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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 - “꼭 한인후보만 찍어야 합니까?”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2-06-09 17:05

캘리포니아주 전역에서 지난 65일 선거가 치러졌다. 예비선거라고 불리우며 11월 본선에 앞선 후보 걸러내기 예선전이다.

공화당, 민주당에 상관없이 전체 후보들 중에서 1,2 위만 가려내 11월 본선을 치르게 하는 것이다. 한인경제력이 커지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한인들의 출마도 크게 늘었다.

로스엔젤레스 인근에서 이번 예비선거에 나선 주요 한인후보들을 추려보면 45지구 연방하원에 도전하는 강석희 어바인시장, 31지구 연방하원직 도전 저스틴 김, 오렌지카운티 공화당 중앙위원직의 68지구에 출마한 최석호 어바인 시의원, 65지구에 도전한 스티브 황보 라팔마시의원, 사무엘 한 씨등이 있다. 11월 본선에는 예비선거를 거칠 필요가 없는 각종 선출직에 더 많은 한인들의 이름이 출마자로 오를 예정이다.

우선 이번 선거결과를 보면 45지구 연방하원직에 나선 강석희 어바인시장이 33.3%, 27,683표를 얻어 2위를 차지하며 11월 결선이 확정됐다. 현역의원인 존 캠벨 공화당의원이 51%, 40,362표로 1위를 차지해 강석희후보와 결선을 치르게 된다.

연방하원 제 45지구는 공화당세가 강한 오렌지카운티 부유층 지역이다. 이번 예선에서도 공화당 후보들이 여럿 나와 서로 표를 가르며 1위의 존 캠벨의원이 51%, 3위의 존 웹 후보가 16%씩 나누어 가졌다.

이들 공화당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67%에 이른다. 민주당 후보인 강석희시장은 민주당 유권자가 전체유권자의 29%에 불과한 이지역에서 33%의 득표를 하며 선전을 했다. 그러나 11월 본선에서는 승리를 전망하기는 힘들다.

31
지구 연방하원의원 호보로 나섰던 저스틴 김후보는 13% 득표율로 4위에 머무르며 결선행에 실패했다. 저스틴 김은 민주당후보로 나섰지만, 공화당 강세지역인 이곳에서 두명의 공화 후보들이 각각 27%25% 득표로 1, 2위를 기록하며 11월 결선에 올랐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제4지구 공화당 중앙위원회 위원직에 출마한 제임스 나 치노밸리 교육위원은 27%의 득표율로 결선진출에 성공했다. 오렌지카운티 공화당 중앙위원직에 출마했던 최석호 어바인 시의원, 스티브 황보 라팔마시의원, 사무엘 한씨등은 모두 낙방했다.


가장 관심의 촛점이 되는 후보는 45지구에 출마한 강석희 어바인시장이다. 이민1세로서 미국정치에 입문해 어바인 시의원을 거쳐 시장을 연임하면서 이지역에 탄탄한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다. 게임은 이제부터라는 것이다.

한인들이 흔히, 그리고 쉽게 도전하는 동네 시의원등은 정치인이라기보다 자원봉사자 수준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들 동네 시의원, 교육위원들은 본업은 따로 있고 시의원 근무로 받는 봉급은 기본임금 정도 수준이다(로스엔젤레스 시장이나, 시의원들은 풀 타임 프로정치인들로서 수준이 다르지만). 연방하원의원 도전은 이같은 동네 골목대장 벼슬에서 벗어나 미국 주류 정가에 국회의원으로 깃발을 올리자는 것이다.

과거 김창준의원이 LA카운티의 온타리오, 다이아몬드바 지역에서 출마해 당당히 미국 국회, 하원의 연방의원이 됐다. 김창준의원은 지역구 주민의 절대적인 지지로 3선의 관록을 세웠지만, 보좌관의 배신과 밀고, 이 보좌관을 앞세운 LA타임즈의 집요한 김의원 타도 캠페인에 결국 패퇴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가 지역구에 이루어 놓은 업적은 대단했다. 그의 대학 전공과 비즈니스 경험을 십분 발휘하며 특유의 카리스마로 이지역 온타리오공항 유치, 물류 중심지로서의 지역개발등을 이루었다.

그에게는 다소 괴퍅한 점이 있었다. 한인들을 피해 다녔다. 그가 연방하원의원에 출마할 때도 한인기자들은 그의 존재에 대해 잘 몰랐다. 연방하원의원에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을 때 도 그는 몰려드는 한인기자들을 피하려고 했고 , 억지로 따로 구석 에 가서 기자회견을 했다.

당시 우리 한인기자들은 김의원을 고깝게 보기도 했다. 그의 신조는 뚜렷했다. “나는 한인을 대표하지 않고 지역구 주민을 대표하는 사람입니다.” 실제로 그의 당선파티장이나 , 지지그룹, 캠페인 봉사자들 중에 한인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이 백인들이었다. 행사장에 한인기자들이 몰려오면 그는 싫은 기색을 노골적으로 했다.

재력이 있는 한인 두사람 정도가 그를 돕고 있었지만 그들도 공식석상에는 얼굴을 나타내지 않았다. 백인, 공화당 지역주민이 그의 지지 기반이었다. 그는 또한 성공한 기업인 으로서 재력도 있었다. 지금은 미국정가를 떠나 야인이 되어 가끔 정치자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전성기 시절 김의원의 정치 철학은 옳았다. “백인등 미국인 지지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한인 밀집거주지역에서의 동네시의원 선거는 투표율이 20%도 안되는 상황에서 한인들 몇백명 몰표만 있으면 당선이 손쉽다. 그러나 로스엔젤레스시, 카운티, 주의회, 그리고 연방차원의 선출직으로 나서려면 먼저 주류사회에서 지지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최근의 한인 정치지망생들이 한인사회에만 매달려 얼굴내미는 모습은 안스럽다. “한국인은 꼭 한인후보만 찍어야 합니까? “ 이들에게 식상한 유권자들의 말이다.

대부분 한인후보들은 검증이 전혀 안된 상태에서 무조건 한인의 몰표를 당연시 한다. 공화당인지, 민주당인지 , 북한핵은 어떻게 보는지, 종교관, 재정은 어떤지…낙태, 동성결혼, 안락사 등 미국인들이 검증의 잣대로 놓는 이슈들에 대해서도 이들 한인후보들의 신조가 무언지 알수가 없다. 유력한 한인후보를 발굴하고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인이 아니더라도 지역구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실력있는 백인, 히스패닉, 흑인정치인들을 한인들이 키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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