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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새해의 풍속도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4-01-03 10:08

풍속도 1:  2014년 1월1일  해마다 새해 시작을 알리는 로즈퍼레이드가  로스엔젤레스 패사디나에서 펼쳐졌다.   새해 아침 식탁에  모여 앉아 모처럼의 가족사랑을 나눌 때쯤이면 TV에서는 항상 로즈퍼레이드의 아름다운  꽃차행진이 중계됐다. 

올해의 로즈퍼레이드는 동성결혼 꽃차의 행진으로  가족식탁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45살의 남성동성 커플이 동성결혼 합법화를  축하하는 꽃차를 타고 등장해 미국 전국의 안방에 모습을 드러냈다. 

로즈퍼레이드가 동성결혼 같은 민감한 이슈의 홍보장이 됐다며 로즈퍼레이드 시청 보이콧하자는  운동도 일어났다.  그러나 동성결혼 꽃차는 패사디나 콜로라도 길을 메운 게이 지지자들의 환호속에  거리를 누볐고 전국에 중계됐다.  2014년 미국이 갈 모습이다.


풍속도 2:  콜로라도주 덴버시의 한 담배가게 앞.  1월2일 아침부터 수백명의 사람들이 긴 줄로 늘어섰다. 마리화나를 사기 위해서다.  미국 최초로 콜로라도주가 오락용 마리화나 판매를 합법화 함으로써 마리화나 예찬자들이 ‘낄낄대며’ (사진모습에서) 모여들어 새벽부터 ‘떨’  흡입에 나섰다. 

미국내 20여개주가 의료용 마리화나는 허락하지만,  콜로라도주는 미국최초로 오락용 마리화나를 허용했다.  콜로라도주는 350여업소에 에 마리화나 소매 면허를 내주었다.  6,700만달러의 세금 수입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추가수입을 교육예산으로 돌린다고 한다.  콜로라도주의 마리화나 합법화는  이미 캘리포니아 등 전국에서 마리화나에 대한 청소년들의 태도를 바꾸었다.  로스엔젤레스 주택가  공원에 가면   청소년들이 모여 앉은 곳에 그 특이한 ‘대마초’ 냄새와  뽀얀 연기가 가득찬다.  무어라고 나무라는 주변 사람들도 없다.  밤에는 껌껌한 차 안에서  빨깐 마리화나 불이 깜박이고 차 옆을 지날 때면 대마  풀타는 냄새가 진동한다. 

워싱턴주도  올해 중반부터는 마리화나  판매를 합법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유권자의 56%가 마리화나 합법화에 찬성하고 있다.  반대는 39% 이다.  동성결혼처럼 마리화나도 결국 미국내 전지역에서 합법화 될 날이 멀지 않다.


풍속도 3:  로스엔젤레스시의 대형 한인 그로서리 마켓.  한인남녀노소들이 새해 반찬거리를 푸짐하게 샀는데  이 채소과일들을 담을  플라스틱백이 없다. 올해 첫날부터 매장규모  1만 스퀘어 피트 이상이나,  연매출 200만달러 이상의 마켓들에서는 일회용 포장용 비닐백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물건을 ‘생으로’ 카트에 담아  차로 옮기는 한인들도 있었고,  나름대로 장바구니나  빈 박스를 준비해온 한인들도 많았다.  마켓측은 재활용할 수 있는 백을 10센트씩에 판매하기도 한다.  환경보호 차원에서 플라스틱백의 사용을 금하자는 취지로 시행되는 법이다. 마켓에서 가져온 플라스틱 봉지를 부엌등의 쓰레기통으로 재활용하던  풍속은 이제 사라질 차례가 됐다.


풍속도 4:   미국에 처음 이민을 왔을 때, 아파트나 개인 주택을 가면 실내조명에 형광등이 없는 것이 신기했었다.  미국주택들의 대부분은 낮은 램프에 백열등을 끼워 따듯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로 실내조명을 꾸몄었다.  이 백열전구의 생산이 올해 1월1일부터 금지됐다.    2012년에는 100와트 백열등, 2013년에는 75와트 백열등 생산이 중단된데 이어 올해는 60와트,  40와트의 백열전구도  생산이 금지됐다. 

백열전구 대신에 전기소비량이 훨씬 적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할로겐, 납발광(LED), 그리고 형광등만이 생산 판매된다.  백열전구는 개당 가격이 싼 반면 수명이 짧고,  LED전구는 값은 비싸지만 수명이  길다.   연방정부만해도  백열등대신 LED전구 사용으로 연간 1300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단다.  그런데  백열등을 여전히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마켓이나 홈디포등에 남아있는 백열등을 사재기하고 있다. 아직도 소비자 10명 중 3명은 뽀얗고 따듯한 백열전등이 좋다고 한다.  이 백열전구의 조명도 사라지는 풍속도가 됐다.


풍속도 5: 
올해부터 캘리포니아주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9달러가 된다.  작년의 8달러에서 1달러, 12.5% 인상됐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50개주 중에서도 최저임금이 높은 수준이다. 와싱턴 주가 가장 높아 작년 시간당 9.19달러에서 올해 9.32달러로 올랐고, 오레곤주가 작년 8.95달러에서 올해 9.10 달러로 올랐다. 미국서부의 3개주가 나란히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주들이다. 

그러나 패스트후드등 막노동판에서의 이같은 최저임금수준은 여전히 열악하다. 시간당  9달러씩 받아봐야 한달에 받는 봉급은 1,584달러, 세금 떼면 월 1,250달러 정도이다.  대기업 CEO들의 연봉이 1억달러가 넘는 세태에,  최저임금 9달러는 여전히 싸구려 품삯이다.  이들 최저임금 노동층은 시간당 15달러 임금을 위해 올해도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밖에도 2014년 바뀌는 풍속도들은 많다.  18세미만 청소년들은 운전중에 아예 전화통화를 할 수가 없다.  블루 투스, 핸즈프리(hands free) 모두 사용이 불가능하다.  구글에서는 안경 컴퓨터라는 ‘구글글래스’가 출시돼 실용화된다.  성전환, 트렌스젠더 학생들은 남녀화장실 및 운동서클 선택권 을 가진다.  2월 러시아 소치에서의  동계올림픽,  6월 브라질  월드컵,  그리고  또다시LA 다저스  류현진을 보는  즐거움이 있는 한해이다.   
2014년 1월 4일 LA통신 김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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