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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엔젤레스는 강남스타일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2-08-20 10:09

배우  한예슬이  로스엔젤레스 코리아타운 커피숍에 등장했다.  냉커피를 마시면서  손님들과  얘기도 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어머니 김인자씨가 운영하는 ‘카페베네’의  판촉을 위해서다.  한국에서 고급 커피숍으로  알려진  카페베네가  뉴욕에 이어  지난주  LA 코리아타운에도  첫 선을 보였다.   우아한 조명, 럭셔리한  실내장식과 함께,   문화공간을 표방하며  한쪽벽 전체를  서가로  만들었다.   랩탑을 두드리고,  책을 읽으며  나혼자만의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도 있고 ,  신나게 수다를 떨면서,  한예슬 수준으로  자신을 포장하며  아침시간을 때우는   아줌마들도 있다.   

LA코리아타운은  지난 수년간 촌티를  확 벗고 있다.   한국에서  코리아타운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코리아타운을 한국의  소도시 거리 수준으로  생각했었다.  이제는 다르다.   각종 매장들이  규모나 스타일 ,   내용면에서 한국 강남의 고급 점포들과  견주며,   LA와 오렌지카운티의  코리아타운을 메우고 있다.  
한국의 대표 커피숍을 표방하며  스타벅스에 도전한다는 탐 앤 탐즈 커피숍은 코리아타운에만  6개 점포가 오픈했다.    좁은 공간,  딱딱하고 불편한 의자의  스타벅스에 비해,   탐 앤드 탐즈는 널찍한 매장,  끼리끼리 모일 수 있는 간막이  좌석들,  안정된  의자들로 고객들을 편안하게 한다.  커피값도 스타벅스에 비해 훨씬 싸다.   한인노인들도 더 이상 맥카페(맥도날드 햄버거),  칼카페(칼스 주니어 햄버거)에 가서 멕시칸 종업원들의 눈총을 받으며  죽 칠 필요가 없어졌다.
미국인  젊은이들도  싼값에 이런 고급커피숍에서  책과  랩탑을 펼치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데 놀란다.   발을 들여본  미국인들은  다시 찾을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한국의  유명 골프의류인  ‘루이까스텔’ 이 코리아타운 웨스턴가에 오픈했다.  미국 골프복의  팔과 다리가  길어 사이즈가  잘 안맞는 한인들에게 루이까스텔 오픈은 또다른 선택의 기회이다.   서울 보다는  검소한  코리아타운 소비자들을 겨냥해     한국보다  가격을 낮게  책정했다고 한다.   미국골프가  한국처럼  비싼  사교성  운동이 아니라서,  이들 고급  골프의류들이  잘 팔릴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그러나   남가주에  날로 늘어나는  기러기 엄마들의  골프열기가   뜨끈하기 때문에, 이들을 포함해서   충분한  수요가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분석이다.

한국에서  3,150개의 점포가 운영되는   유명 빵집  파리바게뜨는 2005년  LA 코리아타운에   처음 진출했다.   현재는  미국전역에  21개의 점포를  오픈했다.  이들 점포들은 눈에 보이지 않게 미국의 빵문화를 바꾸었다.   담백하고  다양한 맛의 한국식 빵 맛이  미국의  설탕덩어리  도너스 문화를 밀어내고 있다.  아침이면  매장내에서  바구니를  들고 빵을 담는 백인, 멕시칸등 타인종들을  많이 목격하게 된다.  파리 바게뜨는  중국에  96개 점포를 오픈했단다.   2015년까지 전세계에  천개 매장을  오픈 예정이고 , 미국에도 수십개가 더 오픈하게 된다.   한국식품산업의 미국진출은  현대자동차나 삼성 TV, 셀폰 그리고 한국드라마와  소녀시대에  뒤지지 않는  새로운 한류 선풍이다.

한국에서  로스엔젤레스로 진출한  한국 업소들의 특징은 내부 장식이  세련되고 럭셔리하다는 것이다.   창고식의 옹색한 도너스가게나  커피점에서 속성으로  서비스를 받던  LA한인들,  그리고 백인, 흑인, 멕시칸등 다른 인종들은  코리아타운 한국식 업소들의 우아한 서비스에   매료된다.   한국의 거대자본으로 밀고 들어오는 대형 업소들에  이곳 로칼 업소들은 다른 방향으로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    LA 토종  로컬 업소들은  특히  실내장식과  규모 면에서 이들   한국발 대형 프랜차이즈 업소들과 겨루어야 한다.   싸이의  신들린  춤과 노래로  한순간에   국제적 브랜드가 돼버린   ‘강남스타일’과  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로스엔젤레스에서  음식비즈니스를 새로 오픈하려면  동종업이  한국에서 진출해 오는가를  먼저  조사해야 한다.  아직 이곳 개인 자본으로는 한국산  강남스타일 과  맘먹기가 부담스럽다.

 로스엔젤레스 토종 으로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브랜드도 있다.  요구르트 전문 프랜차이즈  ‘요거랜드’이다.   요거랜드는  미국에만  189개  점포가 있다.   매장도 대부분 미국내 대형멀,  혹은 고급 쇼핑센터에 입주해 있다.   멕시코와  괌에도 진출했다.    손님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요구르트  맛을 골라서,   스스로  먹고 싶은 만큼   짜내고,  과일등의 탑핑을  얹어 계산대에  올린다.    종업원은  계속 돈만 받으면 된다.  가게사이즈에  따라 다르겠지만  두세명의 종업원이면  충분하다.  이것처럼  편안한  장사가  없다.  더운 여름날이면  이 요거랜드 가게를 빙 돌아  늘어 선사람들을 보게된다.   젊은 필립 장 사장의 입신 성공은  한인 비즈니스 업주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1980년대  중반  미국에  첫발을 디뎠을 때,   한국의 시골 식당같았던  한인타운내 업소들은 지난  몇년 사이에  싸악  옷들을 갈아 입었다.   타인종 손님을 모시고  자랑스럽게 다닐  운치있는 식당,  카페들이  많아졌다.  한국 강남의 원조들을 대접할 기회가 있었다.   업소에 들어서면서 코리아타운에도 이런 곳이 ?  내심  놀라는   표정들 이었다.      2012년 8월18일 LA통신 김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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