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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어들의 천국' 휘슬러-블랙콤

정우찬 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1-12-24 09:26

한국에서도 스키는 이미 대중스포츠로 자리잡은지 오래되었습니다. 2000년 이후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수많은 스키동호회가 생겨났고 많은 분들이 겨울이면 스키장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더군다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확정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조만간 몇 개의 스키장이 더 오픈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스키가 대중화되고 스키매니아층이 생겨나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다양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비좁은 한국의 스키장을 떠나 넓고 보다 나은 설질의 스키장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해외로 눈을 돌린 스키어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스키장이 '휘슬러-블랙콤(Whistler-Blackcomb)' 스키장입니다.

 

 



전 세계의 각종 여행잡지나 스키관련 잡지에서 선정한 World's Best Ski Resorts 에도 순위의 차이는 있겠지만 휘슬러 블랙콤은 언제나 TOP 3 안에 랭크됩니다. 특히 한국의 스키어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해외스키장이지요.


한국의 어떤 잡지에서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가장 가보고 싶은 해외 스키장은?'이라는 항목이 있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에는 유럽과 일본의 유명 스키장들 이름이 있었지만 단연 휘슬러-블랙콤이 가장 가보고 싶은 스키장 1위에 올랐습니다. 이것은 2010년 동계올림픽이 치뤄지기 이전의 설문조사이니 올림픽으로 인해 지금은 더욱 많이 알려져 있을 겁니다.


이제부터 제가 십년간 휘슬러에서 살아오면서 경험한 휘슬러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놓고자 합니다. 제 이야기를 듣다보면 휘슬러를 다녀온 듯한 느낌이 들고 왠지 더욱 가깝게 느껴지실 겁니다. 그럼 스키 하나 달랑메고 휘슬러로 찾아오십시오. 십년전의 저처럼.^^ 제가 반갑게 맞이해 드릴께요.

 


 

2010년 동계올림픽이 열린 곳, 휘슬러. 밴쿠버에서 북쪽으로 약 120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휘슬러는 '신이 내려준 최고의 걸작품'이라 할 만큼 경관과 시설, 환경 등에서 빼어난 스키장입니다. 물론 세계적으로 이름난 스키장들의 경우 저마다 자기만의 개성과 자랑거리가 있습니다. 어느 스키장은 규모가 엄청나게 크고, 또 어느 스키장은 드라이 파우

 
더가 환상적입니다. 하지만 휘슬러와 같은 완벽한 조화를 갖춘 스키장은 아마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입이다.


휘슬러-블랙콤은 해발 2,182의 휘슬러마운틴과 해발 2,440m의 블랙콤마운틴의 두 산이 서로의 어깨를 맞대고 위치한 광대한 지역을 개발한 스키장입니다. 37개의 리프트가 매시간 6만 5천명을 산의 이곳저곳으로 실어 나릅니다. 하지만 산 위에서는 사람이 붐빈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휘슬러가 북미 최대 규모의 스키장이기 때문입니다. 8,172 에이커의 스킹면적(3300만 제곱미터의)은 한국 최대 규모인 용평스키장의 슬로프 면적(110만 제곱미터)의 30배 이상입니다. 이는 달리 말해 한국의 모든 스키장들을 한 곳에 모아도 휘슬러-블랙콤보다 작다는 의미입니다.


용평이 2.5m의 평균적설량이라면 휘슬러는 10.22m의 적설량을 자랑합니다. 천연설의 파우더를 즐기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죠. 인공설로 다져진 딱딱한 한국의 설질과는 천지 차이입니다.


휘슬러에서는 2,182m의 휘슬러 정상에서부터 스킹이 가능합니다. 블랙콤은 정상의 바로 아래인 2,284m에서부터 스킹을 즐길 수가 있지요. 베이스인 휘슬러 빌리지의 고도가 675m이니 각각 1,530m 와 1,609m 의 수직고도를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것입니다.

 

휘슬러 마운틴은 1966년에 개장하였으며 2,182m의 휘슬러 피크 정상에서 부터 해발 652m의 빌리지까지 수직고도가 1.5km입니다. 이 사이에 백여개 이상의 길고 긴 슬로프들이 빌리지를 향하여 무수하게 펼쳐집니다. 10인승과 6인승의 고속 곤돌라와 무수한 4인승 고속 리프트를 이용하여 휘슬러산의 이곳 저곳을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휘슬러피크 ~ 하모니 피크 ~ 심포니 보울 ~ 에머랄드 ~ 올림픽 스테이션 ~ 빌리지로 연결되는 코스는 경치도 무척 아름다울 뿐만아니라 일반 스키어가 이용할 경우 반나절이 걸리는 11km길이의 긴 코스입니다. 만약 산 위에 올라간 시간이 늦은 오전시간이라면 한번의 스킹으로 하루를 마감해야 하는 셈이죠. 코스만 정확히 파악한다면 초중급 이상의 실력이라도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아름다운 코스입니다.

 

또한 휘슬러의 로컬 스키어들에게 '베스트 스키런'으로 꼽히는 곳이 휘슬러 정상에서 크릭사이드로 내려오는 픽 투 크릭 코스입니다. 이 코스는 급경사 구간과 범프구간으로 연결되는 7km의 북미 최장의 블루런입니다. 스키에 자신 있는 분이라면 꼭 한번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블랙콤 마운틴은 2,440m의 높이로 우뚝 솟아 있습니다. 블랙콤 스키장은 휘슬러에 비하면 매우 남성적이란 평가를 받습니다. 면적은 휘슬러가 크지만 블랙콤의 산세가 더욱 거칠기 때문입니다. 1980년 스키장으로 개발되기 시작했으며, 스키가능지역은 2,284m의 호스트만 헛(Horstman Hut)에서 부터 빌리지까지입니다. 휘슬러에 비해서 코스가 복잡하고 상급자 코스가 많은 편이므로 코스선정에 주의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특히 블랙콤마운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세븐스해븐(Seventh Heaven)입니다. 이 곳은 이름 그대로의 천국입니다. 지리산의 세석평전처럼 광활하게 펼펴진 평원에 흰 눈이 쌓이면 말 그대로 설국(雪國)으로 변합니다. 눈이 내린 다음날이면 헬리스킹이 부럽지 않은 곳이죠. 슬로프의 개념이 아니라 광활한 설원이므로 자신이 가고 싶은 어디나 그저 신나게 달릴 수 있습니다.


'세븐스해븐'이란 이름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그 기원을 물어보면 "하늘에 여섯개의 천국이 있구요. 마지막 일곱번째로 지상에 천국을 만들었는데 그 곳이 이 곳이지요."라고 답한답니다.

 


 

 

산의 구석구석에 200여개가 넘는 슬로프가 펼쳐져 있으며 휘슬러마운틴과 블랙콤마운틴을 잇는 세계 최장 길이의 Peak 2 Peak 곤돌라가 있어 언제든 원하는 곳에서 스킹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스키장의 관리영역일 뿐입니다. 백컨트리 스킹을 통해 글레이셔 지역으로 진입하면 스키장의 넓이는 무한하게 확장됩니다.


하지만 휘슬러의 매력은 단지 규모가 큰 것에 있지 않습니다. 다양한 스킹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또한 큰 장점입니다.


눈이 온 다음 날엔 헬리스킹이 필요없는 파우더스킹을 즐길 수 있고, 정설되지 않은 곳은 어디나 다양한 크기의 범프들이 펼쳐지고, 슬로프를 조금만 벗어나면 숲속으로 달려들어 신나게 나무사이를 누비는 트리런을 즐길 수 있는 곳. 


또한 11월 중순 개장해 다음해 4월말까지가 윈터시즌(휘슬러,블랙콤의 모든 슬로프 개장), 4월말부터 6월초까지가 스프링시즌(휘슬러 마운틴 개장), 6월초부터 8월초까지가 섬머시즌(블랙콤 글레이셔 지역 개장)을 즐길 수 있어 스키를 탈 수 있는 기간으로도 세계 최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상의 천국', '신이 만들어 준 스키장' 이란 표현에 조금도 부족하지 않은 곳입니다. 그렇기에 스키어라면 누구나 휘슬러를 꿈꾸는 것이겠지요. 언젠가 가봐야 할 스키어의 성지로.

 

제가 10년 가까운 동안 휘슬러에 살면서 경험하고 느낀바로는 휘슬러는 한국인이나 일본인에게는 '세계 최고의 스키장'이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비록 유럽의 스키장들이 규모는 더 클지 모르지만 슬로프의 구성이나 설질, 음식, 언어소통이나 문화적 친숙성 등에서 휘슬러에 비교하기 힘듭니다. 유럽의 스키장들은 한번 방문으로 족하지만 휘슬러는 몇차례나 다시 찾는 이유입니다.

 

휘슬러에서 일하는 일본의 스키 강사들에게 휘슬러를 선택한 이유를 물어보면,

 
"일본의 홋카이도 같은 곳은 정말 좋은 스키장들이 많다. 하지만 한 시즌을 보내고 나면 싫증을 느끼게 된다. 반면에 휘슬러는 몇 십년을 보내도 전혀 지겹지 않다. 같은 슬로프도 매일 느낌이 다르다. 아직도 아침이면 나는 두근대는 가슴으로 눈을 뜬다."


휘슬러 빌리지를 걷다보면 수많은 외국의 젊은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모두 다양한 국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미국, 일본, ... 하지만 국적은 달라도 그들 모두 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이 곳은 현실이 아니다. 내가 항상 꿈꿔오던 천국의 모습이다."


제가 휘슬러를 경험하면 할수록 더욱 더 휘슬러를 사랑하는 이유는 스킹의 한계를 무한히 넓혀주기 때문입니다. 휘슬러는 스키를 통해 즐길 수 있는 모든 즐거움을 조화롭게 갖추고 있는 세계 최고의 스키장입니다.


정우찬

캐나다 유일의 한국인 CSIA 레벨4

캐나다 스키강사 양성 프로그램 [빅마운틴 캠프] 운영자

노르디카&피닉스 스키 데몬스트레이터

http://www.dreamnature.net (정우찬 개인홈페이지)
http://facerbook.com/san6194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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