어지는 빗소리, 바람소리에 마음을 내 맡기며 우울한 날들이 계속된다. 10월은 화려한 나무들의 성장으로 아름다웠고 잎들은 아픔을 핏빛으로 토해내고 모든 걸 내려놓았다. 빨간색 노란색 아름다운 단풍과 파란 하늘이 언제나 내 곁에 남아 있는 듯 바라만 봐도 행복했다. 빗줄기 속에 떨어지는 나뭇잎을 바라본다. 붉디붉은 단풍잎들이 내리는 비와 바람 속에서 춤추듯이 땅으로...
김베로니카
가을이 그리는 수채화를 보노라면고즈넉한 풍경 한 점이 애틋합니다   가을이 무르익은 어스름 녘가로등 그윽이 눈을 뜨고소슬한 바람 한 자락 갈잎 지는 곳나처럼 외로운 벤치 하나   쓸쓸함이 황홀한 그 자리에 앉으면풍경 저편에 사는 추억이 천리마처럼 달려옵니다   풀빛 유년과 가난이 조롱하던 학창시절 바람에 흔들리고 싶던 청춘 능금빛 사랑과 가을 잎새까지 처연한 슬픔마저도풀잎처럼 꽃처럼 향기롭습니다 돌아갈 수 없는...
임현숙
붕어빵 먹는 법 2017.11.30 (목)
붕어빵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화제가 있다. 어디부터 먹느냐 하는 것이다. 그야 당연히 머리부터지,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꼬리부터 먹는다는 사람도 있다. 누구는 숫제 뱃가죽부터 먹는다. 붕어빵 하나 먹는 법도 사람마다 다르다.   예전에 나는 꼬리부터 먹었다. 단 팥이 많은 머리 쪽부터 베어 물면 뜨거워서 입술을 델 것만 같았다. 맛있는 쪽을 먼저 먹고 나면 팥이 들지 않은 꼬리 쪽은 먹기 싫어질 것도 같았다....
최민자
로키산맥 대초원이 만나는 기슭의 고원은 버팔로가 살기 좋은 곳이었다. 원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사냥하기 좋은 조건임을 의미한다. 원주민들은 오랜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인 사냥법을 고안해 냈다. 바로 버팔로 떼를 낭떠러지로 몰아서 추락시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한 번에 수백 마리의 버팔로가 추락한 자리를 버팔로 점프라고 부른다. 북미 대평원 일대에 여러 곳의 버팔로 점프가 발견되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사냥터가 헤드...
권순욱
헤매는 바람 2017.11.24 (금)
가끔헤매었다, 너는해 뜰 무렵이나혹은 저녁노을이 까무러칠 때 간혹싸돌아다녔다개똥풀꽃 흐드러지게 피어있는봄철 들판에 때때로머뭇거렸다미친 듯 장대비 쏟아지고번개가 하늘을 찢어발기는 그런 대낮 한때너는, 어리버리 갈 곳 잊었다 지랄같은 갈바람 헐떡이며 달려와볼이 붉은 계집아이 사타구니같은 잎들을잡아채 삼십육계 할 때도, 너는마냥 헤매었다 그러고 보면헤매고 싸돌아다니는, 너는그림자 없는 바람성자(聖者)렷다....
김시극
마음 인사 2017.11.24 (금)
바람 쐴 겸 공원을 찾았다. 오랜 만에 산책하는 기분이 삽상하다. 공원은 도시의 폐와 같다.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휴식을 베풀고, 젊은이들에겐 낭만을 안겨 주기도 한다. 귓가를 스치며 불어오는 바람결과 만나고, 녹음 사이로 속삭이는 새들과도 만난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오솔길에서 백발노인과 마주친다. 한 쪽으로 물러서서 노인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노인이 미소를 머금고 합장한다. 뜻밖의 합장에 저절로 고개 숙이며 인사 드린다. 백 년...
정목일
무릎 꿇은 어머니 2017.11.17 (금)
지난 9월 5일 TV에 생중계 된 서울 강서구 장애인 특수 학교 설립에 관한 서울시 교육감과 강서구 주민 토론회가 열린 곳은 강서구의 어느 초등학교 강당이었습니다.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특수 학교 설립을 찬성하는 쪽과 설립을 반대하는 측의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험악한 상황이었습니다. 장애인 특수 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측의 패널은 10명이나 되었으나 찬성하는 측은 장애인들의 어머니 4명 뿐이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청중들도 장애인...
김원식
어느날 2017.11.17 (금)
어느날 문득 일상에 묻힌 내 안의 누군가가 시간을 더듬는다 누군가였던 우리는 어디쯤에 와 있는가 남은 몇장의 카드와 셀폰 그 속에 간직된 사랑하는 사람들의 그립고 안타깝던 마음들과 순간들       옛날의 엄마는 사진 속에서  웃고 계셨다. 세상에 사랑을 주고 가신 엄마 가장 아름답고 슬픈 이름 외로운 내게 와서 엄마라고 불러준 아이들 가족 이곳에 영원히 머물순 없을까…     치열했던 어제의 터널을 지나 내일의...
전상희
테라스 난간에 매달린 으아리 잎들이 곧 떨어질 듯 말라간다. 초가을까지도 가녀린 줄기에서 크고 화려한 꽃들이 지치지 않고 피고지고 하더니 시간을 이기지 못하고 스러진다. 잔디도 푸르름을 잃고 누렇게 바랬다. 나무들은 여름의 치장을 버리고 본래 색을 드러낸 채 편안히 쉴 준비에 들어간 모양새다. 가을 차림새는 아무리 꾸며도 요란하지 않고 정취가 있다. 용담과 아스타가 진한 색을 뽐내고 좀 작살나무의 보라색 열매가 흐드러져도 그윽하게...
김선희
요즘 한국 슈퍼에 가면 ‘라고 포도’라고 한국에서 먹던 캠벨 포도와 같아 보이는 품종의 포도를 판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밴쿠버에서 파는 검은 포도는 몇 알씩 잘려서 작은 초록색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다. 인건비도 비싼 나라에서 왜 일부러 포도송이를 잘게 잘라 담았나 하는 의문이 든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포도송이가 크지 않고 낱알처럼 흩어져 있는 포도는 상품 가치가 없다. 그래서 도매 시장으로 출하하지 않고 과수원에서 직접...
송무석
그리울 땐 2017.11.10 (금)
내버려 두자 그립다는 것밥 먹듯 하자아침 점심 저녁먹었다 하면 배고프고왔다 하면 가버린다잡초가 무작위로 피듯여인의 어깨에 말초신경 곤두서듯세상엔 도저히 못 말릴 것투성이 그깟 그리움그립도록 버려두자. 
김경래
우리나라 항구마다 배를 짓고 수리하는 조선소가 140여 개가 올망졸망 엎드려 있었다. 이들이 WTO 등 급변하는 기술 우위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80년대 말. 한국조선공업협동조합(이후 조선조합이라 한다) 전무이사인 나는 고민을 거듭하다가 ‘중소 조선이 함께 투자하고 함께 기술 개발할 수 있는 연구원 설립’이어야 말로 그 답이라고 확신하기에 이른다. 정부, 학계, 그리고 관련 단체 등에...
최낙경
알파벳 배우기 2017.11.08 (수)
내일은 금요일, 컨테이너 한 대가 들어온다. 태평양을 건너온 온갖 물건이 실려 있다.받아들이고 풀고, 제 자리에 놓기 위해서는 오늘 미리 창고를 정리해야 한다.사이다와 소금도 구분하고막 된장과 고추장도 여기서 저기에에이스, 카땅, 허니 버터도 이쪽에서 저쪽에   짐을 옮기고 또 옮겨 몸이 흠뻑 젖는다   하~하고 숨을 내쉰다   짐~에서   하~는    점    하나...
하태린
알파를 찾아 나선 외진 가을 숲길에 가랑비 먹을 갈아 파문을 일으킨다 겸손한 용재 오닐의 비올라는 흐느끼고   프레져 강을 메운 열기를 어쩔 거나 거센 너울을 차고 솟구쳐 오르는 힘 돋아난 비늘 한쪽이 파도소리 내고 있다   갈기를 마주하며 꿈을 말하는 거다 고된 여정 속에서 마주한 포식자들 물 수리 거친 발톱에 외눈이 된 오늘도   육신을 조여오는 어부의 작살피해 등뼈 굽어지도록 물길을 뛰어넘어 폭포 앞 지느러미를 곧추세운...
이상목
어둠이 내린 바다는 아늑하고 고요하다. 밀물에 출렁이던 통나무들의 부딪힘도 사라지고 사방은 번잡과 소요에서 벗어나 있다. 바쁘게 주변을 살피던 불루제이들은 벌써 자취를 감추었고 바람에 너울대는 노란 플라타너스 잎새들만 적막을 깨우고 있다. 오늘 밤, 은하수 길이 남서쪽으로 빗겨 흐르는 밤하늘은 별들의 들판이다. 외로움을 견디는 달님이 살포시 웃고 구름속에 박힌 별들은 보석처럼 빛난다. 하늘을 향한 나무들과 바닷속 고래들 모두...
조정
11월의 우리 2017.11.07 (화)
비어가는 11월햇살이 짧은 그림자를 거두면한 뼘 멀어진 나무와 나무 사이바람이 밀고 당긴다멀어진 만큼 따스함이 그리운 계절바람 든 무속처럼 한여름 정오의 사랑이 지고 있으므로 슬퍼하지는 말자꽃이 져야 씨앗이 영글 듯 우리 사랑도 가슴 깊은 곳에 단단히 여물었다한여름 광기의 사랑이 저물어감으로더욱 간절한 우리마음의 더운 손 부여잡고 가까이이마가 닿을 만큼 가까이심장과 심장이 교차하는 거기한 그루의 나무로 서자.
임현숙
담쟁이덩굴 2017.10.26 (목)
한국문협밴쿠버지부회원/시  허공을 움켜쥐며달빛을 더듬으며비바람 사나워도초승달 차가워도여윈 손 뻗고 또 뻗어언제까지 오르려나고운 임 가신 곳이저 높은 구름인가기약 없이 울며 간 곳저 푸른 하늘인가아득히 임은 멀어도언젠가는 오르리 
임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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