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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엔젤레스가 흉흉한 가운데도..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3-02-22 10:08

LA남쪽  오렌지 카운티는 학군좋고, 부유하고,  안정된  주거지역이고  현대, 기아, 토요다등 유수한 기업들도 많이 들어가 있는 비즈니스 지역이기도 하다.   이번주 이곳에서 일어난 사건은 좀처럼 믿기가  힘들다.

지난  화요일 새벽 5시,  터스틴시  5번 프리웨이 레드 힐 애비뉴 인근.  24시간 오픈하는 데니스 레스터랑 주차장에서  한 남자가 구형 캐딜락에 앉아 있었다.  카풀(합승)로 출근하기 위해 아들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이때 한 청년이 다가와 샷건을 겨누며 “차에서 내리라”고 소리쳤다.   캐딜락에 있던 남자는 놀라서 차를 몰았고 청년의 샷건이 불을 뿜었다.  캐딜락 뒷창이 깨지면서 운전자는 뒷머리에 총격을 받았다.  이 운전자는 계속 차를 몰았고 나중에 병원으로 후송됐다.

총격청년은 이어서 인근 모빌주유소로 뛰어 들어가 개스를 넣고 있던  남자에게로 달려갔다. “열쇠를 내놓으라.  오늘이 내 마지막 날이다. 나는 벌써 한사람을 죽였다.” 남자는 순순히 키를 내주었고 이 총격 청년은 다지 픽업트럭을 몰고  5번 프리웨이 북쪽으로 달렸다. 이 청년은 올해 20살의 알리 시에드.   

의사와 변호사들이 모여사는 부자동네  라데라 랜치의 콘도에서는  911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콘도 안에서 젊은 여성의 시체를 발견했다.  총격을 여러발 받고 숨졌다.  알리 시에드의 부모가 시체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새벽녘에 여성을 총격살해한 알리 시에드는 그길로 차를 몰고 나가  ‘묻지마 총격극’을 거리에서 벌인 것이다.

알리 시에드는 오렌지카운티 교통의 중심지인 5번과 55번이 만나는 프리웨이의 갓길에 차를 세우고 차에서 내려,  지나는 차량들에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출근길 프리웨이는 공포의 도가니로 바뀌었다.  알리 시에드는 총격을 가하며 또다른 차량을 탈취하려 했고,  차량들은  총격범을 필해 도주하며 프리웨이는 혼돈에 빠졌다.

다시 픽업 트럭에 올라탄 알리 시에드는 프리웨이 에딘저 길로 내리며 다른 차량을 들이 받은 후 차를 버리고 앞에 서있는 BMW로 갔다.  그날  자신의 비즈니스로 출근길에 있던  BMW 운전자  69살 멜빈 에드와즈는  총을 겨눈 알리 시에드의  명령대로 순순히 응했다.   그러나 알리 시에드는 그에게 3발의 총격을 가해 살해했다.  총격범은 BMW를 타고 인근 호텔로 향했고,  호텔의 공사장에서  또다시 총격이 들렸다.  

오전 6시 출근시간에  맞추어 나오던 26살의 제레미 루이스는 알리 시에드에  의해 주차장에서 살해됐다.  시에드로부터 도망치며  구조를   외치는 루이스를 돕기 위해  뛰어나갔던  작업반장은 팔에 총격을 받았다.  총격범 시에드는  다시 흰색 트럭을  뺏아 타고  55번 프리웨이로 달렸다.   이때 하이웨이 순찰대가  그를 쫓기 시작했다.   

시에드는  프리웨이를 벗어나  차에서 내렸다.   그는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이것이 지난 화요일 오전 4시부터 7시 사이에   벌어진 광란의 총격사건이다.   출근길의 무고한 시민  3명이 죽었고,  범인도 자살했다.  많은 사람들이 부상했다.  터스틴, 빌라 파크, 카텔라, 샌타 아나 … 모두다  잘알려진 안전한 커뮤니티이고,  필자도 자주 다니는 지역이다.

해고경찰  크리스토퍼 도너가  로스엔젤레스 일원에서  복수극을 벌이며   4명을  살해하고  여러명을  다치게 한  도주자살극  일주일 만이다.    사람들이  모두 미쳐 가는가?  그냥 닥치는대로 쏜다.   너도 나도 총을 들고 거리로 나선다.   

그 전날 캐나다 밴쿠버에서 여행온 젊은 중국처녀가  LA다운타운의 허름한 호텔에서시체로 발견됐다. 이 사건도 끔찍하다.   다운타운의 세실호텔의  투숙객들이  방 지붕에서 물이새고,  수압이  떨어져 물이 잘 안나온다는 불평들을 했다.  호텔 정비사가  지붕에 있는 물탱크를 들여다 보게 된  계기이다.  그 물탱크의 바닥에 여성의 시체가 있었다.  이 여성은 지난  1월31일 실종신고된   캐나다 여행객   엘리사 람으로 밝혀졌다.   3주전 실종신고 때  개를 동원한 경찰이 지붕도 수색을 했었다.   람의 행적이나 사망경위는  수수께끼이다.

사건이 발생한  세실호텔은 한때  유명인사, 연예인들이  투숙하던  명성있는 시설이었지만 다운타운의  쇠락과 함께  떠돌이들과 우범자들이 거쳐가는 곳이 됐다.  이 호텔은 연쇄살인범  잭 언터웨저와  악명높은  ‘나이트 스토커’  리차드 라미레즈가 지내던 곳이었다.       한 래디오 진행자는  “ 젊은 딸을 이런곳에  머물게하는 부모는 도대체 어떻게 되먹었는가”라고 분노를 토했다.  “빚을 내서라도  웨스트 헐리우드의 제대로 된 호텔에 딸을 머물게 해야지!”   잇단 총격, 살인 소식에  LA가 흉흉하다.

그래도  ‘ LA통신’은  전해야 할  기쁜 소식이 있어 다행이다.
괴물투수  류현진의  LA다저스 스태디엄 등장이  개봉박두이다.   내일 일요일에는  시카고 화이트 삭스와의  경기에  등장해  1회 정도 던질 예정이다.   애리조나 피닉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가진  류현진에 대해 다저스코칭팀과  구단주들은 흐뭇한 웃음을 감출 수가 없다.   제대로 뽑았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감독은  25살 류현진이 그의 뱃살만큼이나 배짱이 두둑한 것을 칭찬한다.  영어가 서툴지만 전혀 주눅이 들지않고 얼굴과 손짓  바디 랭귀지로  즐겁게 표현을 하며,  잘 웃는다고 한다.  달리기 훈련에서  뒤에  쳐지는 이유에 대해  “코치가 35초 안에 뛰라고 하는데,  다른 선수들이 26초안에 뛰는 이유를 모르겠다.” 며 웃겼다.   그는  자신을 과도하게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구단측도  그가 부담없이 자리를 잡아가기를 원한다.   

다저스 네드 콜레티 감독은 미국 메이저 리그가  류현진 선수를   18살 때부터 관찰해 왔다며,  류현진의  경쟁력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constant”는 것이 다. 류현진은  3천6백만달러로  다저스와 계약했다.  투수감독  허니컷이 선수  매팅글리와 탁구게임을 해서 졌다.  이때 류현진이 허니컷 감독에게  다가와  괜찮냐고  위로했단다.   “한국에서는 선수가 감독을 이기면 예절이 아닙니다.”라고 말해 허니컷 감독은 킥킥 웃었다고 한다.  

로스엔젤레스 한인들은  이번  봄을 류현진과 함께 시작하며,  벌써부터 볼거리에 대한 기대가 대단하다.   지난 몇주간 미국과 남가주 곳곳에서  총알이 난무하며 흉흉한 날들을 보냈다.  괴물투수 류현진이 한인뿐만 아니라 남가주 주민들을 위로해 줄 것이 확실하다.    
LA통신  2013년 2월 23일   김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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