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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국악 타악팀 ‘천둥’ 첫 공연 성황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6-30 00:00

지난 27일 저녁, 뉴웨스트민스터 소재 매시극장(Massey Theatre)에서는 밴쿠버 국악 타악팀 ‘천둥’의 첫 공연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한인 1.5세 대학생, 청년들로 구성된 ‘천둥’ 팀의 이날 공연은 음악과 노래, 춤이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김성일 예술감독의 지론에 의해 이 모두를 합쳐 원초적인 인간 본연의 가장 순수한 모습을 북소리에 담아 3시간 동안 이어졌다. 

한인 1.5세 대학생들과 청년들로 구성된 우리 국악 타악팀 ‘천둥’의 공연 모습(박제웅, 한상협, 우성훈, 송하운, 노치우, 박제우, 장유미, 한송이, 이지화, 장연경, 정용주, 송영우, 민경한, 이효은, 김은비, 이승선, 운예지, 남미옥, 이유진, 김소연. 이상 무순)

 우리 국악 타악 연주와 호남무(湖南舞)인 ‘한량 춤’, 일본 청소년 타악팀 ‘다이코’의 일본 전통 북 연주, 선행도 무술과 북을 결합한 ‘선행도의 북소리’ 등 총 150여명의 출연자들이 화려하고도 장중하게 펼친 이날 공연은, 2004년 문화불모지의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우뚝 선 ‘천둥’의 첫 무대였다. 

극장 1층과 2층 객석을 가득 메운 다민족 관객들은, 한국 전통의 국악 북연주와 가야금, 전자바이올린, 피아노, 전통 춤 등 음악과 무용, 현대와 고전을 넘나들며 한치의 실수도 없이 이어가는 역동적인 ‘천둥’의 무대를 관람하며 입이 ‘쩍’ 벌어졌다.

첫 무대는 동서양의 평화와 화합을 바라며 성공적인 축제를 위한 기원의 뜻이 담긴 모듬 북으로 공연 시작의 흥을 돋운 ‘신모듬’북 연주. 청소년 팀과 천둥의 합주로 미래를 향해 함께 뭉쳐 전진한다는 내용으로 힘차게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부질없는 욕심에 집착하는 인간의 번뇌를 북으로 승화시킨 작품 ‘참회의 북소리’와 ‘태동’, 리치몬드에 위치한 일본 사찰 청소년 타악팀 ‘다이코’가 출연, 강인하고 우렁찬 우리 국악 북소리와는 다른 절제된 일본 전통 북 연주를 선보여 연주가 끝날 때마다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최선, 국수호, 김광숙 선생으로부터 전통무용 및 타악기를 사사하고 호남 살풀이 춤 전수자이기도 한 김성일 단장의 솔로 춤 ‘한량무’의 한 장면.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재즈 댄스와 북, 대중음악을 결합시킨 퓨전타악 ‘리듬의 질주’. 경쾌하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 재즈 댄스와 북장단을 결합, 터져나갈 듯한 젊음을 발산하는 춤으로 질주하는 젊음의 발랄함을 한껏 보여주고, 윤도현 밴드의 애국가에 맞춰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북 장단과 춤으로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이어진 2부에서는 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湖南)살풀이 춤 전수자이자 전라북도 도립국악 무용단 단원이었던 김성일 단장의 솔로 춤 ‘한량무’가 두 번째 순서로 무대에 올랐다. 남성적인 강인함을 절제하고 부드러움과 섬세한 몸짓, 신명난 발 디딤이 특징인 이 춤은 남성의 기백과 호탕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춤사위를 선보이며 ‘한량무’의 진수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우리 춤 가운데서 남성을 표현한 대표적인 춤인 이 ‘한량무’를 남자무용수의 춤사위를 통해 처음 접해 본 관객들은, 동서양, 세대를 초월한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공연이 끝난 후 자리를 떠나지 못하던 교민 김정수씨는 “밴쿠버에서 우리 국악공연에 이렇게 가슴이 뜨거워진 적은 처음”이라며 “과연 우리 것이 세계적이라는 확신을 가졌다”는 말로 감동을 전했다.

앞으로 미국 뉴욕 등 세계적인 도시에서의 공연을 목표로 '천둥' 팀을 키워나갈 계획인 김성일 단장은, 공연 도중 가진 인터뷰에서 “천둥 팀은 취미생활로 배우는 팀이 아니라, 한국인이라는 것, 한국전통문화가 얼마나 대단하고 가슴 섬뜩한 건지 느껴보길 바라며 외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인이라는 자부심, 자긍심을 심어주는 우리 문화의 맥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며 타 민족들에게도 “한국전통문화의 본질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것이 곧 예술이며 또 애국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재연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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