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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역할은 경제적 풍요만이 아닙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0-19 00:00

아버지의 참 모습 찾는 모임 ‘밴쿠버 아버지학교’ 11월 3일부터 12기 시작…2001년 이후 500명 수료

지난 1년 반 동안 휴식을 해왔던 밴쿠버 지역 아버지학교가 오는 11월 3일 12기를 시작한다. 아버지학교는 밴쿠버 순복음교회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아버지학교는 자녀와 아내 간에 막혀있던 대화를 시작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학교다. 그렇다고 문제 있는 아버지나 가정을 대상으로 한 학교는 아니다. 아버지다운 아버지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아버지학교를 찾는다. 일부는 등 떠밀려 오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수료 후 참여하길 잘했다는 평을 남긴다.

2001년부터 거의 연례행사로 개최돼 온 밴쿠버 아버지학교를 찾았던 아버지들은 500명이다. 지난 아버지학교에 참석한 ‘선배’들은 올해 신입생 70명을 위해 재정지원부터 자원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밴쿠버 아버지학교 류재득 운영위원장(사진 오른쪽)은 사라진 이민 가정문화를 복원하는데 아버지학교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며 많은 아버지들의 참여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민사회 아버지들은 가족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다른 부분에 소홀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이에 아이들은 학업 때문에 가정을 떠나기도 하고, 이민 온 지 오래된 가정 중에는 언어차이로 의사소통이 사라지면서 가정의 문화가 사라집니다. 아버지 학교는 가정문화를 재생하는 학교입니다.”

장효현 아버지학교 총무(사진 왼쪽)는 이전과 다른 아버지상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아버지학교는 아버지상을 정립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학교는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틀에 가족들이 맞춰주기를 기대하는 옛날 아버지와 자식관계 대신에, 어떻게 아버지가 아버지답게 가족에게 다가설 지를 가르치는 학교입니다. 앞으로 부모가 될 자녀에게 대물림 할 수 있는 참된 아버지상을 정립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아버지학교는 이민사회 가정의 상처를 보듬고 넘어서는 과정을 제공한다. 류 위원장은 이민사회 가정에 흔한 문제점 중 하나로 “아버지가 아버지를 모르고 가족도 아버지를 모르는 상황”을 지적했다.

“가족 안에 생긴 상처와 상처로 인해 생긴 굳은 살이 마치 당연한 아버지 상처럼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상처와 굳은살을 치유해야 하는 것이 아버지가 해결할 숙제입니다.”

류 위원장은 나이든 아버지, 출가한 자녀를 둔 아버지들에게 아버지학교 입학을 강하게 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 총무는 “나 정도 아버지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 기준이 경제적 지원이라면 아버지 학교에 꼭 나오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 학교는 세미나의 연속이 아니라 ‘숙제’를 통한 실천을 중시한다. 숙제는 아버지로서 자신의 아버지에게 편지쓰기, 아내에게 편지쓰기가 주어진다. 평생 이런 일을 처음 하는 아버지들도 있는데 장 총무는 이 가운데 자존감을 회복하는 아버지들을 많이 보았다고 한다.

아버지학교의 프로그램을 통해 아버지들은 일반 학교에서 배울 수 없지만 인생에 중요한 4가지 질문을 배우고 정답을 찾는 시간을 갖는다. 아버지학교가 내건 4가지 질문은 ▲내가 어떤 아버지로 자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남자이자 남편으로 갖춰야 할 것이 무엇인가 ▲아버지의 사명은 무엇인가 ▲영적으로 인도하는 가정이란 무엇인가 이다.

아버지학교는 아버지의 정체성 확인과 가부장적 요소의 벽을 넘어, 교회를 넘어 사회로 나아가 아버지의 모습을 되찾자는 모임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류 위원장은 “아버지학교 모임이 대형 교회 중심에서 벗어나 작은 교회까지 파급되고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에 파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밴쿠버 내 많은 교역자들과 교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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