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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아버지가 이겼다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2-04-14 16:02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은 살아있다”

한국국회의원 총선 다음날.  새누리당의 승리소식을 전하는 로스엔젤레스의 한  일간지에 크게 나온  한  광고의 제목이다.  

새누리당의 승리축하 광고를 낸 단체는 정수회 USA. 정수회?  다소 생소해서 광고문안을 읽었다. 

박정희의 ‘정’, 육영수의  ‘수’를 따서 만든 단체이다.  알고보니 한국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단체이다.  정수회의  관계조직도 나와있다. 박정희대통령 기념사업회, 육영수여사 기념사업회, 새마을 운동미주본부, 박사모USA… .  “박근혜위원장의 호소하는 그말 한마디 한마디가 우리들의 가슴을 움직였습니다.  다가오는 12월 대선에도 대한민국을 살리고 지키기 위해 총력을 다합시다. “ 

정수회의 외침이다.  한국의 4월 총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작품이라고 언론들은 입을 모았다.  ‘선거의 여왕’ 이란다. 

박근혜에 대한 경외심이 다시 한번 한국 언론들을 휩쌌다.  조용조용 말을 하고 특별한 활동이나 정치철학도 보이지 않지만,  신의 섭리처럼 결정권을 행사하는 이  신비한 여인은 누구인가.  한마디로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다.    혁명가, 철권통치의  군사독재자, 경제부흥의 위대한 지도자로 불리우는 박정희.  

궁정동 연회장에서의  최후 로 마감한 드라마틱한  일생의 그는 한국현대사와 함께 엉켜 격류를 탔던,   부정할 수 없는 거인이다.  이번  한국총선의  보이지 않는 승자.  하지만 가장 큰 승자는  죽은자,  박근혜의  아버지 박정희이다.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 중에) 박근혜의 뒤에  희미하게  서있는 박정희를 보고 찍었다.                   

                                                                                                                                         한국인들의  저변에  사랑과 증오의  복합적인  감정으로 흐르는  박정희 향수는   마치 수호신처럼  부산, 영남을 지키고   다시 박근혜를 세웠다.  로스엔젤레스, 캘리포니아에도 박정희 전대통령에 대한  향수는 사그러 들지 않는다.  오히려 세월과 함께  자란다. 

이들의 향수는 권위와 질서에 대한 향수이다.  특히 이번 선거처럼  잡인과 비류가 설쳐댄 장바닥에서,  한국이건 미국이건  박정희 향수 세력은 가만있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부쉬, 럼즈펠드,라이스는 아예 강간을 해서 죽이는 거에요’(럼즈펠드는 부쉬시절 국방장관, 라이스는 국무장관이었다)

‘SBS MBC KBS가 밤12시에  무조건  x 영화를 두세시간씩 트는 거에요..피임약을 최음제로 바꿔서 피임약으로 팔아요’ ‘불을 켜는 xx들은 헬기로 갈겨’(한국의 출산률 저하에 대해)  나꼼수방송의 지원을 받으며 민주통합당에서 나온 김용민후보라는 사람이  방송에서 보통하는 말이었다. 

노인들에 대해서는 더한 말도 했다.  노무현대통령때  적극 추진한 FTA협정과 제주 해군기지에 대해 결사반대를 외치면서도  노무현 후계자들로 자처하며  선거에 나온 사람들의  막말도 언론의 주류가 됐다.   이런 잡탕들에 대해 안정과 질서에 길들여진 박정희 세대가 가만있을리 없다.  말발로는 이길 수 없으니 표로 말한 것이다.                                                                                                                          

로스엔젤레스 총영사관 관할에는 총 19만 7,659명의 유권자가 있다.  이중 이번 총선에 유권자로 등록한 사람은  4,475명이고, 그중에 투표를 한 사람은 2,373명이다.  유권자 등록자중의 투표율을 따진다면 53.03% 로서  높은 것 같지만,  실제 유권자수에 대비한다면  2.28%의 투표율에 불과하다.    미주전체로는 유권자 등록자중의 투표율은 42.57%,  전체 유권자 중의 투표율은 1.19%로  1만5,994명이 투표했다.   전세계 재외국민은 223만명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번 총선에  전세계에서 12만 3,571명이 유권자등록을 했고,  이중 5만 6,456명이 투표를 했다. 

유권자등록자중의 투표율은 45.7%라 하지만 실제 유권자수에 비하면  실질적인 투표율은 2.5% 정도이다.   국가별 투표율을 보면 독일이 56.9%로 가장 높고 일본 56.2%, 프랑스 51.6%, 러시아 50.9%, 영국 47.4% 순으로 높고,   미국44.8%, 캐나다 43.7%, 중국 32.9% 등이다.  유럽지역은 투표율이 평균치(45.7%) 이상이었고 미주와 중국은  평균치 이하였다. 

이번 투표는 유학생, 상사지사 근무자과 달리  영주권자들에게는 비례대표 투표만 허용됨으로써 지역연고지가 없는 영주권자들의 관심을 끌 수가 없었다.   관심이 있다해도 선거인 등록때 한번,  투표를 위해 또 한번 공관으로 나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 재외국민선거가  대선,  즉 오는 12월에 실시될 한국대통령선거에 서는  또다른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대선에서는 총선과 달리  재외국민 유권자가 선호하는 대통령후보를 직접 찍을 수 있다.  당연히 관심도나 투표율이 오를 것이다.   한국선거관리위원회는 12월의 대선에서는 재외국민 유권자 등록수가  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97년과 2002년 한국의 대통령선거에서 각각 39만표와 57만표의 차이로 당락이 갈렸었다. 

해외유권자들이 이 당락에 캐스팅보우팅 까지는 안되더라도,  최소한 70%의투표율만 보인다면  판세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  벌써부터 로스엔젤레스에서는 박근혜후보 지원단체,   민주통합당 지원단체들의 움직임이 뜨겁다.  특히  박근혜를 선거 이전에 누가  로스엔젤레스로 모셔올 수 있는가에  따라  박근혜지원단체의  정통성이 갈린다.   한국의 선관위가 우려하는 것중의 하나는 이들 해외유권자들이나 단체들의 불법선거 운동이나 조기 과열캠페인에  제재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역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재외국민 투표와  새누리당의  승리,   박정희의 부활,   그리고 다가오는 12월의 대선.  미국에 살면서도 한국정치의 흥미진진한  드라마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들이다.                                                                    
김인종 LA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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