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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엔젤레스의 중국, 중국인, 중국상품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3-11-22 10:22

한국에 있는 죽마고우의 딸이 대학원을 졸업해서 선물을 보내기로 했다. 

어그부츠와 코우치가방을 가지고 싶단다.  여기 로스엔젤레스 사람들은 그런 부츠나 가방을 신거나 들고 다닐 일이 없어 별 관심이 없는데(필자만 그런가?) 한국에서는 이런 것들을 갖추어야 어디에 끼어도 꿀리지가 않는다고 한다. 

어그부츠는 호주가 원산지인데 미국에서 비싸게 팔리고,  한국으로 가면 곱절이나 더 비싸다.  코우치도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인기품목으로서,  로스엔젤레스보다 배이상 호가한다고 한다.

아내와 딸이 함께 쇼핑을 가서  3백달러 짜리 어그부츠를 160달러에,  350달러 코우치 가방을 110달러에 사왔다.   부티가 나 보인다.  로스엔젤레스 인근의  ‘아웃렛’이라는 대규모 할인쇼핑매장에서 반값 세일가격에 샀고,  코우치 가방은 반값세일에 다시 40%할인을 한 가격이다.  아내와 딸은 평생 신어보지도 , 한번 들고 나서보지도 못한 고가품들을 선물로 보냈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서 손님들이 왔다. 이들이 어느날 하루종일 사라졌다가 나타났는데 양손에 잔뜩 쇼핑백들을 들고 있었다.  아웃렛에 가서 원없이 쇼핑을 하고 온 것이다.  한 친구는 거의 2천달러어치 쇼핑을 했다.  그는 한국에서 살고 있는 것이 억울하단다.

로스엔젤레스 인근에는 이같은 ‘아웃렛’들이 번창하고 있다.  번창의 한 원인이 아시안쇼핑객, 특히 몰려오는 중국인 쇼핑객들이다.  팜스프링즈 인근의 사막 한복판에 세운 ‘카바존’이라는 초대형 아웃렛은 중국인들이 넘실대며,  쇼핑장 곳곳마다  중국말소리가 요란하다.  매장 안내원이나 캐쉬어도 기본적인 중국어를 해야한다.  한국인도 이곳을 많이 찾지만 중국인들의 ‘묻지마’ 쇼핑은 따라갈 수가 없다.  

로스엔젤레 인근에는 이들 ‘아웃렛’들의 확장과 신규매장의 건설이 늘고 있다.  기존 로스엔젤레스인근의  칼스바드(샌디에고 북쪽), 카마리오(LA북쪽), 데저트 힐즈(팜스프링즈 서쪽) 외에도 새로이 로스엔젤스 중심에 ‘시타델’이라는 아웃렛이 오픈해 계속 매장을 확장 오픈하고 있다. 

내년 5월에는  LA북쪽 테혼랜치에 초대형 아웃렛이 개장한다는 발표가 이번주에 나왔다.  32만 스퀘어 피트에  70여개의 브랜드 숍이 오픈할 예정이다.  아웃렛 매니지먼트측에 따르면 아웃레멀은 매년  50%이상의 매출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소매경기가 불황을 겪으며 고전을 할 때에도 아웃렛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형 소매체인들이 자사의 소매점 100마일 이내에는 아웃렛매장을 오픈하지 않지만 이런 불문률도 이제는 지켜지지 않는다.  매출저조에 허덕이는  노드스트롬은 120개의 아웃렛 매장을 오픈하면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고,  메이시백화점의 블루밍데일도 아웃렛 매장 오픈에 나섰다.

아웃렛은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가장 많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새크라멘토에 이르는 지역에 대형 아웃렛들이 무려 9개나 있다.  이지역의 매장 확장과 성공배후에는 미국최대의 중국인 커뮤니티, 그리고 대륙에서 몰려오는 중국인 쇼핑객들이 있다.  이들의  고급 명품쇼핑은  싹쓸이 수준이다.

중국인들의 미국러쉬는 대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재정문제에 허덕이는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은 중국인 유학생들 덕분에 운영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최근 라스베가스 주립대학(UNLV)을 방문했을 때  만난 한인학생회장은 그대학에  한인학생은 5백여명, 그리고 중국학생은 1,500명이 넘는다고 한다.  미국중부의 시골대학을 가더라도 중국인 유학생들의 물결을 볼 수 있다.       

재미나는 것은 중국대륙에서 중국인들만 쏟아져 나올 뿐만 아니라,  공장들도 빠져나오고 있다.  한때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를 보고 들어갔던 로스엔젤레스의 의류업체 현지공장들은 중국에서의 상품생산을 접고 있다.  인건비와 운임 상승이 주요인으로서,   특히  단순노동이  주된 작업인  신발과 의류업에서의 중국공장 탈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게다가  중국공장에서 제품 납기일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일들이 잇달으면서,  남가주 의류업체들은 공장을 캄보디아등 동남아시아로 옮기거나 아예 로스엔젤레스로 되돌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요즘은  미국의 각종 매장에서 그옛날 최고품의 대명사였던  ‘Made in USA’ 를 종종 볼 수 있다.  류현진이 신으면서 한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NB’(New Balance)  스포츠신발도 미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다.  지난 10여년간 거의 모든 제품에 찍혀있는 ‘Made in China’에 식상한 미국소비자들도  ‘Made in USA’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중국의 소득격차는세계적인 이슈이다.  과연 공산국가인가라는 질문도 나온다.  빈부격차의 수준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중국정부 발표로 0.4에 이른다(많이 줄였음에도).  폭동 발발 직전의 계수이다.  13억인구중에  약 3.5%인  5천만명이 억만장자란다. 억만장자들이 대한민국 전체인구만큼이나 된다.  이들 중국의 억만장자들의 씀씀이가  로스엔젤레스를 비롯해 미국, 그리고  세계 곳곳의 소매경기를 조금이나마 지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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