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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 주제는 ‘무(無)’ 입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2-22 00:00

10번째 개인전 여는 원로화가 황택구씨

“예나 지금이나 살아가는 주변의 사람들과 삶, 자연을 소재로 그린 작품들이지요. 캐나다 동부 여행을 갔을 때 찍은 사진들 가운데 등대와 주변 풍경 등을 그렸습니다.”

올해로 7순을 넘긴 원로 한인 미술가 황택구 화백의 제 10회 개인전이 열린다.

밴쿠버 10번가에 있는 코반갤러리에서 3월3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자연을 소재로 한 회화작품 15점이 전시된다.

이민 후 한동안 붓을 놓았던 황화백이 다시 그림을 시작한 86년 이후 그동안 열었던 전시회에서 선보인 자연을 주제로 한 풍경이 그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1968년 이민 이후 지난 40년 이민 생활을 반추하며 새로운 시도로 그린 작품들도 함께 전시된다. 그간 시도하지 않았던 기법으로 완성된 이 그림들은 언젠가 황작가가 그의 작품 해설에서 “나는 사람들이 지겹게 생각하는 대상을 거꾸로 본다는 느낌으로 그림을 그린다.

하늘과 땅의 만남을 주제로 평화로운 풍경 그리기를 즐기며 하늘과 땅 사이에 끼어 살면서도 깜박 영혼이 오르는 하늘과 육신이 묻히는 땅을 잊고 사는 사람들에게 하늘과 땅을 거꾸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 것과는 많이 다르다. 

“사람이 살아가는 하루 하루가 복잡하고 스트레스 받을 일도 많습니다. 그림을 보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고 우울할 때 위안을 받아야 하는데 집안에 걸어두고 감상하는 그림까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면 스트레스지. 그래서 나의 소재는 자연과 일상의 표정들을 즐겨 그리게 된 것이죠.”

이번 전시회의 주제를 붙이지 않아 ‘무제’가 된 것도 어떤 이유로든 생각이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상상을 추구하는 데서 편안함을 찾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도가 숨어 있다. 

하드보드에 세밀하고 날카로운 도구로 섬세하게 표현하던 그간 작품에서 캔버스를 이용해 그린 것도 그의 작품에서 달라진 점이다. 크기도 예전의 18~20인치에서 30~40인치로 훌쩍 커졌다.   
“나이가 먹어 눈도 침침해서”라는 말로 작품의 새로운 시도를 애써 감추려 했지만, 그림 속에는 작가의 지난 70년 세월의 흔적을 스스로 되짚어 보고 더 늦기 전에 도전해보려는 꼿꼿한 작가정신을 엿볼 수 있다.  

“사람들은 그림을 취미로 그리는 줄 알지만 화가는 그림이 취미가 아니라 직업이지요. 그래서 음악은 작곡가가 지정한 정확한 음정과 박자를 벗어나면 안되기 때문에 가르침이 있고 테크닉도 필요한데, 미술은 엄격히 말해 가르친다는 게 좀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어요. 물론 색감이나 배워야 하는 기법도 있긴 하지만……”

칠순을 넘긴 고령의 나이가 염려스러워 준비한 기간을 묻는 질문에 ‘화가는 직업’이라며  “화가는 현실 그 너머의 세계를 보는 또 하나의 시선이 있어야 한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자연을 소재로 한 독특한 표현 기법으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굳힌 그의 작품은 이곳 미술계에서도 주목을 받아 퀘벡 헐 소재 캐나다문화박물관(The Canadian Museum of Civilization) 동양학 연구 분야에 작품 두 점이 소장되어 있다. 

일시  3월 3일~ 21일
장소 코반갤러리  3778 West 10th Ave. Vancouver
문의 (778) 371-8784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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