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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의 횡재와 기부, 저주와 축복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2-11-29 17:05

로터리 잭팟을 터뜨리려면? “티켓을 사라”

많은 사람들이  잭팟을 꿈꾸지만 이들 꿈꾸는 사람들 중 실제로  티겟을 사는 비율은  5%도 안된다고 한다.  “내가 되겠어?” 라는  생각때문이다.     

이번주  미국최대의  파우어 볼 로토 잭팟이 5억7천9백90만   달러로  미국 로터리 역사상 두번째로 큰 숫자를 기록했다.  미국이 온통 로토 열기로 휩싸였다.   지난 목요일 추첨을  앞둔 수요일에는 분당  13만달러씩 티겟이 팔렸다.  이 파우어볼 게임은 캘리포니아에는 해당이 되지않아 (캘리포니아는 수퍼로토, 메가로토가 있다)  많은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주경계선을 넘어 아리조나에 가서 티켓을 샀다.   캘리포니아 주복권국도 이번의 열기를 감안해 내년부터 파우어 볼 로토게임을 도입한단다.

이  파우어볼  로토 당첨티깃이 두 곳에서 나왔다.   미주리주와 아리조나주에서  팔린 티겟이다.  이 티켓의 주인공들이  각각 개인이라면(단체구입이 아니고)   5억7천9백90만달러를  반씩 나누어 가진다.  현금으로 수령할 경우  3억7천9백80만달러를  둘로 나누어   약 1억8천만달러씩 가지게 된다.  이 돈으로 무엇을 할까?  꿈만 꾸어도 행복하겠다.

당첨티켓이 두 장 팔렸다는 소식에  수백만 로토게임자들이  질투(어떤 이는 분노)와  한탄의  한숨을 터뜨렸다.  우선 티켓을 사지 않은 사람들의  심정부터 알아본다.   깜박 잊고 로토 티켓을 구입하지 못했거나,  혹은  자기통제를 통해    로토 열기를 외면한 사람들은   주변에서 몇십달러 혹은 몇백달러씩 로토를 산 사람들보다 덜 원통했다.   티켓을 사고  6개 번호를 맞추어간 수백만명의  사람들은 한번  더 씁쓸함, 비참함을 맛보았다.  이번 잭팟 당첨 확률은 1억7천5백20만분의  1의 확률이다.    잭팟 당첨은 축복인가,  저주인가?

 “로토에 당첨된 순간 탐욕이 만족되는 것이 아니고,  절제할 수 없는   탐욕이 시작됐다”  2002년   3억천말달러  잭팟  당첨자의  말이다.  .   이 남자는 그후  손녀가 마약과다복용으로 숨지고,  부인과는 이혼을 한다.   이 당첨자는 한 TV인터뷰에서  “그 티켓을 차라리 찢어 버렸어야 했는데 …”라고  후회했다. 이같은 예는 여러 당첨자들에게서 나타난다.  

과연  ‘잭팟당첨은 당신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까요?’   이번 억, 억 로토게임에  지거나,  아예 티켓을 사지 못해 후회하는 사람들을 위한 화두이다.   우선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의 논거를 보면, 첫째,  ‘모어 머니 모어 프로블럼’ -  돈이 많아지면 문제도 많아진단다(그렇더라도  한번  돈이 많아 봤으면 하는 것이 보통사람들의  바램).   플로리다에서의 연구에 따르면   로토 당첨자들이 파산신청을 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통계를  들고 있다(보통사람의 두배정도 높다).   켄터키대학,  피츠버그대학등도 2009년 비슷한 자료를  발표했다.                                                               

둘째,  잭팟 횡재보다는 안정된 월급의 행복감이 더 오래 간다라는 주장이다.   횡재 잭팟으로 인한 행복감은 단시간내에 크게 뛰어 오르지만 , 안정된 월급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 사람보다 는 행복지수가  낮다라는 통계를 제시하고 있다.

이번에는 “로토당첨은 행복과 연결된다”는 주장이다.                                                                                                                     

2006년 영국의 로토당첨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연구에 따르면 이들 당첨자들의   정신건강은 상당한 수준으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플로리다 연구에서  15만달러 미만의  당첨자들의 파산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  백만달러 이상의 당첨자들에게는 이 파산률이 해당이 되지 않는다.  비슷한 연구결과가 영국에서도 나왔는데  당첨금액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높을수록  돈이 바닥나거나  파산할  확률은 거의 없어졌다.

결론은 이렇게 나왔다.  로토당첨자들의 대부분은  만족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평소에  생활이 불안정하고,  믿지 못할 사람들 틈에서 살고 있고,  재정적 곤경에서 지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횡재돈이 많은 문제들을 야기시켰다.  그러나 평소 생활이 충실하고,  돈관리에 신중하며,  주변사람들과 안정된 관계를 가지고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로토당첨이  행복을  몇배로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했다는 것이다.  

횡재가 문제가 아니었고,  횡재를 관리하는 사람이 문제였던 것이다.

연말이 되면서 멕시코로  봉사활동을 떠나는 한국유학생 그룹들이 있다.  이들은 푼돈을  성금으로 받아   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러 떠난다.

한때  영화배우로 날리다가   로스엔젤레스에 와서  박스보이등 밑바닥 일들을 하며 이민 삶을 살고 있는 한지일은  2주동안 받은 봉급  9백 달러를  톡 털어서 연말 ‘사랑나누기 바자회’에  기증했다. 

로스엔젤레스의  한  한인 마라톤 클럽은 성탄을 맞아 히스패닉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검진 행사를 실시한다.   지난주  로스엔젤레스의  저명한  한 심장전문의는 모교 서울대학교와 모국의 의료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30만달러를 기증하면서 타운에   화제가 됐다. 

언론보도를 극구 사양한 그의 인품도 알려졌다.   이런 사람들이 로토에 당첨된다면  본인은 물론 이웃 어려운 구석들이 많이 밝아질 것이다.

 바람둥이 배우 신성일에게 평생을  속썩이며 살았다는 부인 엄앵란씨는 최근 한 TV쇼에서  “사랑을 받는다고?  무슨 얼어죽을 놈의 사랑을 받어.  사랑은 오로지 주는거야.” 라고 그녀의 사랑철학을 일갈했다.  그녀는 남편에게  속아온  사랑을,  이웃에게 주는것으로 재정의  했다.  

받는것이  축복인지 저주인지는  받는 사람의  역량에 달렸지만,   주는것이 축복인 것은 확실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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