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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3억달러가 생긴다면…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3-12-19 17:51

미국내  42개주가 공동실시하는 메가밀리온  로토게임의 잭팟이 이번주초에  6억 3천7백만달러까지 올랐다.  사상최고였다.  그런데 듣기싫은 끔직한  뉴스가 나왔다.  드디어 두명이 그 잭팟을 맞혔단다.  그 어마어마한 돈은 벼락맞을  재수가 있는 사람에게  돌아갔고, 필자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의 행복한  꿈은 또  깨진 것이다.   

정말로 억세게 운수가 좋다고 할 한사람은 캘리포니아의 세너제이에서 나왔고, 또 한사람은 조지아주에서 나왔다.  이 두사람이  잭팟 6억3천7백만달러를 나누면 각자  3억 얼마씩을 갖는다.  선택을 즐길 수 있는 옵션도 있어서 30년동안 나누어 받으면 총 3억2천4백만달러씩을 가지게 되고,  일시불로 받으면 세금을 제하고 1억7천3백만 달러씩 받는다.

조지아주에서 당첨한 사람은 딱 1장, 1달러어치 샀다...이 대목에 이르면 공연히 분통이 터진다.

어쨋든 2명 잭팟 당첨자와 수백만 탈락자들의 희비도 엇갈렸지만,  잭팟티깃을 판 두 업소의 희비도 엇갈렸다.  캘리포니아주 복권국은  당첨티깃을 판 업소에  당첨 잭팟의  0.5%를 지급한다. 그래서 샌호세에서 당첨티깃을 판  ‘제니퍼 기프트 숍’의  주인  터이 누엔(베트남계)은  백만달러의 상금을 이번 목요일 받았다. 가게 인수를 한지 4주만에 나름대로 잭팟을 터뜨려  보도진의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즐거워 했다. 

그러나 조지아주는 야박하게도  잭팟티깃을 판 업소에 상금을 한푼도 주지 않기 때문에 당첨티깃을 판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신문가게 주인은 빈손을 부비고 있다.  한인 이영수씨이다.  본인의 ‘뉴스스탠드’(신문잡화가게)에서 잭팟이 터져서 “너무 흥분되며 가게와 손님을 사랑한다”고 인터뷰는 했지만,  3억달러를 그냥 남에게 주어버리고  커미션도 없이  손털고 앉아서 뭐가 그리 기쁠게 있겠나.  속이나 터질 일이지.   

이번 메가로토는 당첨액이 커서  6개 번호아닌 5개 번호만 맞췄어도 2백62만달러를 받는다.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와  출라비스타의 두 리커스토어에서 각각 1장씩 팔렸다.  리커스토어 주인들 중에 한인도 있을 것이다.  억, 억, 만, 만 으로 이어지는 이 돈벼락을 맞고 이 사람들은 어떻게 지낼까?

2012년 6월 시카고 거주  46살 우즈 칸은 동네가게에서 티깃 한장을 사서 백만달러 잭팟을 맞췄다. 그는 일시불로 받기로 했다.   7월9일 주복권국에서  43만5천달러 수표를 받았지만   우즈 칸은 그 수표를 캐쉬아웃을 하지 못했다. 그는 다음날 사망했다.  두번의 부검결과  그의 몸에서 사이나이 독극물이 검출됐다.

2002년 12월 웨스트 버지니아의  건축회사 사장 55살 앤드류 휘트테이커는 3억 1천5백만달러의 파우어 볼 잭팟을 맞쳤다. 한사람이 맞힌 잭팟으로는 최고 금액이다.  그는 상금의 10%를 기독교 자선단체에  헌금했고, 자신의 자선단체를 만들어 천4백만달러를 기증했다. 티깃을 판 가게 여자주인에게는 5만달러 현금을 주었다.  그러나 그는 술에 빠지기 시작하고 인근 스트립클럽을 드나들면서 운세가 기울었다.  2003년 8월 스트립 클럽 주차장에 세워든 차에서  현금 54만 달러를 털렸고, 2004년에 다시 그의 차에서 20만달러 현금을 도난당했다.  2007년에는 그의 은행구좌가 완전히 털렸다.  여자를 잘못 사귀어 소송을 당해 돈을 잃었고, 애틀랜틱 시티의 케자르호텔 도박장에서  1백50만달러 빚에 대해 소송을 당했다.  그의 손녀와 손녀의 남자친구는 그의 집에서 마약과용으로 숨졌다….소설같은 이런 얘기들은 끝이 없다.

다른 얘기가 이번주에 캐나다에서 흘러나왔다.  캘거리에 거주하는 64살 톰 크리스트는 복권당첨액  4,220만달러를 전액 암재단과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50대의 그의 부인이 지난 1월 암으로 사망하면서 그는 부인을 빼앗아간 암에 대한 싸움을 위해 이 기부를 결심했다.  그의  기자회견 모습을 보면 그의 기부가 일시적인 행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는 열심히 일해 좋은 직장의  CEO로 은퇴했으며  항상  주변인들과  남을 베풀고 돕는 일에 넉넉했다고 했다.  그는 로토당첨액을 한푼도 자신을 위해 쓰기 않기로 했다.

로스엔젤레스에도  억, 억 하면서 다른 이야기가 뉴스가 됐다.  타운에 거주하는 한 은퇴 수의사가  한국의 고향 시흥에 있는 시가 23억원어치 땅을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기부했다.  미국돈으로 치면 약 2백만달러.  그는 평소에도 짬짬이 대학에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기부를 해 그 총액이 벌써 10만달러가 넘는다. 이 기부자는  “재화는 사회에 환원될 때 더욱 큰 가치를 갖는다”라고 말한다.
그는 자기가 받은 은혜가 너무 많아,  갚을 것도 너무 많단다.

시든 낙엽처럼 책상위에 아직도 굴러다니는 떨어진 로토티깃 – 내가 가진 돈의 액수가 아니라,  내가 가진 감사하는 마음이 이 힘든 사회를 살만하게 만드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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