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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계절 – 입양한인의 꿈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2-05-11 14:50

로스엔젤제스는 선거의  철이다.  

6월 5일   미국 예비선거와  5월19일의 한인회장 선거를 맞고 있다.    LA한인들은  한국선거에는 관심들이 많지만 이곳 미국선거에는 관심들이 별로 없다.  드라마 같이 흥미진진한 한국선거에 비해 미국선거는 싱겁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  6월  미국 예비선거에 한인들이 관심을 두는 것은 몇몇  유력한 한인후보들이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예비선거를  통해 상위  2위권에  드는  후보들이 11월  본선에서 겨루게 된다.   오픈 프라이머리라고 불리우는 이 예비선거는 당적에 상관없이 최다 득표자 두명이 11월 6일 의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주요 한인 출마자로서,  거주환경이 미국에서 몇번째 꼽히는  어바인 시의  강석희시장이  45지구 연방하원의원에 민주당후보로 도전장을 냈다.    LA동쪽의  안식교회  도시인 로마린다를 중심으로 하는 31지구 연방하원의원 에  출마한 젊은 정치지망생   저스틴 김검사는  화려한 학력과 관료경력을 앞세우고 역시 민주당 후보로서 뛰고 있다.

LA한인시회의 대표 정치인으로 꼽히는 강석희 어바인 시장은 이민1세임에도 불구하고 성실함으로 어바인시민들의 인정을 받았고, 한인밀집지역의 몰표가 그를 지켜왔다.  그러나 시장선거와는 달리 45지구 연방하원 선거는 어바인 인근의 다른 많은 도시들을 포함하고 있다.

대부분 도시들이 부유하고 보수적인  성향의 백인 공화당 표밭이다.   45지구 전체유권자의 45%가 공화당,  28%가 민주당이다.  공화당의  현역 연방하원의원  존 캠벨이   선두주자이다.  그는  군대내  게이에 대한  공화당 정책을 지지하지 않아 공화당 지도부로부터 인준을 받지 못했지만 지역내에 탄탄한 지지기반이 있다. 

선거자금도  캠펠이 110만달러, 강석희가 19만 4,700달러를 모았다.  강석희시장은 부족한 선거자금을 가가호호 방문 전략으로 충당하고 있다.

31지구 연방하원의원에 출마하는 저스틴 김 연방검사는 예일법대 출신으로 연방법원, 연방상원등  젊은 나이에 입법, 사법, 행정부를 두루 거친 유망주이다.   서울공대 출신 아버지가 서울대 동창회의 지원을 끌어내 아들을 돕고 있다. 현역 게리 밀러의원에 비해 선거자금이 많이 부족하다.  

출마자들중에서  한인들의 관심을  받는 조용한 후보가 있다.   로스엔젤레스시 소방국의 에밀 맥 부국장이다.   13지구 시의원에  출마한 에밀 맥 부국장은 입양한인이다.   한국전쟁중에 고아원에 보내졌고  흑인가정에 입양돼 로스엔젤레스에서 자랐다. 

흑인 어머니가 그를 훌륭히 키워내  로스엔젤레스시 소방국 제2인자의 위치에 올랐다.  20여년전  소방국에 근무하는 그를 처음 만났 을 때 들은 말이 아직도 남아있다.   “팔힘이 좋아야  해요.”  소방요원이 되는 필수조건의 첫번째가 학력, 경력등이 아니고   튼튼한 상체,   특히 어깨와 팔 힘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거운 호스를 끌고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4 29 LA폭동도중  화재진압과 인명구조를 위해 코리아타운을 달리면서 한민족이라는 동족의  혼을 처음  만났다고 한다.   “이사람들이 도움이 필요한 내 민족이구나.”  그는 고아로서 버려진 자신이  미국 입양아로서 받은  축복에 감사해  딸 미아도 한국에서 입양해 왔다.  

2년전  갓난 입양딸을 안고  싱글벙글 웃으며 LA공항을 나오는 그의 모습은  한국의  TV에도 방송이 됐었다.   당시 한인입양을 원하는 부모의 나이가  45살 이상이면  입양이 불가능한 한국법이  있었다.  에밀 맥 부국장은 담당 보건부 차관을 만나는 등 각고의 노력으로  ‘입양한인을 원하는 부모가 한인일 경우 부모의 연령제한을 두지 않는다’라는 새 규정을  얻어냈다. 

이 규정으로 인해 필자의 사촌동생도  1년전 한국에서 4살된  입양아를 데리고 올 수 있었다.  입양수속은  3년전에 시작했지만 위의 규정들에 묶여 고생을 하던 중 에밀 맥 등의 노력에 혜택을 받은 것이다.  

에밀 맥의  LA시의원 출마변은 옛날  ‘팔뚝이 튼튼해야’ 처럼 간단하다.  “ 마음이 아파서”이다.   한국말이 서투르지만  그는 영어가 서투른 한인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이 안되는 것에 여러번 속상했다고 한다.   한인들에게만  매달리는 어떤 한인 후보들과는 달리 그의 지지층은 주류사회의 다양한 민족과 직종 커뮤니티이다.

입양한인으로서 미국이 키워낸 대표적 정치인으로 신호범 워싱턴주상원의원이 있다.  그는 1935년생으로 서울역 앞에서 거지로 살아가던 중 미군의 하우스보이로 일하다가  그  미군에게 입양됐다. 

한국을 떠나면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했지만 성공한 기업인,  주하원의원에서 주상원의원에 이르는 훌륭한 정치인이 된 후 한국땅을 밟는다.   미국인 양부모는 학교입학 시기를 놓친  신호범을 직접 가르치며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게 하고 무엇보다도   신실한 기독교인으로서  키워냈다.  한국에서 그는 ‘건축자들이 버린 못쓰는 돌’이었지만  미국의  유권자들은 그를  유력한 다선의 정치인으로 키워냈다.  에밀 맥에게도 이런 꿈이 이루어질지.

예비선거에 앞서  로스엔젤레스 한인사회에서는 5월19일  제31대 한인회장 선거가 실시된다.  신기한 것은 대대수 한인들이 한인회장이라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한데 정작 출마 당사자들은 거의 그들의 인생을 걸고 선거전을 벌인다.  과거 선거때마다  잡음과 선거후유증으로 몸살을 치르는 한인회장  선거가 이번 31대에서는   깨끗한 결말이 나주기를 한인들은 기대한다.

로스엔젤레스 말고도  뉴욕주에서는 3명의 한인이 뉴욕주의회에  도전하고 있다.  한인 최초로 미국 하원에 진출했던  김창준 연방하원의원의 뒤를 이을 인물이 이번 예비선거에서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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