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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과 법과 돈 사이의 선택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4-07-04 16:11

케이스  1: 
호비 로비(Hobby Lobby)라는  체인점은 미국전역에서  옷감, 바구니, 비단 조화, 바느질 재료등 공예와   예술재료를 파는 연쇄점이다.  미국내에만  500여 상점이 있다.

오바마대통령이 의료보험을 통해  회사가  직원들에게  피임 및 낙태 비용을 의무적으로 지불하도록  행정명령을 시행했다.  그동안 직원들에게  피임등을 포함한  충분한 의료보험을 제공하던 호비 로비 회사가  '잠깐'하며 이 법에  의문을 제기했다.  피임은 수용하겠지만 강제낙태는 안된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었다.

이 법은 성관계 후 아침에 먹는  '모닝 애프터 필'인 플랜 B(Plan B)와 엘라(ella)는 물론 호르몬 피임약 IUD 까지 회사보험으로 제공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의료보험에서 제공하는 20가지의 피임시술중  16가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도덕적 반대가 없다는 호비 로비 회사 데이빗 그린회장은  그러나  모닝 애프터 필과 호르몬 피임제등  4가지  낙태약들은 회사에서 제공할 수가 없음을 천명했다.  그의 종교적 신념때문이었다.  그는  수정란이 형성되는 순간부터 생명의 시작이라는 믿음을 지키려고 했다.   수정란 형성후의  강제적 유산을 촉진하는 약물들을 회사보험으로 직원들에게 제공할 수 없다고  버틴 것이다.   또다른 크리스찬 기업인 '코네스토 우드 스페셜리스트'가  호비 로비에 동조하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이 시작됐다.

이번주 연방대법원은  5대4의  표결로  호비 로비의 손을 들어주었다.   임신의 개념이   호비 로비가  주장한  ‘수정란형성’의 단계인가,  아니면 정부가 주장한  '수정란 자궁착상'의  단계인가라는 논란을 떠나서,  이 네가지 약들이 명백히  낙태를  유발한다는 호비로비 회장의 주장을 인정했다.   개인의  종교, 신념의 자유를 정부가 제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지 한 것이다.

케이스 2:
낙태시술소 앞에서 시위를 벌일 때  정문에서  35 푸트의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법이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연방대법원은 지난주 낙태시술소 입구  35푸트 안에서는 '말하거나 서 있으면 안된다 (no-talking, no-standing)'는  매사추세스 법이 위헌이며  불필요한 법이라고 판정했다.  한편으로는 낙태시술소  출입을 봉쇄하고,  환자들을  괴롭히는 시위나 행위에 대해서 지역 시정부나 주정부가  체포와  제한을 가할 수가 있다고  해석했다.   낙태시술소 앞 공공장소에서의   시위를 금할 수 없다는  낙태반대론자들의  표현의 자유,  그리고  합법적인 낙태를  행사할 수 있는  여성의 권리를 모두 인정하며 조화시킨 판결이다.

존 로버트 연방대법관은  이 판결에서 낙태시술소로 걸어가는 여성들에 대해  “조용한 대화(quiet conversations)”를  가지려는 낙태반대론자들에 대해 시나 주정부가  팜플렛 배부,  도로접근 금지등의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규정했다.  이 소송은  낙태시술소 앞에서 낙태를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다가  체포된 77살의  할머니에 의해  제기된 소송이고 몇년만에  연방대법원에서  결말이 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법정 싸움후이다.  호비 로비의 승리 소식에 낙태찬성론자들은 벌써부터 호비로비 불매운동을  캠페인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직전  만여명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53%가 호비 로비에 반대했다.  “ 기업의 종교적 신념이  직원들의 복지보다 중요하다면 나는 그 기업을 지지할 수 없다”   모닝 애프터 필의 복용을 복지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반응이다.
“기업이 할 수 없는 것을 정부가 강요하는 것은 부당하다.  나는 피임을 지지하지만 호비 로비의 입장은 옳다.”  정부의 간섭보다는 개인의 자유를 우선하는 사람들의 반응이다.  “종교와 신념의 자유를 이유로 기업주들이 게이의  고용을 막을 수도 있는 해석을 열어 놓았다”  동성애 운동가들의  염려이다. 

치킨 샌드위치로 명성을 날리는 칙 필 에이(Chick-fil-A)는  매장당 연평균 매상이  340만 달러로서  맥도날드 햄버거 매장당 평균  230만 달러보다 높다.  2012년  동성결혼 반대를 천명하면서  게이단체들의  불매운동의 타겟이 되어왔다.  

게이들이 칙 필 에이 매장에 들어와서 저희들끼리 키스를 하며 시위를 했다.   2년후인  2014년  칙 필 에이의  댄 캐티 회장은 인터뷰에서 말했다.  “동성결혼 반대를 외쳤던 것은 기업인으로서 후회할 일이다.   기업은  소비자 가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하는데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칙 필 에이는 창업이념에 따라 여전히  일요일은 문을 닫는다.  법,  시위,  돈에 굴하지 않고 인간에게 유익이 되는 가치를  나홀로 지키는 개인이나 기업이 있다는 것은 큰 위안이다. 
LA 통신  2014년 7월5일  김인종  liveLA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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