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류현진의 3루타와 한인관광객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3-06-13 09:35

지난 수요일   미국프로야구  로스엔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투수.   이날 그의  3루타는 로스엔젤레스 다저스 팬들은 물론  한국 야구팬들의  온갖 체증을 하늘 높이 날려버린  통쾌한 한방이었을 것이다.  

그날 한국에서 온 친구들과 다저스 구장을 찾았었다.  새로이 단장해 미국 메이저 구장들 중에서도 5번째 안으로 꼽히는 경관과 시설.   한국친구들은  “다저스구장을 보니 한국구장은 동네 야구장이다” “잔디와 흙이 가르다” “공기가 이렇게 상쾌한가”.    친구들은  로스엔젤레스의  상큼한 저녁날씨에  매료돼  습기찬 서울날씨를 떠올리며 “야구관람이 환상이다”라고 즐거워 했다.  이날 불안하고 아슬아슬하게 피칭을 이어가던 류현진은  다저스가   1대 3으로 지고 있을 때,  주자를 2루에 두고 타석에  들어섰다.  때맞추어  경기장 대형 화면에   “Korean Monster RYU, You can do it!” 이라는 플래카드를  높이 치켜든  한인팬이 크게 클로즈업 됐다.

필자는 속으로   “그렇게 돼야지…”라는 확신없는 기대를 가졌었다 .  그런데 이게 웬 일.   ‘딱’하는  경쾌한 배팅소리와 함께 하얀 볼은 초록색 잔디와  현란한 전등판의 흰색 불빛을 가르며 하늘 높이 날랐다.  다저스의  5만관중은 일제히 일어서며 함성을 질렀다.  우익수에 잡힐 듯하다가  잔디위로 떨어져 굴러간  하얀 공의 그 뚜렷한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   달리기가  느린 류현진이 힘겹게 (귀엽기도 하다)  3루까지 내달리는 모습을 보며 관중들은 거의  1분이상을 목이 쉬도록 열광했다.    

한국에서 온 친구는 “발만 빠르면 내야 홈런감이다”라며  즐거워했다.   이들은 경기도중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들을 계속 한국으로 보내며 자랑삼고 있었다.  그후 밤 11시가 넘도록  계속되는 연장전 을 뒤로 하고 다저스구장을 나서며 친구들은 한결같이 “인생에 한두번 있을 구경을 했다”며  뿌듯해 했다.  이들은  로스엔젤레스 방문 몇주전부터 필자에게 류현진게임을 예약해 달라고 졸라댔었다(비용은 보내지도 않으면서).

한국에서는 이름하여  ‘류현진관광’이    등장했다.   미국관광을 나설 때 로스엔젤레스에서 류현진 등판하는 날을 포함시키는 것이다.  물론 날을 맞추기가 쉽지 않지만 며칠을 캘리포니아 인근에서 머물면서 류현진의 날을 기다리기도 한다.  관광이 아니더라도 출장, 비즈니스여행을 오는 한인들도 류현진의 등판과  때가 맞으면 꼭 다저스구장을 찾아야 한다. 

다저스구장의 관람석에서 푸른 구장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는 필수코스이다.   이 사진은 한국에 돌아가면 부러움과 인기의 대상이 된단다.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을 방문한 한국인은  125만명에 이르고 있다.  여름방학이 있는  7월, 8월에 가장 많은 13만,  12만여명이고 ,  그다음이  겨울방학이 있는 1월의 11만6천명이다.   6월에도  11만명이 넘게 미국을 찾는다.   미국을 찾는 한인관광객수는  2010년  백만명을 돌파한 이래 계속 증가추세이다.   미국을 방문하는 국가별  순위에서도  8위에 꼽힌다.

여름방학을 맞아서는 한국학생들의 어학연수가  또한 봇물을 이루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는  이들 방문단들은  단기어학연수나 미국문화체험을  목적으로 한다.   물론 류현진의 게임을 보고가기를 기대하며 날짜를 조정한다.  류현진 덕분에  미국내 단기연수 지역으로  로스엔젤레스가  탑순위에 오른 것이다.

로스엔젤레스를 포함하는 남가주 지역에서 사립학교나 학원등이   운영하는 서머캠프비용은 1인당  6백에서  천달러수준이다.  같은 기간동안 한국에서 유사한 목적으로 쓰는 교육비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하니 미국에 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곳 여행사들이 여름방학을 겨냥해 판매하고 있는  명문대학 탐방도 큰 인기여서 해마다 여름방학이면  약 3천명의 한국고교생들이 등록을 한다.   이들에게 한 여름밤 다저스구장에서의 류현진 게임은  꼭 챙겨야 할 옵션이다.

미국내 타주에서도 류현진 게임을 보러오는 한인들이 많다.  애리조나주, 네바다주 한인들이  가족단위로 혹은 대형밴을 빌려 다저스구장을 찾고,  장도 보고  돌아간다.

조선일보 독자들이 있는 캐나다는?    역시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을 가장 많이 찾는 해외방문객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캐나다인이다.  작년 한해 미국을 찾은 캐나다인은  2,268만명이다.  멕시코로부터의 방문객 1,450만명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캐나다 한인들이 얼마나 많이 로스엔젤레스를 찾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혹시 밴구버 한인들께서 로스엔젤레스를 찾을 경우,  다저스의 류현진게임도 추천한다.  TV에서 보는 것과는 또다른  신선한 체험이다.  

이번에 한국에서 온 친구들을  3루타로 대접한 류현진에게 다시 한번 감사한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