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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치는 신발 안에 하늘이 있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8-11 00:00

단상집 ‘구두 수선공의 짧은 글 긴 생각’ 펴낸 오석중 시인

2년째 칠리왁에서 구두수선점을 하며 시를 쓰고 있는 오석중 시인이 시집 ‘나는 해가 참 좋다’와 단상집 ‘구두 수선공의 짧은 글 긴 생각’(사진)을 펴냈다. 

44세가 되던 해에 펴냈던 2번째 시집 ‘44편의 시’(1991년·도서출판 다인) 이후 16년 만이다. 44세에 16년이라는 세월이 더해지면서 그는 올해 60세가 됐다.

시인에게 숫자는 어떤 의미일까. 오 시인은 “좋기도 하고 나쁘기로 하고…그냥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동안 계속 미뤄왔던 시집을 내기 위해 지난 봄 서울에 나가 직접 출판 준비를 서두른 것이 올해 환갑이 된 것과 무관하지는 않다고 했다.  

이번에는 시집과 단상집 2권을 한꺼번에 냈다. 새 시집 ‘나는 해가 참 좋다’에 실린 작품 중 상당수는 본지에 실렸던 작품들이다. 시집이 문학이라는 전문성을 띠고 있다면 단상집은 누구나 편하게,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라고 그는 말했다.

‘단상’이 무엇인지 묻는 독자에게 오 시인은 책 서문에서 이렇게 답한다.

“단상은 사전에서는 ‘생각나는 대로의 단편적인 생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어휘 중에 별견(瞥見)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얼른 스쳐서 봄…언뜻 봄…이라는 뜻인데 지금 쓰고 있는 단상이라는 뜻을 더 구체적으로 말해줍니다. 평소에 생각하던 의문의 어떤 답변 같은 겁니다.”

그는 단상집 ‘구두 수선공의 짧은 글 긴 생각’에 대해 “다들 아는 것을 내가 글로 써봤을 뿐”이라며 “가장 듣고 싶은 얘기는 ‘재미있다’는 말”이라고 했다.

첫 시집 ‘나는 내 눈으로 본다’(1980년·월인재)를 펴낸 이후 20여 년째 구두를 고치면서 시를 쓰는 그는 5년쯤 후에 다시 책을 내고 싶다고 했다.  또, 자신의 글을 읽고 질문이나 의견이 있다면 이메일(osukjoong@hanmail.net)을 통해 답해주겠다고 말했다. 

‘내가 고치는 신발 안에 / 하늘이 있고 / 바다가 있고 / 비오는 날이 있고 / 그 신발의 임자가 살아서 남기는 냄새가 있고…’ 

“하고 싶은 말은 책 속에 이미 다 있다”는 시인의 말은 시(詩)가 되어 있었다.

조은상 기자 eunsang@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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