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더나와 노바백스, 화이자의 백신이 인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아내는 중화(中和) 항체를 가장 많이 생성시키며, 이로 인해 코로나 예방 효과도 가장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시드니대의 제임스 트리카스 교수 연구진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금까지 나온 코로나 백신 7종을 분석한 결과, 백신 접종 후 혈중 항체량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코로나 예방 효과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지는 이를 두고 과학자들이 코로나 백신의 효능을 신속하게 예측할 수 있는 평가 지표를 마침내 찾아냈다고 전했다. 과학자들은 백신 접종자의 혈중 항체량을 통해 백신 효과를 신속하게 예측하면 대규모 임상시험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혈중 항체량은 예방 효과와 비례
코로나 백신의 효능을 알려면 수만 명 대상으로 접종하고 장기간에 걸쳐 비접종자와 예방 효과를 비교해야 한다. 이 과정은 시간은 물론 비용도 많이 든다. 과학자들은 코로나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단기간에 백신의 효과를 알아볼 수 있는 지표를 찾으려 노력했다.
논문에 따르면 모더나가 개발한 mRNA(전령RNA)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 완치자보다 4배나 많은 중화항체가 형성됐다. 노바백스의 백신도 비슷했다. 이어 화이자의 mRNA 백신이 코로나 완치자의 2배 정도 되는 중화항체를 유도했다.
중화항체량은 코로나 예방효과와 비례했다. 모더나와 노바백스, 화이자 백신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각각 94.1%, 96.4%. 95%의 높은 코로나 예방효과를 입증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의 데이비드 알트만 교수는 네이처에 “과학자들은 코로나 예방 효과를 면역반응의 형태로 보여주는 면역대리지표를 찾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는데 이번 연구가 가장 뛰어난 성과”라고 말했다.
◇완치자의 20% 항체로도 코로나 예방 효과
시드니대 분석에서 항체를 가장 적게 유도한 백신은 중국 시노백이 개발한 것이었다. 백신 접종 후 혈중 중화항체의 양은 코로나 완치자의 20%에 불과했다. 그래도 코로나 예방효과는 50% 이상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의 유효성 기준을 예방효과 50% 이상으로 정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얀센의 백신도 완치자보다 적은 항체를 생성시켰지만 예방효과는 60%를 넘었다. 어떤 형태든 백신이 코로나 예방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특히 백신이 코로나 완치자에서 나타나는 혈중 항체의 3%에 불과한 항체를 유도해도 중증 환자를 50% 이상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완 과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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