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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보내는 선물 – 산삼에서 벤츠까지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3-12-13 09:49

로스엔젤레스에는 ‘심마니’들이 늘고 있다.  산삼캐러 다니는 사람들이다.  한국으로 가는 선물로  부츠, 비타민, 고급의류등과 함께  미국산삼이 단연 고급선물 품목이 됐기 때문이다. 이 산삼채취를 위해 로스엔젤레스에서는 주말이면 단체로 산삼채취 여행을 가는 그룹들도 생겼다.

백인 심마니들도 많다. 일리노이, 위스컨신등의 산간지대에는 백인심마니들이 삼을 캐어서 한국, 홍콩등으로 수출한다. 산삼의 주산지는 노스 캐롤라이나, 테네시, 버지니아, 조지아, 켄터키, 그리고 서부의 록키산맥이다. 

미국에는 아직 산삼이  산야에  ‘흔하다’는 것이   한인  심마니들이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한국의 한 신문사가 미국으로 기자를 파견해 이곳 백인 심마니와  함께 산삼을 캐는 현지르포기사를 낸 적이 있는데 이 기자가 놀란 것은 이들 백인 심마니들은 뒷동산에서 도라지 나물캐듯 산삼을 ‘거저 줍고’ 있었다. 

설렁설렁 다닌  다섯시간동안 30여 뿌리를 캤으니 ‘널려있는’  산삼에 동행기자가 놀랄 만하다.   임모씨라는  67살의 한의사는 동부의 애팔래치아산맥을 뒤지다가  100년된 산삼을 무더기로 발견해 화제가 됐었다.  이 한의사는 고려대 법대 출신으로 한국에서 은행에 근무했었다.  로스엔젤레스로 이민온 후 한의원을 운영하다가  산삼의 효력에 매혹돼 심마니가 됐다.  

산삼가격은 여름철 채집량이 많을 때 파운드당 3백에서 4백달러,  겨울철 물량이 없을 때는 9백에서 천달러까지 호가한다.  미국에서 산삼의 집단 서식처로 유명한 곳은  스모키마운튼 국립공원이다.  몇십년전만 해도 공원삼림에 산삼이 밭에 심은 것처럼 널려 있었다.  기록에 따르면 1824년 미국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산삼은 75만 파운드에 이르는데 그 주산지가 스모키마운튼 국립공원이었다. 

1992년에만 이 공원 레인저들은 불법채취된 13,000 뿌리의 산삼을 회수해 다시 심은 바 있다.    이들 심마니들이 산삼의 씨를 말리자 채취시기를 제한하고 5년근 이상만 채집하도록 규제하고 있지만  불법채취는 연중  계속되고 있다. 

이들의 불법채취는 어린 산삼 뿌리까지 싹슬이를 하면서  20년전에는 25뿌리만 캐면 1파운드가 됐는데  최근에는  100 뿌리를 캐야 1파운드가 될 정도로 큰 산삼들은 사라졌다.  지난  8월 스모키마운튼 국립공원에서  잡힌 두명의 불법 심마니의 백팩에서 805뿌리의 산삼들이  발견됐고,  650 뿌리는 다시 산에 심겨진 일도 있다.  심마니들의 산삼 불법채취가 심해지면서 스모키 마운튼 국립공원은 공원내 산야에 있는 약 4만뿌리의 산삼에  염색 칩을 심어서 불법거래시 적발이 되도록 했다.  

미국동부의 지형과 기후가 한국과 비슷한 곳이 많아  이곳 산삼은 한국 산삼에 못지않은 질좋은 산삼으로 평가된다.  그래서 동부 산삼은  한국 선물용으로 인기다.

남가주에서는 록키산맥에서 채취한 산삼을 고가로 치는데 이곳에서 천종산삼을 채취해 한국으로 파는 심마니들도 많이 있다.  이들은 산삼뿐만 아니라 상황버섯, 차가버섯등 한국에서 높은 가격을 호가하는 자연산 버섯들도 채취해  서울 강남의 부잣집들에게 택배로 보낸다(조심할 점은 인삼등에 흙이 묻어 있으면 세관통과가 안된다).

 산삼채취에 한인들도 본격적으로 가담이 됐으니 미국산야의 산삼들이 운명이 걱정되기도 한다.  남가주 피스모비치에 널려 있던 조개들의 멸종이 떠오른다.

한국으로 가는 연말선물로 제네시스, 벤츠등은 어떨까.  주재원등이  한국으로 귀국하면서 가져가는 고급차량들의 숫자가 지난해 보다 70% 이상이 증가했다.  지난해  1,500여대에서  올해 2,600여대로  늘어났다.  가장 많이 반입되는 차량은 현대 제네시스로 올해  1,500대로 1위, 기아 옵티마가 452대로  2위,  소나타 하이브리드가  250여대로 3위였다.

필자의 한 지인은 이곳에  1년정도 파견나와 있다가 부인에게 선물한다며 벤츠 C300을 가지고 귀국했다.  물론 미국에서 3개월 이상  그 벤츠차량을 소유했었다는 증명은 다 해두었다.  다만 차는 타지 않고 차고에 잘 모셔두었었다.

올해  귀국자와 함께 한국으로 반입된 벤츠는 190대,  미니쿠퍼 69대,  BMW는 53대이다.  한국으로의 운송료도  절반으로 줄어 로스엔젤레스에서 출발하면 한국까지 운송에 800달러정도면 충분하다.  에쿠우스나 제네시스등은 이사화물로 인정받으면 관세가 면제되고 한국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싸기때문에 귀국화물,  혹은 귀국선물로 인기이다.  

로스엔젤레스에서 한국으로 택배를 통해 선물을 보내는 관행도 정착하고 있다.  상품가격이 200달러미만이면 한국에서 관세가 붙지 않으니 이곳에서 웬만한 고급품은 사서 보낼 수가 있게 됐다.  스키와 스노우보드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에서 요즘 난리가 간 ‘캐나다구스’도 선물품목으로 인기이다. 한때 노스페이스(North Face) 를 입지 않으면 어디에 끼지 못했듯이,  요즘 학생들이 ‘캐나다구스’를 입지 못하면,  윗도리를 입지 않고 학교를 갈 정도란다.   명품브랜드에 구애받지 않고, 남의 눈 의식하지 않으며, 내 마음 편하게 입고, 먹고, 타고 다닐 수 있는 로스엔젤레스의 삶이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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