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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3-01-10 17:09

지난 수요일,  로스엔젤레스의 한 초등학교.  마스크를 쓴  두명의 중년남자가  허리를 낮추고  총을  두손으로 쥔 채  한 교실로 다가간다.  교실안에는  무장한 괴한이 어린 학생들을 위협하고 있다. 

두명의 중년남자는 이 학교의 교사들이다.  교실에서 울린 비상벨 소리에 , 교무실에서 현장으로 뛰어간 것이다.   곧이어  교실에 침입했던 무장괴한은 학교사들에 의해 사살된다…. 이번주 개학한 한 학교에서 일어난 가상상황이다.  경찰과 학교가 공동으로 실시한 학교내  총격범에 대한 대처 훈련이다.   지난해말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끔찍한 총격참사 이후 로스엔젤레스는 물론 미국 곳곳의  학교에서 실시되는 교사무장  훈련 프로그램  모습이다.

 다음날인 목요일,  로스엔젤레스 북쪽 베이커스필드의  태프트 유니온 고등학교 .   한 십대청년이 12구경  샷건을 들고  과학관의  한 교실에 뛰어들었다.   교실에 있던 한 명의 가슴을 쏘고 다른 한명에게도  총격을 가했다.  두소년에게   총격 4발이 발사됐다.  교사 한명과 교직원이  총격청년을 설득했다. 이 청년이 총을 내려 놓았다.  가상훈련이 아니다.  실제 상황이다.  총격을 받은 한 소년은 중태이고 다른  한명은 다행히   총격이 빗나갔다.  

학교앞,  오전  9시쯤 샷건을 들고 학교로 침입하는 청년을 보고  인근 주민이  911 신고를 했다.  경찰이 출동하기  전에  한 교사가 영웅적으로 이 총격청년을 설득했다.  이 교사는 이마에  경상을 입었고 , 총격이 빗나가면서 한 소녀는 청각에  손상을 받았다.  모두 4명이 부상했다.  총격범의 주머니에는 20발의 탄환이 더  있었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 경찰서장은 이들 교사와 교직원의 행동은 또다른 어마어마한 참사를 예방한 극적인 것이었다고 감사했다.  

사건 발생당시 이웃 클래스 학생들은  교실문을 책상과 의자들로  막고  벽장속네  숨어 공포의 한시간을 보냈다.   학교 도서관을 방문중이던 한 학생은 인터컴 스피커에서 터지는 “모두 숨으라(lockdown)” 라는 방송이 연습인줄 알았다. 

다음주에  있을 훈련이 땡겨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헬리콥터가 날고,  요란한 사이렌 소리들이 학교쪽으로  몰릴 때 실제 상황임을 깨달았다.  건물내의 불이 꺼지고,  학생들은 모두 바닥에 엎드렸다.  한 학생이 말했다.  나는 죽고 싶지 않다.  

두 블럭떨어진 교육구의  식당 주방.  중학생들의 점심을 만드는 곳이다.  이곳에도 모두 ‘엄폐(lockdown)’ 하라는   비상신호가 왔다.  고등학생을 아들로 둔 한 어머니는 다리가 풀리며 주저앉았다.   방송으로 긴급뉴스가 나가면서  태프트 유니온 고등학교의  학부모들이  하얗게 질려 학교로 달려왔다.  학부모들은   몇주전의  뉴타운 초등학교의  26명   총격피살 사건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내 자식이?”  라며 몸을 떨었다.

미국은 온통 총기소유와 규제 논쟁 , 그리고  이 와중에서도 계속 발생하는 학교내  총격난사 사건으로 어수선하다.    텍사스, 오하이오, 조지아주에서는 학교교사들을 위한 무료 총기  수업이 진행되고 있고  클래스마다  초만원이다.   오하이오에서는  9백명의 교사가 총기훈련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텍사스에서는 85달러의    ‘숨긴 총기 휴대  면허증‘  클래스가 교사들에게는 무료로 제공됐다.   클래스가 열리자 마자  400명 정원이 매진됐다.   지난주까지 두 클래스에서  460명이 숨긴 총기휴대 면허증을 습득했다.  이들은 신체의 어느부분에 총기를 감추어 휴대하고 다닐 수 있는 면허를 취득한 것이다.   텍사스에서는 총기를  휴대하고 싶을 때  면허를 따면  총기를 휴대하고(감추어서)   거리를 활보할 수있다.  이들 교사들은 교실 안까지 총기를 휴대하고 들어갈 수 있다.   

코네티컷주  뉴타운 초등학교 총격참사이후  총기규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미국내에서 가장 영항력이 큰  단체의 하나인  전국총기연합회는 발빠르게 대처하고 나왔다.  미 전국의  10만명 교사들에게 총기사용과  휴대 면허에 대해서 교육과 지원에 나선것이다.   유타주에서도  2백명의 교사들이 총기훈련 프로그램을 마쳤다. 

이들은 교사들이 무장을 하고 있었다면  코네티컷의 초등학교에서  6살, 7살 아이들이 20명까지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범죄현장에서 가장 빨리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무장돼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바야흐르 서부활극   ‘OK 목장의 결투’,  ‘하이누운(High Noon)’  의  시대가  다시  오는 것이다.  

오하이오주에서는 숨긴 총기 휴대면허증이  9백명에게 발급됐고 이중 73%가 교사들이다.   이들 총기면허 교사들중  40%가 여성이다.   

교실내에서의  교사들 총기휴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교사가 경찰의 역할까지 할 수없고, 또다른 총기폭력을 초래할 수있다며 ,   학교내 총기휴대를 반대하는  법제정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총기휴대 교사들은 “법의 개정에 대해 상관않는다. 나는 학생들과 나를 지키기 위해 교실에 총을 휴대하고 들어갈 것이다.” 라는 신념을 주장한다.  조지아 주 의회는 교사의 총기휴대를  허용하는 입법에 나섰다.  학교내 뿐만 아니라 통학버스에서도 교사들의 총기휴대를 허용키로 하는 법안이다.   교사들의 총기휴대를 꺼림직해  하는 캘리포니아 주등은 학교마다 무장경찰들을 배치하기로 했다.

오바마정부가  들끓는 총기규제 논란에 대해  서둘러 법안을 들고 나왔다.  바이든부통령은 지난 목요일 발표를 통해  총기와 탄약 판매및 사용에 대한 강력한 규제, 정신병력자에 대한 총기구입 규제,  그리고  영화, 비데오등의  연예 프로그램에서의  폭력 이미지 규제등을 골자로 하는 것이다.

지난주  로스엔젤레스 카운티 온타리오에서 열린 총기쇼( 대형 총기도매 소매장)에는  총기를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총기규제법이 시행되기 전에 총기를 사두자는 심리에서이다.   다음주의 총기판매는 더욱 기록적일 것이다.   총기살상과 규제, 그에 따른  총기 사재기의 악순환,  그리고  몸 어딘가에  총기를 휴대하고 다니는 미국인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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