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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계속되는 여성의 역사 – ‘평화의 소녀상’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3-08-02 10:26

“먼 옛날,  2차대전때  한국과 일본에서 벌어졌던  꺼림직한 얘기를 지금, 미국에서 왜 떠드느냐?”

지난  화요일  7월23일,  로스엔젤레스 카운티 글렌데일 시의  위안부 기림비,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어떤 일본인이 한 말이다.  과연 별스럽지 않은 옛날 이야기인가?

이날 제막식에는 예상밖의  5백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했다.  취재진도  한국은 물론, 미국, 중국, 일본등  주요언론 취재진  70여명이 몰려들며  위안부 이슈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번주 금요일  로스엔젤스의  한  미국신문에 난 김할머니 기사를 보자.

소녀 김복동이 대만, 홍콩, 말레이지아, 타이랜드, 싱가포르 등 으로 끌려다닌  것은 그녀가  14살때였다.  한국의 한 농가에서 가족과 함께 살던 그녀 는 공장에 취직시켜 주겠다는 일본제국군 징집관의 약속을 믿고  집을 나섰다. 

그러나 김은 대만을 거쳐 중국으로 보내졌다.  합판 한장을 침대로 , 군용담요를  이불로 받은 그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긴 줄로 늘어선 일본군인들과  성교를 해야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이 상대했는지 셀 수가 없었다.  하루가 끝나면 우리는 서있을 수도 없었다. “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지만 지금은 그래도 꽤 알려진 김할머니의 얘기를 조금만 계속하자면,  그녀는 태국의 방콕에서  어느날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을 들었고,  동료 위안부들과  함께 배를 타고 두 달 걸려서 고향인 경남 양산으로 돌아왔다.   어머니는 부엌에서 밥을 짓다가,  새까맣게 변해 돌아온  딸을 보고  소스라쳤다.  딸이 어머니에게  “내가 몇살이고?”  물어보니  8년이 지났단다. ..

일본군에 끌려  유랑했던 김복동 할머니가  이제는 베트남, 와싱턴DC, 시카고를 다니며 그녀의 벌거벗은 스토리를 외치고 있다.  이번주는  로스엔젤레스 글렌데일이다.   올해 88세의  김복동 할머니는 글렌데일시의  위안부 기림비,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해  아직 남아있는 힘으로 외쳤다.   
“나의 날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나는 증인입니다.  내가 바로 그사람입니다. 내가 피해자입니다. 어떻게 그들은,  사람으로서 내가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제막식에 참가한 19살 한인소녀,  “저도 여성으로서 이 할머니들의 외침은 우리를 일깨웁니다.   미래를 위해 이같은 이슈는 진행돼야 합니다 ”

NBC방송은 종군위안부는 국제적인 외교문제로서 민감한 사안이지만  글렌데일시가  논란을  무릅쓰고 미국서부에서는 최초로 기림비를 세웠다고 보도했다.  제막식 자리의 한 일본인은 인터뷰에서 여전히   “종군위안부라는 것은 허위다.  매춘이 있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자란 일본인 2세 단체들이  참석해  NBC TV와의 인터뷰에서 김할머니의 주장을 지지하면서 , “일본이 저지른 이같은 짓은,  오 마이 갓, 끔찍하며 역사적으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며 분노했다.  이들은  ‘평화의 소녀상’ 뒤에서 함께 사진도 찍었다.

ABC 방송은 일부 일본인들이 위안부 이슈를 허위라고 주장하지만,  LA일본총영사가  “일본은 여러차례  종군위안부 사실을 인정하고 관계국에 사과했다”는 인터뷰를 보도했다.

LA타임즈는 한국, 일본 두 커뮤니티의  민감함을  의식해   제막식의 평화의 소녀상과 김 할머니의 사진을 크게 올리고  기사는 없이 간단한  사진설명으로만 보도했다.

이날 취재를 온 일본의  NHK 방송기자는  “도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일본은 이 문제로 사과를 계속해야 하나 생각했지만,  오늘 현장에 와보니  위안부들이 겪은  고통에 숙연해졌다”고 말했다.

제막식에서  프랭크 퀸테로 글렌데일 시의원의  기념사,  “일본군 성노예 인권유린은 감출 수 있는 역사가 아니다. 인간으로서  할 짓이 아니었다.  글렌데일시는 이런 아픈 역사를 가르치고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결정했다.”  그는 엄청난 반대 로비에도 불구하고  평화의 소녀상 건립결정의 날과    제막식 참석은  자신의  정치인생의 최고의 날이라고  감동을 말했다.

위안부 이슈는 이제 단순히 전쟁기간중 발생한 여성에 대한 야만적인 폭력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글렌데일시의 이창엽 기획커미셔너의 말처럼 , “ 현재의 세계에 만연하고 있는 여성인신매매도 부각되어야  한다”.   

소녀상을 제작한 부부조각가 김운성, 김서경씨도 왔다. “평화의 소녀상이 미국에 설치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뭉클하다. 세계 여러나라 사람이 모여사는 이곳에서 평화의 씨앗이 계속 심어지질 바란다.”  

종군위안부 이슈를 왜 미국땅에서 떠드느냐고?  위안부는 이제 세계적인 이슈이고 아직도 많은 여성들에게 진행되고 있는 폭력과 유린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으로 이 이슈는 일단락 된 것이 아니고,   김할머니 말처럼 “아마 시작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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