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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봉지, 그리고 LA에서 할 수 없는 것들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2-05-26 14:24

마켓에서 먹을  거리를 카트에  가득 실을  때 플라스틱봉지는 필수품이었다.    

냉장고에,  부엌 캐비넷에    찬거리를 채워 놓고  남은 플라스틱봉지는  쓰레기 봉지로  다시 사용됐다.  아이들 도시락에 물이 새지  않도록  사용됐고,  선물꾸러미나,   얼음주머니로도  쓰였다.  

마켓에서 물건을 담아 온 플라스틱 봉지만큼  재활용이 잘 된 일회용 소비재도 드물다.   정들었던 이 플라스틱 봉지가  로스엔젤레스에서는 이제 자취를 감추어야 한다.   로스엔젤레스 시의회는 5월23일   수요일   찬성13,  반대 1의 투표로  모든 마켓에서의 플라스틱 봉지 사용을 금지키로 했다.   

플라스틱봉지를  전면 금지하는 미국의  첫  대도시가 됐다.  플라스틱봉지 제조공장들의 직원들이 목을 걸고 반대했지만,  환경보호단체들의 엄포지원을 받은   이 안은  일사천리로 시의회를 통과했다.  민주당이나,  환경단체쪽의 이념이  강한 시의원들이 시의회를 장악하고 있던 것도 한 이유이다.   

플라스틱봉지가 버려지면 결국 모두 하수구등을 통해 바다쪽으로 밀려와서  해양오염의 주범이 된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앞으로 마켓등 플라스틱 봉지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업체들 중 대형마켓은  6개월,  소형마켓은 12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치면서 플라스틱봉지 사용을 금하게 된다.  고객의 입장에서  봉지가 필요할 경우 고객은  종이봉지를  10센트에 사야한다.   

한인 쇼핑객들은  플라스틱봉지를 대신하기 위해  차트렁크에  대형박스나 봉지들을  준비하고 다닌다.  생선이나 고기등 물이 흐르는 식품들이 차 를 더럽히는 경우를 종종 경험했기 때문이다.  

환경보호론자들, 자칭  진보주의자들의   입김이 거세지면서 로스엔젤레스,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각종 금지안에 생활습관을  맞추어  가야 한다.   그중  흡연자들이  가장  많이 핍박(?)을 받으며  고생을 한다.  

베벌리힐즈에서는  레스터랑  바깥 쪽 에서도 흡연이 안된다.  샌타모니카에서는 비치에서 흡연이 안될 뿐 아니라  아파트나 콘도의 공유시설에서도  일체 흡연이 안된다.  로스엔젤레스 북쪽의 부촌 캘라바사스시의  경우 실내, 실외에 상관없이  모든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금지됐다.  최근 한국 유학생들이 많이 몰리고 있는 칼스테이트 풀러튼 대학에서는 모든 캠퍼스에서 금연이다.   앞으로  캘리포니아에서는 아파트나 콘도등의 실내,  즉  자신의 거주지 안에서도 흡연을 할 수 없는 법안이  성사단계에 와 있다.  

캘리포니아 정부는 개인의 식생활에도 깊이 관여한다.  모든 고등학교  카페테리아에서 포테이토 칩의  판매를 금지했다.   비만방지를 위한 법으로서 매일  학생들이 168칼로리 섭취를 줄인 효과를 냈다고  홍보하고 있다.  학교내에서 콜라등의 소다판매 금지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되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학교에서 먹지 못하는 것을 결국 집이나 상점에서 보충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캘리포니아에서 중국인들이  산 채로 즐겨 먹던 오리,  거위의 간도  오는 7월1일부터 는 식용이 금지된다.  거위 간  식사가 동물애호단체들에 의해서  동물학대 행위로 규정됐기 때문이다 (비데오를 보면 끔찍하다).

플라스틱 봉지 사용금지에 성공한 환경보호단체들은 이제 모든 종이 봉지의 사용도 폐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종이봉지를 만들기 위해 나무가 베어지고 있고,  숲이 사라지면서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는 이유때문이다.    

이같은 정책이 시행되면 고달픈  계층은  항상 가난한 서민들이다.   차량이 없어 마켓으로  걸어가 물건을 구입해야 하는   사람들은 비닐 봉지가 없으면  물건을 어디에  담아  올지 고민이다.   이 사람들은 따로 캐리어나 작은 달리들을 구입해 끌고 다녀야 한다.   요즘은 가난한 멕시칸  일가족이   마켓에서 구입한  물건들을 어린 자녀들과  함께  박스에  이고 지고  걸어가는  광경들을 자주 본다. 

플라스틱 봉지, 그리고 종이봉지 금지에 성공한 후  환경단체들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아마 모든 공책과 책의  사용금지안을 들고 나올 것이다.  컴퓨터로  모든 문자를 기록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이미  초안은  컴토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미국에서 두번째로(첫째는 뉴욕)  가장 비싼  개스값을 지불하며 차량을 운행한다.  현재 갤론당 4달러 50센트정도이다.  이중  세금은 67센트이다.  15갤론을 넣
으면  10달러 정도를 세금으로 냈다고 생각하면 된다. 

타주에 비해 세금비율이 높기도 하지만   자동차 배기가스 오염방지 기준이 가장 높기 때문에  이 비용이 개스값에 추가된 이유도 있다.  역시 환경단체들의 막강한 영향력 때문이다.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개스값을 감당하면서도, 미국내   석유생산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도 역시 환경단체들의 저항 때문이다.  

아름답고, 깨끗한 환경, 우거진 숲 속에서 건강한 공기를 마시고 사는 환경 은 거저 오지를  않는다.  많은 댓가를 치러야 하고 우리가 가진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  플라스틱 봉지와 종이봉지를 포기하고,  담배 한모금 빨기 위해  시를 옮겨 다녀야 한다.   주민을 통제하는 정부는  주민이 조금  흐트러진  자세로 살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이 캘리포니아 정부가 이번 여름에 또하나 ‘못하게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동성연애자들이  스트레이트(정상 )로 바뀌도록  상담치료하는 심리치료를 금지하는 법이다.  게이들을 건드리지 말라는 것이다.   LA남쪽 토렌스 지역구의  민주당 소속  테드 류 주상원의원에 의해서 상정됐다.   정부의 권력이 커지면  개인의 모든 일상생활이나 규범을 법으로  간섭하려  하는 갑갑함이 생긴다.          

2012년 5월 26일  LA 통신  김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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