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자문위원회 캐나다 서부협의회(회장 신두호)가 주최한 ‘남북 음악의 밤’ 공연이 4일 포트 무디 인렛 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성악가 한국화씨는 ‘봄이 왔네’, ‘고향 그리워’ 등 한국가곡과 북한가곡을 함께 불렀다.
이름은 음악회였지만 내용은 강연회나 마찬가지였다. 한국화씨는 자신이 직접 체험한 중국 개방의 파급효과에 비추어 북한 개방과 통일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또, 중국 문화혁명의 배경과 과정, 영향까지도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
한국화씨 초청 ‘평화통일 기원 남북 음악의 밤’이 4일 열렸다. 이날 공연에는 성악가 김치웅, 피아니스트 조수연씨가 찬조 출연했고 한국화씨는 ‘봄이 왔네’ 등 한국가곡과 북한가곡을 함께 불렀다. |
중국 길림성 연변가무단 1급 예술가 출신인 한국화씨는 그 동안 남북통일 강연과 음악회를 2000회 가까이 가졌다. 이번 공연은 5년만의 공백 끝에 사명감으로 다시 선 무대. 그만큼 하고 싶은 말도 많은 것 같았다. 공연 이후 따로 만난 그녀는 한마디만 던져도 10분 이상 열변을 쏟아냈다.
한국화씨의 표현대로 공산권 국가의 문화인은 곧 정치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론적 무장도 철저했다. 신두호 회장은 “어떤 통일강연보다 설득력 있고 영향력을 끼친 행사”라고 추켜 세웠다.
1985년 한미아시아문화중심 초청으로 처음 미국땅을 밟은 한국화씨. 그는 천국이 따로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중국에서는 구경도 못하는 귀한 물건들이 곳곳에 넘쳐나는 현실 앞에선 충격. 시장경제의 도입, 개방만이 살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가무단 단원들이 ‘가무단의 등소평’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개혁에 대한 주관도 확실했다.
일본에서 유학하던 한씨는 한국초청 공연 이후 1991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대통령 표창도 두 번이나 받았다. 평화통일자문위원회와는 6기부터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며 인연을 맺었다. 평통자문위원으로서 한국화씨는 “북한을 제대로 아는 것이 통일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한씨는 또, “북한의 개방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며 속도가 문제”라면서 “맹목적으로 북한을 돕기보다는 지혜로운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개혁개방으로 나오는 북한의 태도를 조금 더 여유있게 기다려 주고 입장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한씨는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 방법도 “고기 낚는 법을 가르쳐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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