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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이발소’에서 행복을 찾지 못한 남자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0-26 00:00

극단 하누리 정기 공연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

여기, "행복 이발소"에서 행복을 찾지 못한 남자 조만득씨가 있다. 치매에 걸린 노모, 돈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노름꾼 동생, 돈 타령만 하며 남편을 무시하다가 바람이 난 아내…. 서울 변두리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던 조만득씨는 결국 자신이 백만장자라고 믿는 과대망상성 정신분열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백만장자’라는 허상의 행복과 ‘행복 이발소’안의 끔찍한 현실, 그 어느 쪽에도 속할 수 없었던 그는 세상을 향해 “그 놈의 돈, 돈, 돈!”을 외친다.

극단 하누리의 제 8회 정기공연이 25일 시작됐다. 올해 하누리가 무대에 올린 작품은 이청준의 소설 ‘조만득씨’를 김명곤씨가 각색한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 ‘조만득’이라는 인물을 통해 돈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소외된 인간의 모습을 조명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성효수 단장은 “주제가 무겁고 어려운 작품이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화두만 던질 뿐,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는 관객들의 몫”이라며“삶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우선 우리들의 정직한 초상을 찾아내는 것에서부터 풀어나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첫 공연을 마친 후 그는 “첫날이라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 사실 만족스럽지는 못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나 “우리 언어로 우리의 문화를 표현해내는 연극 작업을 하면서 하누리 단원들은 행복하다”며 “이 행복을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를 통해 교민 여러분들에게 전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세상을 향해 “돈, 돈, 돈!”을 외치는 ‘조만득씨’의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 공연은 28일(일)까지 버나비 샤볼트 아트 센터에서 계속 된다.

공연 오후 4시 30분·7시 30분. 6450 Deer Lake Ave. Burnaby. (604) 771-3582, (778) 887-1321

조은상 기자 eunsang@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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