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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살인 기록의 오명을 벗으려면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2-04-07 16:05

조그만 기독교 신학대학, 간호학교도 같이 운영,  아시안이 총격 , 5명, 6명, 7명  사망자수는 시시각각  늘어난다.  북가주 샌프란시스코과 이웃한   오크랜드에서  4월2일 월요일  오후에 들려온 브레이킹 뉴스였다.  첫 뉴스를 듣는 순간  그같은  유형의 학교라면  한인학교일 것이라는 불길한 확신이 들었다. 

아니다 다를까  총격살인자는  고수남.   43살 코리안 아메리칸.    7명이  죽음을 당했다. 

학교의 정식이름은 오이코스신학대학.  오이코스란 그리이스어로 가족, 가정이라는 뜻이다.   오크랜드국제공항 인근에 있다.   처음에 비영리단체로 신학대학을 차리고  영어학교를 만들어 미국에 오려는  한국사람들을 입학시켰다. 

미국의 경기불황과 맞물려  인기를 끌기 시작한  간호 직업학교도 차렸다.   최근에는 한의사학교도 첨가했다. 

이같은 사립직업학교의  감독은 교육부에서 소비자국으로 넘어간바 있다.   소비자국에 따르면 이 학교는 신학과 음악학위 학사 수여자격에서 점차 발전해 신학은 박사학위까지,  음악은 석사, 한의학은  석사,  그리고  LPN 간호사 자격까지  주는 학교로  커갔다. 

샌프란시스코  세퍼드 유니버서티 ,  주찬양 한인교회가 같은 주소와 전화번호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약 107만달러의 수입, 96만달러의 지출을  보고했고 대부분은 수업료 수입이다.  한인뿐만 아니라  동남아와 인도, 아프리카등의 이민자들이  이곳을 찾아 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직업준비를 했다. 미국에서 자라난 한인들도  간호사자격 취득을 위해  등록을 했다.

고수남.   1990년 22세에 이민을 왔고,  2000년에 미국시민권자가 됐다.  올해 1월에  간호학교에서 퇴학을  당했다.   4월2일  이학교를 찾아가  한인행정관을  노렸으나 당사자는 자리를 비웠고,  사무실에 있던 필리핀 직원  캐롤린 팅이  살해됐다.  

고수남은  사무실 옆의 간호학교 클래스로 들어가 교실에 있던 학생들을 일렬로 세우고 한사람씩 총격살해했다.  꿈을 키우던 요람은 순식간에 참담한 비극의 현장으로 바뀌었다.  고수남의 형은 1년전 군사훈련도중 사망했다.

어머니도 한국으로 돌아간 후 사망했다. 버지니아에서 1300달러  렌트비를 체납해 퇴거당한 후 오클랜드로 왔다. 세금체납 2만3천달러. 

그러나  이런 모든 상황들은 고수남개인의 문제일 뿐,  열심히 살려는 생명들을 무참히 파괴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   학생대부분인 여성인 간호 클래스에서 어울릴 수가 없었단다. 이것도 고수남 개인의 문제일 뿐  분풀이 대량살인의 이유가 될 수 없다. 

고수남은 살아남아 지난 수요일 법정에 출두했다.  왜  살았을까.  죽일   분노는  있어도,  죽을 용기는 없었다.  

이제  죽은 사람들이 누구인가를 보자.  
캐롤린 팅,  24살.  2007년 필리핀에서 이민왔다. 가족부양을 하면서  8개월전 학교에서 사무직일을 시작했다.   남편은 아직 필리핀에 있다.  교회에 다니면서 항상 남과 나누는 것을 좋아했다.  두살짜리 아들은  친척들 사이를  뛰어다니며 사람들이  왜 우느냐고 묻는다.    

리디아 심,  21살.  꿈많고  아름다운 한인 딸이다.  스탠포드대학에 가려고 했지만  간호사가 된 뒤에  스스로 학비를 마련해  소아과 의사가 되고자 했다.  교실에서 가장 인기가 있어 리디아가 나타나면  모두들 그녀 옆으로 뛰어왔다.  항상 주변에 웃음을 주었다.  헤이와드 한인침례교회에 다녔다.  사진 속의 리디아의  모습은 너무 밝고 아름답다.  모두들 리디아의 죽음에 할말이 없다.

그레이스 윤혜 김,  23살.  그레이스의 죽음에  페이스북의 776명의 친구들은 눈물바다가 됐다.  2007년 푸트 하이스쿨을 졸업하고  BJ 레스터랑,  브루하우스에서 일하며 대학진학의 꿈을 키웠다. 

일과  간호사 공부에 힘들었지만 주변을 웃기고,  활달한 젊은 꽃이었다.  수요일 있었던 장례식에 그레이스의  많은  친구들은 그녀의 사진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었다.  그렇게 죽기에는 너무 젊고 아름다왔다고 말한다.   그레이스는 총격 이틀전 페이스북에  “누구나 시작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강한 자만이 끝까지 간다” 고  적었다.

체링 린징 부티아, 38살.  유일한 남성 희생자이다. 인도 히말라야 의 작은 마을에서 왔다.  밤에는 묘지관리인, 공항식당  청소부,  인도식당 웨이터로 일하면서 간호사공부를 했다.  체링은 전세계를 다니며 살아왔다.  페이스북에는 그의 죽음을 접한  각국의 친구들이 애도의 글을 올렸다.  그는 모험과 탐험을 즐기며  지구 곳곳을 돌았고 , 스스로 자신의 몫을  늘려가려고 살아왔다.

소남 최돔, 33살.  티벳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망명지였던   인도 다르암살라에서 2년전에 왔다.  그의 부모는 달라이라마와 함께 티벳을 빠져나왔고  소남은 티벳 교육부에서 5년을 근무했다.  디르암살라의 티벳 정부는  지난 4일 소남을 위한 기도를 위해  반일 조기를 걸었다. 그녀는 티벳고아들을 위해 헌신해 왔고,  남편은 총격당시 인도로 출장중이었다.

주디스 세이모, 53살.  세금 분석사로 일하다가 간호사 직업을 추가하기로 했다.  두남매중 딸이 이번에 경영학석사를 딴다고 졸업식참석을 준비하며 즐거워했다.

도리스 치부코,  40살.  나이지리아에서 2002년 미국으로 이민왔다. 어머니가 딸의 공부를 도우려고 이곳에  와 있다가 딸의 참변 소식을 접했다.  세자녀가 있으며 남편은 그녀의 사진을 들고 있을 뿐이다.

2007년 4월16일 아침  동부  버지니아 텍에서 한인 조승희가  캠퍼스에서  32명을 총격살해하고 자살했다.  미국역사상 최악의  캠퍼스총격참사이다.  이제 우리 미주한인들은 이 대량살인 기록의  오명에서 어떻게 벗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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