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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이 ‘미나리’ 찍은 곳, 바이든이 찾아가는 역사적 이유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05-30 11:20

100년전 인종학살 벌어진 오클라호마주 ‘털사’ 방문

미 남부 오클라호마주에서 둘째로 큰 도시인 털사(Tulsa)는 최근 한국사람들에게도 친숙해진 지명이다. 배우 윤여정이 지난달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뒤 수상소감에서 시상자 겸 프로듀서 브래드 피트를 향해 “우리가 털사에서 영화찍고 있었을 때 당신은 어디 있었느냐”고 농담하면서 ‘미나리 찍은 동네’로 인지도가 확 올라간 것이다. 이 털사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일(현지 시각) 방문한다. 꼭 100년전 여기서 일어났던 인종 학살 사건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서다. 백인 폭도들에 의해 흑인 수백명이 희생된 ‘털사 인종학살(Tulsa Race Massacre) 100주기’이다.

흑인 부유층이 밀집돼있어 '블랙 월스트리트'라고 불렸던 털사 그린우드 지역(왼쪽)은 1921년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발생한 백인들의 인종대학살로 완전히 폐허가 됐다.(오른쪽)
/미 스미스소니언 흑인역사박물관 애니타 윌리엄스 크리스토퍼·데이비드 오언 윌리엄스 컬렉션, 미 의회도서관
흑인 부유층이 밀집돼있어 '블랙 월스트리트'라고 불렸던 털사 그린우드 지역(왼쪽)은 1921년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발생한 백인들의 인종대학살로 완전히 폐허가 됐다.(오른쪽) /미 스미스소니언 흑인역사박물관 애니타 윌리엄스 크리스토퍼·데이비드 오언 윌리엄스 컬렉션, 미 의회도서관

백악관과 국무부 국정홍보사이트 ‘셰어아메리카’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일 사건이 벌어졌던 털사 그린우드의 문화센터를 찾아서 100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한 뒤 100살이 넘은 생존자 및 유족들과 만날 예정이다. 최근 아시아인상대증오범죄방지법 서명과, 흑인인권시위 ‘BLM’ 운동의 발화점이 된 사망자 조지 플로이드 유족들과의 만남에 이은 소수인종인권관련 행보이다.

털사 인종학살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인종갈등 중 하나로 꼽힌다. 1921년 5월 흔들리는 엘리베이터에서 흑인 소년과 백인 소녀의 몸이 닿은 작은 사건에서 불거졌다. 백인들은 흑인 소년이 의도적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고, 백인 자경단원들은 소년에게 사적 보복을 가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그러자 그들은 부유한 흑인 거주지역이던 그린우드로 몰려가 쑥대밭을 만들었다.

그린우드는 흑인거주지역으로는 드물게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이 모여살아 ‘블랙 월 스트리트’라는 별칭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5월 31일~6월 1일 사이 48시간 동안 백인들의 습격을 받아 100~300명(추정)의 흑인이 목숨을 잃었고, 800명 이상이 다쳤으며, 동네가 폐허가 되면서 1만명 이상이 집을 잃고 거리에 나앉았다. 당시 백인 자경대원들은 지상 습격 뿐 아니라 비행기를 동원해 하늘에서 공습도 가해 건물들이 불탔다는 증언도 있다. 당시 공격을 주도한 백인들 어느 누구도 사법적 처리를 받지 않았고, 인명·재산피해를 입은 흑인들도 보상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100주기 추모일인 다음달 1일에는 희생자들의 단체로 묻힌 매장지를 발굴해 DNA 분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플로리다대 소속 인류학자인 피비 스터블필드는 “얼마나 많은 시신들이 묻혀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두달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00주기를 앞두고 털사에서는 흑인인권운동가들이 집결해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는 등 추모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찰 경비도 삼엄해지고 있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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