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팝 가수 레이디 가가(35)가 19살 때 성폭행을 당해 임신했던 사실을 고백했다.
레이디 가가는 미국의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영국 해리 왕자가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 시리즈 ‘당신이 보지 못하는 나(The Me You Can’t See)’에 출연해 이 같이 고백했다. 이 다큐멘터리 시리즈는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제작됐다.
CNN 등 현지 언론은 21일(현지 시각) 레이디 가가가 자신이 19살 때 함께 작업하던 프로듀서에게 성폭행을 당해 임신까지 하게 됐고, 이로 인해 수년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방송된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레이디 가가는 “이런 경험으로부터 회복할 순 있지만, 너무 큰 타격은 당신을 변하게 한다”고 말했다.
레이디 가가는 눈물을 흘리며 “그 프로듀서가 내게 옷을 벗으라고 요구했을 때 나는 19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싫다’고 말하고 떠났지만, 그들은 내 음악을 모조리 불태워버릴 거라고 했고, 계속해서 내게 옷을 벗으라고 요구했다”며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 얼어버렸고 (그 뒤의 일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가가는 가해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겠다며 “미투 운동을 이해하고, 어떤 이들은 (가해자를 밝히는 데) 편안함을 느끼지만 나는 아니다. 나는 다시는 그 사람과 대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가가는 성폭행을 당하고 수년이 지난 2016년 만성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았다. 당시를 회상하며 그는 “처음엔 너무나 고통스럽다가 다시 고통이 무뎌졌다. 그리곤 몇 주간이나 다시 몸이 안 좋아지길 반복했다”고 했다. 가가는 “그러다 갑자기 내가 느끼는 고통이 가해자가 나를 강간하고 부모님 집 앞 길 바닥에 버리고 간 뒤 느꼈던 그 고통임을 깨닫게 됐다”며 “나는 몇 달간이나 스튜디오에 갇혀서 성폭행을 당했고, 그로 인해 몸이 계속 아프고 토가 멈추지 않는 상태였다”고 했다. 레이디 가가는 “병원에 가도 MRI 상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나왔지만 내 몸이 (그때의 고통을) 기억한 것”이라고 했다.
레이디 가가는 수년간 정신 질환을 앓았다고 고백했다. 그로 인해 2018~2019년엔 조앤 월드 투어 공연 일정을 일부 취소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가 오스카 상을 받은 것도 이때다. 레이디 가가는 “(내 상태에 대해) 아무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자해를 시도한 사실도 조심스레 고백했다. 레이디 가가는 “나더러 쓸모없는 인간이라며 죽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딜 가든 쫓아다니는 것 같았다”며 “내 내면의 상처를 드러내고 싶다는 충동으로 인해 자해를 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자해를 하면 기분이 더 나빠질 뿐”이라며 “주변에 내 고통을 보여주려 하지 말고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레이디 가가가 출연한 이 다큐멘터리 시리즈는 미국의 유명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와 영국 왕실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해리 왕자가 공동 제작했고, 애플TV 플러스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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