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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어렵지만 매력있는 직업”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2-22 00:00

항공경찰대 엔지니어 이원석씨

◇ 항공경찰대(Air Services RCMP) 항공정비 엔지니어인 이원석씨. 고등학교 2학년 때 이민을 왔지만 열심히 노력한 결과 담당교수의 추천을 받으며 인턴십으로 취업, 2년6개월만에 정규 직원이 되었다. 취업이 어려운 것이 곧 이 직업이 갖는 전망과 큰 매력 때문이라고 밝히는 이씨는 언젠가 결원이 생길 때를 대비, 고령인 동료들이 어려워하는 일들에 앞장서서 한국인의 성실함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항공 경찰대(Air Services RCMP) 항공정비 엔지니어인 이원석씨는 분당 이메고등학교 2학년 재학 중 밴쿠버로 이민을 왔다. 유학을 오기에도 늦은 감이 있는 시기에 이곳 학교에 입학하고 정규과정을 마친 다음 적극적이고 치밀하게 계획한대로 노력, 언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취업에도 성공했다.

항공경찰대의 비행기를 점검하고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는 그는 엔지니어이지만 상황에 따라 경찰들과 직접 비행기에 탑승, 범인을 쫓는 일에도 가담한다. 항공정비 엔지니어가 되려면 정규 학과에서 2년을 마친 다음 실습기간 2년을 거쳐 라이센스를 취득할 수 있고, 이후 다시 5년간 현장 경험을 거쳐야 연방 항공경찰대 엔지니어 응시 자격이 주어지는 어려운 관문을 지도교수의 추천과 인턴 십으로 무사히 통과하고 5년째 일하고 있다.

■ 리치몬드 항공경찰대 ‘Air Services RCMP’

밴쿠버 리치몬드 공항 서쪽 터미널에 위치한 항공경찰대는 차량으로 도주하는 범인을 공중에서 포착, 도주경로를 차단하고 지상에서 접근이 어려운 도시 빌딩 사이 골목이나 산악지역의 범죄 현장을 쫓는 지상경찰들과 공조로 범인추적 등의 일을 한다.  흔히 영화에서 비행기로 범인을 추격하는 장면이다. 밴쿠버에는 현재 헬기를 포함해 7대가 있다.

“항공경찰대는 헬기를 타고 범인이 도주하는 경로를 파악해서 범인들보다 먼저 통로를 차단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 지상에 알려 검거를 돕는 일을 하죠. 취미로 비행하는 경비행기와 달리 비상시 출동을 위해 매일 점검을 하고 대기 중이죠.”

이 항공경찰대에서 이원석씨가 하는 일은 비행기의 점검과 관리 등 항공정비. 7대의 비행기를 6명의 직원이 1대1 관리를 하고 있는 이곳에서 20대인 그는 최연소자다.

“정년 이후에도 10년간 연장할 수 있는 근무조건이 한번 입사하면 조기에 이직이나 퇴사하는 사람이 없어서 구인을 필요로 하지 않으니까 입사가 더 어렵다고 볼 수 있죠. 따라서 연령대도 저를 제외하고는 모두 40~50대 후반입니다. ”

■엄격한 신원조회 거쳐 입사

‘Air Services RCMP’에 응시하려면 연령제한은 없지만 시작한 날로부터 적어도 10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일반항공엔지니어 정규과정 2년을 마친 다음, 2년의 현장 경험을 거치면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이 시험을 통과 한 후에도 5년 동안 취업한 경력이 있을 때 엔지니어 입사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9년을 보내고 입사원서를 내면 신원조회 하는 기간만 1년이 걸리는데, 저는 운 좋게 자리가 하나 비었을 때 BCIT교수님 추천으로 현장 경험을 거치지 않고 인턴 십으로 입사했어요. 이런 일은 현재까지 전무후무하다는 걸 입사 후에 알게 되었죠.”
교수님의 추천을 받고 과정을 모두 생략한 채 인턴 십으로 입사를 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서류상 범죄 등 전과 조회와 전화로 물어보는 선이 아니라 한 명 한 명 찾아와 이씨와의 관계, 평소 생활 등을 확인하는 이 과정이 보통 1년.  
 “3년 이상 친분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가장 친한 친구, 존경하는 선생님, 아르바이트 했던 곳, 부모 등 정해진 조건에 맞는 사람들로 20명을 레퍼런스로 올렸는데 일일이 찾아가서 저의 성격, 좋은 점, 장점, 단점 등을 확인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항공정비엔지니어 과정

한국에서 고등학교 2학년 재학 중 이민을 오게 된 이씨는 2002년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일반 대학과 전문기술을 배울 수 있는 BCIT 두 곳을 저울질 하며 고민했다. 전문성을 가진 각 분야 정보를 찾아보던 가운데 항공정비에 대한 미래전망이 밝다고 판단, 항공정비학과에 입학원서를 내기로 했다. 
“신청자가 너무 밀려서 입학원서를 제출하고 2년 동안 기다려야 했어요. 이 기간 동안 VCC에서 자동차 정비를 공부하면서 기계와 먼저 익숙해지면서 관련 자격증도 취득했죠.”
2년 동안 방학기간 없이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업을 하는 이 과정은 1클래스 16명이 정원. 그러나 9명만 졸업했다.
“1~8 단계로 나누어져 있어서 그 단계마다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다음 학기에 자기가 떨어진 레벨에 재 등록할 수 있죠. 그래서 레벨이 올라가면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중간에 합류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지만 요즘은 야간학과가 개설되어 있어서 조금 수업듣기가 편리해 졌어요.”
BCIT 항공정비엔지니어 과정은 ‘M(Maintenance), E(Avionics), S(Structure)’ 3개 과정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 전공은 다시 세부전공으로 나누어지고 기간은 M(Maintenance)과정 16개월 코스, 전기, 컴퓨터 E(Avionics)과정이 1년, 사고 났을 때 외형을 복원하는 S(Structure) 과정은 10개월이다.   
 
■언젠가 한인 2세들의 진출 기대

20대이면서 40대, 50대들 속에서 어려운 일을 마다하지 않는 성실한 자세로 일하는 이씨는 회사 내에서 신뢰감이 높은 편이다. 이것은 그의 개인에 대한 평가와 함께 서구인에 비해 몸집이 작아 좁은 공간에서도 정비가 수월하고 손 감각이 뛰어난 한국인들의 특수성도 한몫을 하고 있다. 

현재 연방항공경찰대 엔지니어로는 두 번째 한국인인 이씨는 아직은 충원계획이 없는 ‘Air Services RCMP’ 엔지니어 직종에 결원이 생길 때, 또 다른 한국인 2세들의 진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고령의 동료들을 대신해 범죄 현장추적 항공기 탑승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국인들은 잔꾀를 부리지 않고, 상사에게 예의가 바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내가 곧 한국인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죠. 그래서 향후 자리가 생겨 한국인 누군가가 입사를 희망할 때 조금이라도 그 이미지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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