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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흥돋구는 류현진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3-05-31 10:53

지난 주말에  서울대학교 와  연세대학교의  의대교수  두분이 로스엔젤레스에서 강연회를 가졌다. 

두 교수는 각각 자신의 분야에서  유명한 전문가들로서  LA한인들을 대상으로 건강및 교육에 관한 강연을 했다.   강연에 대해  한인들의 관심이 많았지만 정작 강연당일에  주최측이 조금 당황했다.  그날 오후에  LA다저스 류현진투수의 게임이 있는 것이다.  참석자들이 모두 다저스 스태디엄으로 빠져나갈까 걱정이었다.   다행이도  게임이 오후 4시반이고,  강연시작은 오후 7시여서  시간중복이 덜했고  강연회는 그런대로 치러졌다.

요즘은  로스엔젤레스 한인들이  행사나  모임을 가지려면  류현진 게임 스케줄도 고려해야 한다.  류현진이 투구하는 날은 다저스팬들이 아니더라도, 야구를 잘모르더라도,   많은 한인남녀들이  TV앞에 모여든다.  이시각에  무슨 회의에 참석하라든지,  강연이나 모임에  오라면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타운내 식당들은 대형TV를 걸어놓고 손님맞기에 분주하다.   ‘고기무제한’ 식당에는 술과 고기를  즐기며 류현진을 응원하는 한인들로 북적인다.  이런 게임은 같이 모여서 봐야  더 흥이 나기 때문이다.   한인들이  많이 다니는 골프레인지들은  손님들이 뚝 끊어지며 썰렁해진다.

이번주 류현진이 첫  완투, 완봉승을 거둘 때는 다저스 구장은 물론 한인타운 곳곳에서 함성이 터졌다.  다저스가  구장을  개조하고 새로이 단장을 하면서  초록색구장은  HD TV화면에서는 더  윤이 난다.  그위에서 푸른색과 흰색 유니폼의 류현진이  공을 뿌리는 모습은 한인들을 흥분시킨다.   류현진이  완투 완봉승에,   6승을 올리며 다저스 에이스 투수  클레이튼 커셔의  5승을 추월했으니  LA한인들이  폼을 잡을 만하다.  게임이 끝나고 다저스 구장을 나가는 다른 인종들은 한인들을 볼 때마다 “류, 류” 소리치며  하이 파이브를 함께 한다.   다저스 기념품장에는 류의 넘버가 붙은 유니폼이  불티가 난다.   

LA타임즈는  ‘현진 류가 엔젤스를 압도했다’고 제목을 뽑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공을 던지던 류현진은 이제  다저스의  ‘올해의 발견’ 이 됐다고  썼다.  기자들은 류현진이 그동안  ‘무명의  영웅 unsung hero’이었다고 칭찬한다.  다저스 게임 중계를  64년째  맡고 있는 빈 스컬리는  류현진의 성이  ‘버드나무willow ’로서   휘어지지만 부러지지 않는다 며   이제 다저스구장에서  ‘참나무 oak’처럼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서는 류현진이 받는 6천2백만달러는 헐값이라며 류현진이 신인상후보라고 점쳤다.   ESPN은 류현진이 다저스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좋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류현진이  첫 훈련에서 다른 투수들보다 느리게 천천히 뛰는 모습,  햄버거를  많이 먹고 담배를 피는 모습등으로 이미지가 전해졌지만,  이제  류현진은 한국과 미국야구 문화의 차이점을 잘 극복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류현진의  고집은  유명하다.  그는 불펜에서  투구연습을 하지 않는 선수이다.  한국에서도 그랬고 다저스에 와서도 감독진에게 자신은 불펜투구 연습을 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불펜 투구를 하지 않아도  제구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감독진을 설득시킨 것이다.  경기의 흐름에 상관없이 표정이 바뀌지 않고 흔들림이 없는 그의 모습도 다저스 감독진에게는 인상적이다.  

류현진의 옛스승 김인식 전 한국화약 감독도 류현진의 이날 게임을 보고 ‘한국에서도 안던지던 공을 던진다’며 감탄했다.   류현진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미국타자들은 한국타자들보다 공격적이고 힘이 좋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라고 했다.  볼의 속도가 95마일을 넘나드는 것에 대해서는 몸이 좋아진  덕택이라며 앞으로도 몸관리를 잘할 것이라고 다짐을 했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 덕분에 화색이 돌았다. “류가 95마일 강속직구를 던지다가 75마일의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이를 쳐낼 타자는 별로 없다”라며 류의  좋아진 구질에 만족했다.
다저스측은 류현진 스카우트 성공에 힘입어  KBO 한국리그 에서  또다른 투수들을 비밀리에  고르고  있는 중이란다.  

로스엔젤레스에 류현진이 있다면 신시내티에는 톱타자 추신수가 있다.  신시내티 레즈는 지난 5월 27일 부터  추신수가 타석에 오를  때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틀어댔다.  이에 힘을 얻었는지  추신수는 다음날 홈런을 포함한 멀티 힛트를 때려 냈다.   로스엔젤레스에서는 메이저리그를 보는재미가 삼삼하다.                 

LA통신 김인종 2013년 6월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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