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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은 없다 – 선두와 꼴찌만 남을 뿐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3-10-17 18:01

코스트코(Costco)는  캘리포니아에서 도매, 소매업계를 석권하고 있는 유통업체이다. 

초대형 편의점으로서 식품, 전자, 주방기구, 컴퓨터, 의류는 물론 책, 학용품, 가구에서 심지어는 골프용품, 영화티겟까지 팔지 않는 것이 없다.  수년전부터 영업을 시작한  개스스테이션은 그 싼 가격을 따라 올 다른 주유소가 없다.  코스트코 개스스테이션에는 항상  20-30대의 차량이 줄을 서 있다.  요즘같이 갤런당 4달러의 높은 개스값 시대에  갤론당 1센트를 아끼기 위해 운전자들은 코스트코 개스스테이션으로 몰려든다 (한번 주유에 1달러 혹은 2달러나 절약할까?).

코스트코 개스스테이션을 지날 때마다 필자는 비명소리를 듣는다. 인근 사거리들에 있는 일반 주유소 업주들의 내는 비명과 신음이다.  코스트코 개스스테이션 주변 2-3마일 안의 개스스테이션은 차량의 왕래가 서서히 끊기고,  1년안에 보기 흉한 나무판자가 문짝과 유리창에 붙으며 영업이 중단된다.  코스트코와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래서  코스트코에서 개스를 넣기 보다는 갤론당 10센트 더 비싼 동네 주유소를 가서 개스를 넣는다. 그들 동네주유소는 미국에서 무너져 가는 맘 앤드 팝스(엄마 아빠운영) 비즈니스들이고,  우리 몰락해가는 중산층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세계적 유통업체 월마트가 가만있을리 없다.  월마트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 소규모 월마트 10개를 로스엔젤레스에 오픈한다. 리커, 동네 작은 마켓들은 초긴장이다.   스몰비즈니스, 특히 맘 앤드 팝스, 가족운영 소규모 비즈니스들을 몰락시키는 싹슬이 기업체 월마트의 등장은 그 동네 스몰 비즈니스들에게는 악몽의 현실화이다.  월마트는 소형규모의 매장오픈을 더 많이 함으로써 커뮤니티 소비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내년 1월부터 미국에만 약 150개의 소형 월마트를 개점한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대형점포는 115개만 오픈하고,  앞으로 주력매장을 소규모화 하면서 보다 많이 분포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름도 ‘네이버후드 월마트’, ‘월마트 익스프레스'등으로 붙였다.  한인 리커, 소형마켓들은 코스트코, 타겟등에 의해 이미 큰 타격을 입고 있는데 월마트마저 동네상권으로 쳐들어오면 생존공간은 더욱 좁아진다.

이들 대형 유통업체들의  문어발 사업확장으로 개스스테이션을 포함해 식당, 문방구, 약국, 식료품점, 데어리 마켓, 전자제품상 등 수많은 동네가게, 쇼핑멀들이 몰락하고 있다.  최근 차이나타운에 월마트 개점 계획이 발표됐을 때 이지역 중국인 상권이 크게 반발하며 시의회에 탄원, 시위등을 벌였지만 결국 월마트는 오픈했다. 당연히 주변 업소들은 매출폭락을 감수했다.

공식은 이렇다. 월마트에 이웃에 있던 작은 식료품점 주인은 가게문을 닫고 월마트 시간당 임금직원으로 채용된다. 사거리 개스스테이션 주인은 코스트코 개스스테이션 직원으로 취직한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대형 유통업체나 인터넷 상거래에 밀려 몰락한 후 운이 좋으면 이들 대형업체들의 점원으로 취직한다.  바야흐르 첫째와 꼴찌만 있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달에 나온 통계를 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년이 지난 2010년 세계경제는 6% 성장했다. 이 성장분의 93%를 1%의 부자들이 독점했다. 백명이 소득 백달러를 나누어 갖는데  1명이 93달러를 가지고 99명이 7달러를 가지고 난투극을 벌인다.  이 99명중에 망한 개스스테이션주인, 리커주인, 옷가게 주인, 데어리마켓 주인들이 포함돼 있다.

세계 부자 1, 2위를 다투는 빌 게이츠와 워렌버핏은 재산이 대략 500억달러씩으로 합치면 약 1천억달러가 된다.  이 금액은 미국전체인구 중 하위층  40%인 1억2천만명의 재산을 모두 합친 것과 같다.  세계의 부를 독점하는 1%에 대해 99%의 시위가  잠깐 있었지만 이제는 0.1%에 대한 99.9%의 시위가 있어야할 시점이다.  물론 무기력하게 끝날 것이지만.

1980년 미국의 잘나가는 대기업의 사장들 평균소득은 일반근로자 소득의 40배였다.  2013년에는 거의  400배로 차이가 났다.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구조는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경제정의의 실천을 외치며 저항과 개선을 시도해 보지만 이미 판은 기울었다.  그판에 끼어 판의 룰을 따르든지, 아니면 광야에서 메뚜기 잡아먹으며 ‘회개하라’고  소리치든지 해야 한다.  결국  99%의 빈익빈들은 1%의 부익부들이 던져주는 미끼에 몸과 영혼을 팔며 판에 끼어들고 있다.  

다저스와 세인트루이스의 야구 결승7차전을 보기 위해 TV 앞에 모여든 관중들은 투수의 볼, 타자의 볼  하나하나에 환호하거나 애통해 한다. 

다저스의 에이스 투스 커쇼가 받는 연봉은 1천1백만달러,  잭 크레인키 2천백만달러,   4번타자 아드리언 곤잘레스는 2천186만달러…  과연 그렇게 주고 받아야 하나? 

월세 1,600달러 투 베드룸에 모여사는 4인 가족,  온식구 총수입 월 5천달러의  99%의 대중은,  어렵게 장만한 대형스크린 화면 앞에 모여 앉아 1%의 세계에 포함된  몇천만달러 소득자들이 벌이는 공놀이에 박수와 열광을 보내고 있다.  부자는 가난한 자들의 찬미와  헌신 속에  더욱더 높이 나른다.  고삐가 풀린  현재 사회가 달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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