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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보우 열풍 – ‘신은 프로풋볼에 간섭합니다’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2-01-13 15:57

콜로라도주 록키산맥의 달력같이 아름다운 도시 덴버는 열광하고 있다.   아니  미국 스포츠계가 온통 법석이 났다.  

프로 풋볼에 별로 재미를 못붙이고 있는 미주한인들도 덴버팀만 나오면 젊은 자녀들과 함께 TV앞에 앉는다.  프로 풋볼 덴버 브롱코스의 쿼터백  팀 티보우의 기도때문이다.  프로풋볼계에서는 결코 정상급이 아닌 것으로 평가됐던   팀 티보우는  2011년 중반부터 덴버 브롱코스의  선발로 뛰기 시작했다. 

스포츠 전문가들은  티보우가 대학시절 경기에서 패싱(앞으로 던져주기)보다는 러싱(공들고 달리기)에 뛰어 났던 점을 들어 프로풋볼에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학풋볼에서 하인즈만 트로피까지 탔지만 정통파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티보우는  그때까지 1승4패의 저조한 기록이었던  브롱코스를  9승4패로  끌어올리며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풋볼팬들과   보수적인 미국인들,  기독교인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팀 티보우의 기도때문이다.  티보우는 매번 게임  승리직후  거대한 스태디움의 환성을  뒤로하며  한쪽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한다.  처음에  TV 해설자들이나 스포츠 평론가들은 티보우의 기도를 ‘티보우잉’이라며 조롱하고  그의 신앙과 승리는 무관한 우연의 일치라고 폄하했다. 

그러나 이 우연의 일치가 너무 자주 일어나자  관중들과 스포츠팬들의  호기심은   흥미로 , 이제는 열광과 따라하기로  바뀌어 버렸다.  티보우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게임을 막판 역전으로 승리하며,   억지로라도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것이다.  

지난주 일요일 벌어진  NFL  플레이오프  피츠버그 스틸러즈와의 경기는 모든 스포츠 전문가,  심지어는 홈팀 팬들의  예상까지 깨고 연장전에 극적인  패싱(티보우가 약하다는)으로  승리를 거둔 것이다.   피츠버그 스틸러즈는 한인 2세 하인스 워드가 활약하는  우승후보팀이었다.    이날도  푸른  풋볼구장에서 무릎 꿇은 티보우의 기도가 있었고  수많은 관중들이 이를 따랐다. 

거리에  시민들이 뛰쳐나와  ‘티보우잉’을 했다.  경기후  미국전역의  전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3%가   티보우는 신의  도움으로  승리했다고  믿었다.   52.3%는  신이 간섭한다는 주장에 예스라고 답했다. 

과연  팀  티보우는 누구인가.                

대학풋볼 경기때  눈밑의  햇빛 반사  검댕이 칠에  EPH 2-8-10(성경 에베소서 2장 8-10절)등을 그려서 나왔던  색깔이 다른 젊은이( 그를 만난 사람이면 누구나 이사실을 인정한단다).  

필리핀의  빈민촌에  파견된   선교사부부의 아들로 태어나고  정식이름은 티모디  티보우.  플로리다 잭슨빌의 44에이커 시골농장에서 자라났다.  일반학교를 가지 않고 집에서 홈스쿨링으로  고등학교까지 졸업하며 동네 풋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현재의 꿈은 필리핀의 빈민촌에  병원을 짓는 것 – 오는 3월에 착공한다.   틈만 나면  감옥, 병원에 가서  중환자  젊은이들을 만난다.   그와 인터뷰 하는 기자들은 그가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음에 놀란다. 

“나는 롤로코스터  같은 극적인 삶을 원치 않는다.  나는 항상 믿음안에,  가족안에  그리고 내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원한다.”  그에게는기자들에게 내놓을 멋진 사생활도 없다.  다른  유명 프로선수들이  금발미녀들을 양팔에 끼고 파티를 하고, 타투문신을 자랑하고 헬리콥터를 타고 다니며,  호화 레스터랑에서  밤을 새는,   상류사회  문화를 거부한다.  풋볼연습외에는 집에서 홈보이 노릇을 한다.  

포도주  한잔도 마시지 않는다.  “내가 마시면 다른 청소년들도 따라 마십니다”가 이유다.   유명 레스터랑도 가지 않는다.   동네 근처에서 스테이크를 구워 먹고  감자튀김을 즐긴다.  여자친구를 사귀는데 너무 신중하기 때문에 여자친구가 없다는 것이 그의 고민이다(그는  숫총각임을  자인).   그가 유일하게 열중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이다. 

그의  자선재단을 통해   수많은 젊은 장애자들을 돕고 있다.  지난주 플레이 오프 경기 15분전에도  지체 장애자를 만나  풋볼을 선물로 준 후 경기에  임했다.  티보우잉은 미국  스포츠계 뿐만 아니라  기독교계의  신나는 유행이  됐다. 

지난달 스키 월드컵 에서 처음 우승을 한 여성 린제이 본이 스키장에서 무릎을 꿇고 티보잉을 했다.  어떤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복도에서 집단 티보우잉을 했다(이중 몇 학생은 특정종교 표현혐의로 정학을 당했다 ).

이번 주말 열리는 미국프로 풋볼 디비젼 챔피언쉽의 승패에 상관없이  이제  팀 티보우의  무릎꿇기는  ‘보이는 것’에서 ‘스피리트’로 바뀌어지고 있다.  티보우의  신앙의 공개적 표현을 비난하는  동료선수에 대해서  티보우는”아내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결혼식날 한번 사랑합니다라는 걸로 충분할까요?  저는 평생 기회있을 때마다 그분을 사랑한다는 말을 외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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