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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은행 세이프티 디파짓 박스는 세이프합니까?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2-03-08 16:30

지난 3월 1일  서울에서 온 손님들을  LA공항에서  태우고  코리아타운으로 향하던 중  미국뉴스 래디오에서  브레이킹 뉴스라며 은행강도 인질극 사건이 보도됐다.  

은행강도 사건은 전국구(?) 사건이므로  FBI가 출동했고,    폭탄과 총을 든  인질범과  대치중이라는  뉴스였다.  한국손님들과 이야기하면서 얼핏 듣기로  은행이름이 중국계 혹은 한국계 은행 같았다. (미국기자는 싸이핸 뱅크라고 말했다). 

한국손님들에게  요즘은 한인들이 미국 탑 뉴스에  등장하지 않는 분야가  없어서 이 은행강도건도  한인이 관련됐을 수 있다고  농담식으로 말했었다.  

한국손님들과  호텔에 도착했을 때 쯤 다시 긴급뉴스로  인질범이 총을 맞고 체포됐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이 사건이  이날  미국 TV  뉴스를 생중계로 도배하고,  다음날 아침 LA타임즈의  1면 탑뉴스를 장식한   한인 김모씨의 새한은행  인질극이다.   사건이 발생한 오렌지카운티  부에나 파크는 지난 몇년간 급속하게 한인유입이 늘어난  훌러튼(필자는 f가 첫글자인 풀러튼을 이렇게 쓴다)의 이웃도시이다. 

훌러튼이  학군좋은 거주 위주의 도시라면  부에나 파크는 한인비즈니스가 몰린  지역이다.  이곳 새한은행에  정수기 회사 업주인  55살 김모씨가  권모지점장을   인질로  잡고 사건을  벌인 것이다. 

PVC 파이프에 화약을 넣어 여러개의  폭탄을 만들고, 샷건을 들고 은행을 점거한 것이다.  김씨는 인질극 도중  점심배달이 왔다는 소리에  지점장 방문을 열었다가  경찰 저격수의 총격을 여러발 맞고 쓰러졌다.  김씨는 아직 중태이다. 

김씨의 인질극 동기는 이 은행의 세이프티 디파짓 박스에  보관해 두었다는 현금 24만달러가 분실됐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두고  한인사회에는  추리, 괴담이 분분하다.  ‘은행직원들이 고객의  세이프티 디파짓 박스에서 물건을 빼내가는 사건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거액현금을 도난당하고도 세금보고가  문제가 돼  신고를 못한다’  ‘은행 세이프티 디파짓 박스 룸의 시큐리티 카메라 기록은 3개월 만 보관한단다’  ‘누구는 결혼 패물 보석을 몽땅 잃었단다’  ‘24만달러를 도난당했으니  그런 인질극을 벌이지’ 등등이다. 

이런  수근대는 까쉽말고 실화 들도 있다.   한 한인부부가 거액의 현금을 미국은행의 세이프티 디파짓  박스에  보관했다.  어느날 한인부부는 디파짓 박스의 현금이 텅 빈 것을 발견하고  놀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의 수사결과 거액현금은 부인이 가져간 것으로 드러났다.  부인이 도박에 날린 것이다.   조지아주 한인 이모씨는  세이프티박스에 넣었던 2천달러를 잃어버렸다.  자신과 이름이 똑같은 한인이 불법마사지 팔러로 체포되면서 FBI가 수사과정에서 이씨의  디파짓 박스를 은행측과 함께 열어 돈을 압수해 간 것이다. (이경우  은행이 고객허락없이 디파짓 박스를 열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다).

은행 세이프티 디파짓 박스는 어떻게 운영되나?  은행관계자를 만나봤다.  고객의 디파짓 박스를 열려면 우선  직원과 고객 이 함께 디파짓박스 룸으로 들어간다.  디파짓 박스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열쇠로 열리는데 하나는 고객의 열쇠이고 다른 하나는 은행의 열쇠이다. 

두 열쇠가  모두 맞아야 디파짓 박스는 열린다.  디피짓 박스를 받아 든 고객은 고객만의 세이프티 룸에  혼자 들어가 물건을 확인한다.  이때  은행직원은 들어갈 수 없으며 고객의 물건이 무엇인지  알 수 없고  알려고 해도 안된다.  

카메라는 시큐리티 디피짓 박스 출입자들을  녹화한다.   그러나  이같은  도난 불가능 처럼 보이는 보안에도  허점은 있을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즉 시큐리티 카메라 가  모든 장면을 기록하지 않는다는 것.  기록을 3개월만 보관한다는 것.   그리고 열쇠담당 업체로부터 은행측이  고객용 열쇠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경우와   다른   보안규정들을 100%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 이번같은 현금행방불명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의혹은 은행 쪽으로만 기울지 않는다.  이번 사건의 열쇠는  김씨의 부인에게 있다.  당초 24만달러를 은행 디파짓 박스에 넣은 당사자가  김씨의 부인이며,  남편도 디파짓 박스를 열 수 없다는 것이다. 

김씨 부인은 2006년 8월 한미은행에  단독명의로 박스를 개설했고  2007년 분실신고를 했다.  당시 지점장이던 권씨는 새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번에 김씨는 한미은행이 아닌 새한은행  권지점장을 쫓아와 사건을 벌인 것이다.  분실금액을 24만 달러라고 주장한 사람도 부인이 아닌  남편이라는 것도  은행측이 의구심을 더하는 부분이다. 

남편 김씨는  실제로 디파짓 박스도,  그 안에 있다는  현금도 전혀 보지 못했지만  부인 말만 믿고 이 사건을 벌인 셈이다.  경찰은 이미 몇년전에  김씨측 주장을 가지고 수사를 벌였지만 은행 측의 손을 들어준 상태다.  은행은 고객의 일방적인 분실 주장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만 화재 지진등 천재지변이나 은행강도 등에 의해 고객물품을 잃었을 때  연방은행 보험공사의  보험으로 보상을 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의 경우처럼  사라졌다는 현금의 보상은 거의 불가능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있다.  은행규정상 현금은 세이프티 디파짓박스에 보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금보관이 안된다고 디파짓박스 규정에 나와 있고 이것을 은행직원들은 고객들에게 미리 주지시킨다.

왜 한인들은   현금을 구좌에 넣지 않고 세이프티 박스에  넣는 것일까.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나  FBI의 궁금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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