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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3라운드 - 일본계 의원 구하기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4-01-20 14:46

서울에서 동료직원  박씨가 왔다.  그는 탐험가로 유명하다.  미국 로스엔젤레스는 처음 방문이다. 코리아타운에 방을 얻고 자취를 하면서  ‘방방곡곡’을 돌아다닌다. 

첫 모험지가 헐리우드.

헐리우드 스타의 길을 걷고 있자니 스파이더맨(영화 스파이더맨과 똑같은 분장을 했다)이 다가와 사진을 찍자고 했다. 같이 찍었다. 그러자 먼발치에 있던 아이언 맨이 거추장스러운 쇠갑옷을 철걱거리며 달려와 자기와도 사진을 찍자고 했다. 또 찍었다. 박씨는  ‘역시 미국사람들은 참 친절하고 헐리우드는 관광명소답다’고 감탄했다.  잠시후 트랜스포머가 걸어와 또 같이 찍었다.

박씨가 가려고 하자 스파이더맨이 그를 막으며 말했다.  “팁을 주어야지.”  박씨가 얼마를 주면 되냐고 묻자,  스파이더맨은 20달러짜리 지폐를 꺼내 보였다. 박씨는 20달러를 주었다.  이어서 아이언맨과, 트랜스포머도 손을 내밀때야 박씨는 ”아차, 내가 당했구나.” 고 후회했다.  이들에게 또 10달러씩 쥐어주면서 본전생각이 난 박씨는 이들 세 명을 다시 불렀다.  그리고 자신이 가져온 회사 홍보배너를  들게 하고,   헐리웃 스타의 거리에서 사진촬영을 하며 행진을 시켰다.  물론 더이상 팁은 주지않고.

다음날은 이곳 LA원주민(?)들도 잘 타지 않는 지하철을 타고 롱비치의 퀸메리호로 구경을 갔다. 어둑어둑해진 후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겪었다며 무용담처럼 전한  그의 공포괴담은 무섭지는 않고 한바탕의 폭소 코미디였다.  헐리웃에서의 바가지와 지하철 공포에 굴하지 않고 박씨는 그 다음날  한국에서부터 계획했던 행선지를 찾았다. 

버스를 타고 글렌데일로 향했다. 위안부 기림비,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곳.  승용차로 가면 코리아타운에서 20분이면 갈 수 있는데, 버스를 타고  1시간 반만에 도착했다.  민족의 비운을 상징하며 다소곳이 앉아있는 소녀상 앞에서 감회에 젖어있을 때  KBS, MBC, SBS TV등 한무리의 기자들이 몰려왔다.  한국 새누리당 김을동의원이 이곳을 방문한 것이다.  헌화를 마친 김을동의원은 박씨가 한국에서부터 이곳을 찾아왔다는 소개를 듣고 그의 손을 잡으며 감격해 했다. 사진기자,  TV 카메라들이 요란해게 박씨를 찍어댔다. LA북쪽, 글렌데일시의 평화의 소녀상은 뜻있는 한인관광객들의 방문코스가 됐다.

일본인들도 몰려온다. 일본 동경의 구의원들과, 각지방 시, 구의원 관계자들 13명도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한 글렌데일 시에 와서 시의원들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건립에 대한 항의표시를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시의회는 이들에 대한 면담을 거부했다.  이들 일본지방의원들은 220명에 이르는 일본 지방 정치인들의 연대서명 항의문을 전달하기 위해서 왔다.

미국 연방하원은 지난 2007년 통과된  ‘위안부 결의안’ 을 준수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2014년 세출법안을  지난 15일 통과시켰다.  위안부이슈가 미국의회의  공식법안에 포함돼 통과된 것은 처음이다.  ‘위안부결의안’의 준수를 촉구하는 이 법안은  ‘2007년 7월30일 하원의 위안부결의안 통과를 인지해 국무부장관이 일본정부로 하여금 이 결의안이 제기한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촉구한다’는 내용이다. 

이 법안에 따라  존 케리 국무장관은  ‘싫어도’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일본에 제안해 일본의 사과나 배상등 실질적인 결과를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이러닉 한것은 이 법안의 주도자가 일본계 마이크 혼다 연방하원의원이라는 점이다.  일본계 3세로서 민주당 캘리포니아 출신이다.  혼다의원은 이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극비리에 진행을 해 일본 외교진의 방해 로비를 막았다. 이 법안의 통과소식과 내용이 알려지자 와싱턴 DC주재 일본외교관들은 크게  당황했다.  혼다의원은 일본이 종군위안부 문제에 분명한 속죄행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최근에는 “아베수상이 신사(2차대전 전범들이 묻혀 있는 곳)에 참배했다는 것은 위안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라고 강하게 비난했었다.   혼다의원은 지난해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 결의안이 각주에서도 마련되도록 추진하고  있다며  아베정권의 말바꾸기에 분노한다”고 밝힌바 있다.

마이크 혼다 하원의원에 대한 일본계의 전방위공격과 낙선운동은 이미 시작됐고,  남가주 한인사회는 혼다의원 구하기에 나섰다.  다음주에는  한인타운에서 캠페인 모금 만찬이 개최되고 혼다의원도 이자리를 방문한다.  진실을 위해  한인들 편에 선 일본계 미국의원의 용기에 한인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번주부터는 남가주에서 ‘평화의 소녀상에 꽃 한송이를!’이라는 캠페인이 시작됐다.  벌써부터 소녀 옆에는 꽃 한송이가 아닌 화환, 화분들이 답지하면서  소녀는 모처럼 아름다운 꽃밭 속에서 행복한 모습이다.  헌화캠페인과 함께 남의 나라 일같은  ‘평화의 소녀상’이 설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한 글렌데일 시의원들에게  감사이메일을 보내자는 운동도 시작됐다. 

글렌데일 시의회 citycouncil@ci.glendale.ca.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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