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새 스키를 살까? 강습을 받을까? 애매하죠~

정우찬 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2-02-13 14:06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추석을 넘기고 나면 슬슬 찬바람이 불어옵니다. 가을의 정취가 깊어가면 스키어들의 마음은 새롭게 맞이할 시즌을 생각하며 설레기 시작합니다. 한국 최대의 스키사이트인 박순백 칼럼(www.drspark.net)을 들락거리며 이번 시즌을 어떻게 보낼까 구상해 보기도 하고, 주변 스키샾을 찾아가 올해는 어떤 스키와 스키복을 살까 열심히 두리번거립니다.

 

상급자용 스키 장비는 가격이 거의 100만 원에 가까운 고가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장비 데몬(최고급 장비를 갖춘 중급 스키어를 일컫는 말)'들에겐 매 시즌 최고급 장비를 갖추는 것이 큰 자랑입니다. 그 정도는 갖춰야 어깨를 펼 수 있죠. 스키, 스키 부츠, 스키복 등에 큰 이상이 없어도 매년 새 장비를 갖추는 분들도 많습니다.

 


<▲  스키샾에 진열된 새로운 스키장비들이 스키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

 

 

새 스키와 부츠, 스키복 등을 갖추면 왠지 마음이 든든합니다. 당장에라도 스키장의 스타가 될 것 같은 느낌이지요. 하지만 스키시즌을 준비하는 것이 새로운 스키장비의 구입에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닙니다. 제 생각에 이런 하드웨어의 교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입니다. 좋은 장비를 갖추고 있어도 다루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은 수천만 원에 상당하는 산악자전거를 가지고 한강주변 자전거 도로를 타는 것과 같고, 고산등반에 적합한 수백만 원 상당의 최고급 등산의류를 갖추고 동네 뒷산을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대부분의 스키어는 주변 지인들의 권유에 의해 스키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지인들이 '스키의 고수'여서 제대로 스키를 가르쳐 주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생각됩니다. 대개는 주변 지인들로부터 넘어지는 요령과 일어서는 요령, 스키를 A자로 만들어 속도를 줄이거나 회전을 만드는 방법 등을 주마간산식으로 배웁니다. 그리고는 무작정 스키를 타기 시작합니다.

 


<▲ 휘슬러의 스키강사들이 강습을 시작하기 전에 회의를 하는 모습  >

 

물론 필요에 의해 초보자 시절에 기본적으로 스키를 다루는 요령을 배우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스키를 탈 줄 알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강습을 등한시하시는 분들이 많죠. '내가 스키선수가 될 것도 아닌데 뭐... 그냥 즐기면 되지'라는 생각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하지만 스키는 스포츠의 성격이 강합니다. '더 빠르게, 더 높이, 더 힘차게'라는 올림픽의 모토처럼 인간은 본능적으로 '보다 나은 그 무엇'을 찾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습니다. 보다 어려운 코스에서 보다 안전하면서도 우아한 스킹을 하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것입니다. 스키를 타면서 본인의 기술이 점점 향상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커다란 성취감입니다. '기술향상'은 스키를 타는 진정한 즐거움 가운데 하나입니다.

 

수많은 스키어가 기본기술만 배운 뒤 혼자 상급 슬로프에 올라가 몇차례 도전해 본 뒤 두려움 또는 좌절을 느껴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키 강사로부터 몇가지 조언만 받아도 훨씬 안전하고 쉽게 탈 수 있습니다. 그것은 장비의 교체보다도 훨씬 큰 도움이 됩니다.

 

스키시즌이 시작하면 스키 강사로부터 자신의 스킹자세와 기술에 대한 조언을 받고, 시즌동안 무엇을 신경쓰면서 스킹을 해야하는지, 어떤 기술을 향상시킬 것인지에 대한 개인적인 목표를 설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중간 점검이 때때로 필요합니다. 

 

시즌동안 스키장을 5회 미만 찾는 분이라면 1회 정도 강습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스킹을 즐기시는 법을 배우게 되면 스킹이 훨씬 즐겁게 느껴지실 겁니다. 5~10회 정도 방문하신다면 시즌 초와 중간에 한번씩 2회 정도가 무난 합니다. 스키의 재미에 푹 빠져서 매 주말마다 스키장을 찾는 분이시라면 한 달에 한번, 평일 야간스키까지 마다 않으시는 스키매니아라면 매주 1회이상 진행되는 시즌강습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  휘슬러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다는 블랙콤의 세븐스 해븐에 선 스키어들의 모습 >

 

그럼 누구로부터 스키 강습을 받아야 할까요? 강사의 선택 또한 신중해야 합니다.

 

첫째, 공인된 강사여야 합니다.
CSIA에 의해 공인된 강사로부터 강습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상급자일수록 더욱 높은 레벨의 강사에게 강습을 받아야 겠지요.

 

둘째, 스키학교로부터 인정받은 강사여야 합니다.
불법적인 사설강습보다는 해당 스키장 스키학교의 소속 강사나,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스키강습 프로그램(데몬스트레이터의 시즌강습 등)의 강사로부터 강습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이 경우 별도의 스키스쿨 라인을 이용할 수 있으므로 바쁜 시기에도 리프트 대기시간 없이 많은 스킹을 하실 수 있습니다.

 

셋째, 강사의 성품이 중요합니다.
스키의 기본을 제대로 가르쳐 주기 위해서는 스키기술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은 물론 인내와 칭찬 등 사람을 가르치는데 필요한 기본소양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강사 본인이 스킹을 잘 타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죠. 본인의 지식을 주입식으로 강요하는 강사보다는 정리된 지식을 체계적이고 눈높이에 맞게 전달하는 강사가 더욱 훌륭한 강사입니다.

 

좋은 강사를 만나는 것은 당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것입니다. 좋은 강사는 단순히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스키를 타는 방법을 가르치는데 그치지 않고 기본적인 스키장의 에티켓과 스키 장비를 다루는 상식, 안전의식 등 스키문화 전반을 가르쳐 줄 수 있습니다. 나아가 당신이 평생 사랑할만한 멋진 운동을 당신의 삶에 선물하고 함께 즐길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입니다. 

 

스키가 '세계3대 중독성 스포츠'로 불리는데에는 그만큼 깊이가 있는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스키를 잘 타는 사람일수록 스키에 대해 더욱 배울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아마추어 스키어라면 평생을 배워도 다 배우지 못할 것이 스키입니다. 그러므로 스키의 재미를 '제대로' 느끼신다면 누구나 자신의 평생 운동으로 꾸준히 사랑할 거라 저는 확신합니다.

 

자, 이제 새 스키를 찾기보다 좋은 강사를 먼저 찾아 볼까요?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