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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서는 '독립운동'이 진행 중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4-04-10 17:51

한국에서는 흑백을 알기어려운 '공천','무공천'을 놓고 안철수의원이 또 '철수(후퇴)'했다며 엄숙한 얼굴들의  정치판 코미디가 진행중이다.  그분은 그냥 의사를 하시든지,  소프트웨어 기업을  더 발전시켜서 애국하시는 것이 나았을텐데,  옆에서 띄워주는 바람에 엉뚱한 곳으로 끌려나와 제 갈길을 잃은 사람같아 보기 민망하다.  그사람들은 항상 '국민',' 애국'을 입에 달고 다닌다. 애국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20년전 신문사 입사동기였던 친구가 새 책을 냈다.  기자 시절에도 별로 말없이 무얼 하나 시작하면 끈질기게 파고 들며 바닥까지 헤쳐냈던 그는 결국 굵직한 한국전쟁 비사를 하나 캐내면서  AP 통신에서 기자상을 수여받은 바 있다.  

스탠포드대학에서 연수 혜택도 제공됐다.   그의 새 책은  이곳은 물론 한국에서도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공군의 전직, 현직 참모총장들이 추천하며 공군교재로 삼을 정도이다.  백년전,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민한인들의 애국역사로 가득 찼다.  처음 알려지는 역사적 사료들로 넘쳐난다.

한민족 최초의 파일럿,  1903년 아버지를 따라 하와이로 이민을 온 이응호는 당시 동양인에게 입대가 금지됐던 미군공군에 우여곡절 끝에 입대해  1918년 미국에서 한인 최초의 미군파일럿이  된다.  파일럿 이응호를 필두로 등장하는 이들 이민한인 파일럿들은 후에 일본침략에 대항하는 임시정부의 공군을 맡으며 비행대를 창설하고 하늘의 독립투사들로 변신한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백년전에, 당시 미국땅의 혹독한 제한과 차별 속에서도, 이민 한인들이  일본에 빼앗긴 조국을 찾기 위해  헌신한 기록들이 이 책에 상세히 수록됐다.  이민한인들의  절절한 조국사랑은 그 역사가 백년이 넘는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요즘  벌어지는   LA한인들의  애국운동이 그래서 이해가 간다.  뿌리가 깊었던 것이다.

새로운 '독립운동'이라 불리워도 좋을 만하다.   LA 한인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위안부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고진감래  끝에  세웠고, 지금은 그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일본 세력'과  '혈투'를 벌이고 있다. '일본세력'은 소녀상을 철거하라며 시에 소송을 걸었고,  소녀상건립을 성사시킨  시의원들이  변호사 선임에 난감해 하자,  유명 미국법률회사가 무료변론을 자청하고 나섰다.

미국의회에서 '위안부결의안'  제정을 성공시킨 마이크 혼다 연방하원의원이  8선에 도전하면서 선거자금에  밀리고 있다.  한인사회가 어린 학생 쌈지돈 성금 $30달러까지 포함해 현재까지 26만달러를 거두어 주었다.  혼다의원은  모국 일본 아베정권에게 위안부(그는 '성노예'라고 표현한다) 이슈에 사과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고, 

일본 혈통으로서의 그런  모습은 한국인에게는  경이로울 정도이다.   약자의  인권에 대한 그의  집념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에서 그의 경쟁자인  인도계 미국인  로 칸나 변호사는 실리콘밸리의 야후, 페이스북, 그리고  일본계의  막강한 자금지원을 받으며  2백만달러가 넘게 모금을 했다.  이번 선거에서 혼다의원을 당선시키는 캠페인도 '평화의 소녀상' 지키기,  일본 아베정권의 망발을 잠재우는 '독립운동'의  연장이다.

이번주 LA코리아타운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바르게 알기 컨퍼런스'.  세계한민족여성 네트워크가 주최했다.  이곳에서 자란 한인 청소년 학생들도 많이 참여했다.  샌프란시스코, 애리조나, 멀리 유타에서까지  참석했다.   위안부 영상과 할머니들의 증언이  상영될 때 실내는 한숨과 비탄의 소리도 곳곳에서 나왔다. 

에드 로이스 연방하원의원(외교위원장, 공화)이  이들 젊은이들 테이블에 함께  앉아 강조한 말은, “일본군 위안부 이슈는 보편적 인권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일깨우는 열쇠이다.  우리는 역사의 진실을 지키고,   사실 그대로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다”.  한국의  '애국한다'는 정치가들도 못하는 말들을 미국의원이 대신해 주고 있다. 
그 말을 듣고 있는 초롱초롱한 눈매의 2세, 3세 한인 청소년들, 그들에게  백년간의  '독립운동'이 이어지는 현장이다.  

미국지도에서 한국의 '동해'는 그동안 '일본해(Sea of Japan)'로 적혀있었다.  버지니아주의 매콜리프 주지사는 지난주 주내의 모든 교과서에  '동해(East Sea)'를 함께 사용키로 하는 주법안에 서명했다.  일본 외교팀이 총력을 다해 저지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소란을 예상해서 법안 서명도 아무에게 알리지 않고 했다.  주지사는 한인단체들과는 만나서 별도의 서명회를 가지겠다고 연락해 왔다.  '동해병기법안'을 추진했던 미주한인의 목소리(Voka)가  독립운동에서  거둔 또하나의 승리였다.  

LA다운타운의 리틀토쿄 , 일본음식점을 가면 항상 퇴자를 맞는 한인이 있다.  그는 자신의 밴에  'Dok Do(독도)'라는 사인을  크게  프린트해서 남가주를 누빈다.   일본타운 주차장의 경비원은 그의 차가 들어오면 서둘러 뛰어나가  입장을 제지한다.  소란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는  이  밴을 타고  남가주를 누비며  '독도는 우리땅' 시위를 한다.  미주한인이 벌이고 있는 또 하나의 '독립전쟁'이다.   '철수', '안철수' 코미디를 하는 조국 한국은 이런 '독립운동'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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